기면병 유병률이 최근 6년 새 인식 개선과 수면장애 진단이 가능한 의료시설 증가 등으로 연평균 12%가량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면증은 밤에 충분히 잠을 잤음에도 불구하고 낮 동안 쏟아지는 졸음을 참을 수 없어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드는 수면장애다.
30일 대한신경과학회에 따르면 박혜리 인제대 일산백병원 신경과 교수·이서영 강원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희귀·난치성 질환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기면병 등록 현황 및 관련 의료비 지출 등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국내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기면병 유병률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면병 유병률은 2019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8.4명이었다. 연령별로는 15~19세에서 10만명당 32명으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또 남성이 여성에 비해 유병률이 1.7배가량 높았다.
기면병 국내 유병률은 해외 연구에서 밝혀진 것보다 낮지만, 최근 6년간 유병률의 연평균 증가율은 12.2%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연구팀은 “기면병 유병률 증가 추이는 기면병 등 수면장애에 대한 대중의 인식 개선과 수면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의료시설 증가 등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앞으로도 국내 기면병 유병률과 관련 의료비 지출이 현재보다 더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기면병은 낮 시간 졸음이 쏟아져 학업과 업무 등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일으키는 신경계 질환이다. 15~35세 청소년과 성인에서 흔하다. 뇌의 시상하부에서 신경전달물질인 ‘하이포크레틴’의 분비가 줄어 각성과 수면 조절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기면증을 앓고 있다면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운전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기면증이 있으면 잠시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상태에서도 졸음이 찾아와 운전 중에도 잠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기면증은 2009년부터 국내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등록됐고 정부는 환자들에게 치료비를 보조해 주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대한신경과학회 영문 공식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뉴롤로지(Journal of Clinical Neurology)’ 1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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