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삼성 SENS X22 노트북, 업그레이드해서 쓸 만할까요?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2월 6일 22시 02분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및 서비스의 선택에 고민이 있는 독자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에는 구형 노트북의 정비 및 업그레이드와 관련한 문의입니다. 구형 시스템을 이용하다 성능에 한계를 느끼면 일부 부품을 교체하거나 추가해 성능을 개선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다만, 업그레이드를 하더라도 그 기대 효과가 크지 않은 경우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이는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시점에서 제대로 활용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분명한 시스템도 있기 때문입니다. md16xx님이 주신 문의 내용에 답하며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문의 내용은 이하와 같습니다(일부 내용 편집).

2007년 전후에 출시된 삼성 SENS X22(NT-X22A/A1) 노트북 (출처=삼성전자)
2007년 전후에 출시된 삼성 SENS X22(NT-X22A/A1) 노트북 (출처=삼성전자)


안녕하세요 이렇게 초면에 실례를 무릅쓰고 노트북에 대한 상담 좀 드릴까 합니다

사실은 제가 지식이 많이 부족한지라 모든 글귀에 이해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이점 참고해 주시고 고운 답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국민학교도 겨우 나와 영어를 전혀 모릅니다. 컴퓨터도 잘 아는 게 없고요. 그래도 제 아들에게 편지 쓰는 것과 사진 올리는 것 정도는 배웠습니다. 지금 쓰는 노트북은 SENS X22라는 구형 모델인데 이 노트북을 이용해 사진으로 동영상을 만들기도 하고 참 좋습니다. 그런데 이 노트북의 속도를 조금이라도 좀 빠르게 만들 수 없을까요? 이 노트북 연식도 잘 모르는데 한 5~6년 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붙어있는 스티커 사진을 보내 드립니다.

질문자가 문의 내용과 함께 공유한 노트북의 라벨 (출처=md16xx)
질문자가 문의 내용과 함께 공유한 노트북의 라벨 (출처=md16xx)


현 상황에서 본 SENS X22 노트북

안녕하세요. 저희 기사에 관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귀를 보아하니 어르신 같은데, 새로운 문물을 익히고자 노력하시고, 또 활용에 힘쓰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다만, 현재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답변은 객관적으로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이용하고 있는 삼성전자 SENS X22(NT-X22A/A1) 노트북의 경우, 2007년 전후에 판매하던 모델로, 출시된 지 15년 정도 되었습니다. 5~6년 된 모델이라면 아직도 충분히 쓸 만하겠지만 15년 이상 된 시스템은 PC 생태계의 전반적인 구조를 보았을 때 사실상 효용성이 한계에 달한 제품입니다.

여담이지만 아주 구형 PC를 쓰는 어르신들께서 ‘속도 느린 것 빼고는 쓸 만하다’, ‘인터넷이나 좀 하고 그 외의 고급 작업을 하는 것도 아니니 좋은 성능이 필요 없다’ 이런 말씀을 종종 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그 ‘속도’라는 것이 곧 PC의 ‘성능’을 의미하는 것이며, ‘인터넷 서핑’ 같은 작업 역시 현대의 웹 환경에선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이 아니라면 원활히 할 수가 없습니다. 이건 삶의 질과도 직결되지요.

일부 업그레이드 가능, 하지만 효율성면에서 비추천

굳이 해당 노트북을 업그레이드하고자 한다면 시스템 메모리(램)와 하드디스크(HDD)를 교체하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 두 부품 모두 노트북 하단의 나사를 풀고 커버를 열어서 교체가 가능합니다.

