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에 생기는 감기’라고도 불리는 방광염은 갑자기 소변이 마렵거나 빈뇨, 잔뇨감 증상이 지속될 때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이 신체 구조상 방광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겨울철 증상이 심해지는 방광염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정규환 교수와 알아보도록 한다.
◇ “하루 8번 이상 소변, 통증에 잔뇨감도…혹시 나도 방광염?”
방광은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근육 기관으로, 빈 주머니처럼 생겼다. 위로는 신장에서 소변이 내려오는 요관과 아래로는 소변을 배출하는 요도와 연결돼있다.
급성 세균성 방광염은 요도에 세균이 침입해 방광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해부학적 특성 때문에 남성보다 여성이 취약한 경향을 보인다. 여성은 남성과 비교하면 항문과 요도 사이의 길이가 짧아 장내 세균이 요도로 잘 이동하고, 질 입구도 세균의 증식과 이동이 쉬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급성 세균성 방광염의 주요 증상은 하루 8번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갑작스럽고 강하게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을 수 없는 요절박, 배뇨 시 통증, 배뇨 후에도 덜 본 것 같은 잔뇨감, 하복부 통증, 혈뇨 등이 있다. 만성 세균성 방광염은 1년에 3회 이상 방광염이 발생할 때 진단한다.
◇ 3일간 항생제 치료…호전 안 되면 ‘방광암’ 검사해야
급성 세균성 방광염은 80% 이상 대장균이 원인이므로 항생제를 3일 동안 사용해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1회 복용만으로 치료하는 연구도 진행된 바 있다.
이처럼 급성일 경우에는 항생제로 간단하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만성이 되면 완치가 어려워 장기간의 항생제 투여를 고려해야 한다. 또 만성 방광염을 야기하는 원인이 있는 경우 이를 찾아 제거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혈뇨는 방광암에서 흔한 증상이며, 빈뇨, 요실금, 야뇨 등의 증상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방광염 치료를 했는데도 잘 낫지 않는 경우 방광암 여부 확인을 위한 정밀 검사를 시행해봐야 한다. 암이 더 진행될 경우 체중 감소, 뼈의 통증, 옆구리 통증 등 전이 부위에 따라 특이 증상도 생길 수 있다.
◇ 4명 중 1명은 ‘재발’…수분 섭취로 세균 배출하자
방광염은 4명에 1명꼴로 재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재발률이 높은 질환인 만큼 평소 올바른 생활 습관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정상적인 배뇨 활동으로 몸속의 세균을 배출하면서 세균이 거꾸로 요도를 통해 침투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그러나 과도한 수분 섭취와 이에 따른 배뇨량 증가는 오히려 과민성 방광을 야기하기 때문에 하루 총 수분 섭취량은 1200~1500cc 정도가 적당하다.
아울러 여성은 폐경기 이후 방광염이 재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때 여성 호르몬 보충제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방광염을 예방하는 획기적인 식이요법에 대한 정확한 연구는 아직 없다. 일부 연구에서는 유산균 제재, 크랜베리 주스, 비타민C, 녹차 등의 여러 식이요법 연구를 시행했지만 아직 널리 받아들여지지는 않고 있다.
방광염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항문 주변의 대장균으로, 회음부와 항문을 세척할 때 앞에서 뒤로 세척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또한 성행위 직후에 배뇨해 세균을 내보내야 한다.
여성의 경우에는 질 세정제를 적정량 이상으로 사용할 경우 오히려 정상 상재균을 사멸시킨다. 여기서 ‘상재균’이란 정상적으로 우리 몸의 특정 부위에 사는 세균으로, 외부에서 침입한 미생물에 대한 방어와 감염 예방 역할을 한다. 상재균 사멸은 질 내 세균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적절한 양과 횟수를 지켜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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