이 노트북은 기본적으로 1GB 램 2개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를 모두 꺼내고 2GB 램 2개를 구해 꽂아서 합계 4GB 메모리까지 업그레이드 가능합니다. 그리고 현재 탑재된 저속 저장장치인 HDD를 빼고 고속 저장장치인 SSD로 교체하면 어느정도 구동 속도는 빨라질 것입니다. SENS X22모델에 호환되는 램은 노트북용 DDR2 규격이며, SSD는 2.5인치 SATA 규격 제품이 호환됩니다. 다만, 2.5인치 SATA 규격 SSD는 지금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만, DDR2 규격 램은 단종된 지 오래되어 중고품을 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트북에 탑재된 기존 HDD를 SSD로 교체하는 업그레이드의 사례 (출처=IT동아)
노트북에 탑재된 기존 HDD를 SSD로 교체하는 업그레이드의 사례 (출처=IT동아)


그리고 SENS X22 노트북의 CPU(중앙처리장치)는 인텔의 '코어2 듀오' 시리즈입니다. 이는 현재 최신 시스템인 13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 대비 14세대 전 모델이죠. PC 시스템 성능의 근간을 이루는 CPU의 성능이 너무 낮아서 다른 부분을 업그레이드하더라도 현 시점의 콘텐츠를 원활히 구동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램이나 HDD/SSD와 달리, 노트북의 CPU는 업그레이드하기에도 구조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어렵사리 부품을 구해 램과 SSD를 업그레이드하면 속도가 아주 조금 빨라지기는 하겠습니다만, 이를 위해 들인 돈 값을 거의 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 램과 SSD를 구하는데 드는 비용도 그 노트북의 중고 가격보다 비쌀 것입니다. 따라서 그 노트북에 추가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효율성 면에서 추천하지 않습니다.

지원 중단된 구형 운영체제, 기능뿐 아니라 보안 면에서도 불안

그리고 SENS X22 노트북의 경우, 출시 당시 윈도 XP, 윈도 비스타 운영체제 기반의 제품이었습니다. 현재 윈도 XP와 윈도 비스타는 물론, 그 후속 제품인 윈도 7, 윈도 8 역시 개발사인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지원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보안 업데이트 역시 더 이상 제공되지 않습니다. 가정용 운영체제 중에는 윈도 10이나 윈도 11만이 2023년 현 시점에서 지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그런 구형 노트북에서 이런 신형 운영체제는 원활한 구동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2020년 1월 윈도7 지원 종료에 즈음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배포한 공지사항 (출처=마이크로소프트)
2020년 1월 윈도7 지원 종료에 즈음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배포한 공지사항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 지원이 중단되었다는 것은 소프트웨어의 기능이나 성능 면에서 더 이상 개선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며, 각종 바이러스나 해킹으로부터 무방비 상태라는 의미입니다. 최근처럼 개인정보 유출을 비롯한 보안 위협이 심각한 시대에 이렇게 보안성이 취약한 기기를 이용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신품 구매, 부담스럽다면 중고 구매도 생각해 볼 만

그 노트북은 교체 시기를 훌쩍 넘은 것이 사실입니다. 굳이 계속 이용을 하시겠다면 말릴 수 없습니다만, 그래도 좀 더 원활한 PC 이용을 원하신다면 현재 제품에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기보다는 다른 제품을 구매하시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합니다.

11세대 이후의 인텔 코어 시리즈나 3세대 이후의 AMD 라이젠 시리즈의 CPU를 탑재한 노트북이라면 대부분의 일반적인 작업을 원활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향후 수년 이상 무리 없이 운용 가능할 것입니다. 이런 쓸 만한 사양의 노트북 중에서도 비교적 저렴한 보급형 제품군이 존재하며, 60~70만원대의 비용으로 신품을 구매 가능합니다.

신품 노트북을 구매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중고 제품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중고제품은 구성이나 연식, 상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딱히 특정해서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최소한 2세대 이후의 코어 시리즈 CPU를 갖춘 모델이 현 시점에서 실용 가능한 마지노선이라고 봅니다. 이런 제품은 대략 10만원대 전후, 혹은 그 이하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만, 본격적인 활용을 하려면 20~30만원대 전후에 거래되는 5세대 코어 이후 CPU를 탑재한 모델을 더 권합니다.

질문자님이 원하는 답변은 아닌 것 같아 답변하기가 다소 조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건 제 눈이 높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 2023년 현재의 IT 생태계 전반의 상황, 그리고 질문자님의 PC 이용 형태까지 전반적으로 고려해서 내린 판단이니 양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IT애정남'은 IT제품이나 서비스의 선택, 혹은 이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애플리케이션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pengo@itdonga.com으로 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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