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이상 지속되면 만성 설사… 기능성 설사는 신바이오틱 섭취 효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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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만성 설사의 주요 원인으로 과민성대장증후군 가장 흔해
섭취한 음식이나 약물이 문제… 기능성 설사는 복통 없어
신바이오틱 8주 섭취하자 변 상태와 환자 만족감 향상
실제 장내 미생물총 증가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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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 수분을 흡수하고 분비하는 기능을 통해서 수분, 전해질, 영양분의 흡수를 조절한다. 만약 소화 기능에 안 좋은 영향을 주는 상황이 일어나게 되면 종종 우리의 신체는 장내에 수분의 분비를 증가시키거나 장의 운동을 항진시키게 된다. 즉, 설사는 다양한 장 손상에 대한 보호반응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설사를 유발하는 질환은 다양하다.

만성 설사의 원인과 치료법


무르거나 액체 형태의 변이 하루 세 번 이상 나오는 경우를 설사라고 하는데 한 달 이상 지속되면 만성 설사로 정의한다. 만성 설사의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원인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대장내시경이나 방사선 검사로 확인되는 특정 병변은 없다. 그러나 식사나 스트레스 후 복통, 복부 팽만감 같은 불쾌한 소화기 증상이 반복되며 설사 혹은 변비 등 배변 장애 증상을 가져오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술을 자주 마시거나 커피 등 카페인 음료를 많이 마시면 만성 설사가 나타날 수 있다. 일부 인공감미료나 유당이 들어 있는 유제품이 원인이 될 수도 있고 대다수의 항생제, 일부 제산제, 당뇨병약, 항우울제 등이 만성 설사의 원인일 수 있다. 또 염증성 장질환, 갑상샘기능항진증, 당뇨병, 식품 알레르기, 종양 등도 만성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며 드물게 기생충 감염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만성 설사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식사 내용을 살피고 새로 복용하기 시작한 약물이 없는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면 병원에서 진찰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권고된다. 병원에서는 문진과 진찰 후 혈액검사와 대변검사를 하고 원인이 불분명할 경우 대장내시경 검사를 할 수도 있다.

만성 설사 중에도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몇 가지 경우가 있다. 50세 이후에 설사가 새로 시작됐거나 혈변이나 흑색변이 동반된 경우 복통이 점점 심해지거나 야간에 복통이 나타나는 경우 체중이 과도하게 감소하거나 발열이 동반된 경우는 심각한 질환이 의심되는 위험신호다.

만성 설사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만성 설사의 일차적인 치료는 원인을 찾아 교정하는 것이다. 유당불내증이 있다면 유제품 섭취를 제한하고 최근 복용하기 시작한 약이 있다면 끊거나 다른 약으로 바꿔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특별한 원인 없이 생긴 기능성 설사인 경우에는 탈수를 교정하기 위해 물을 충분히 마시고 필요하면 이온음료를 마시며 장운동을 개선하는 약물을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 또 과음을 피하고 커피 등 카페인 음료를 줄이며 규칙적인 식사를 하면서 과식을 피하는 식습관 교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성 설사는 대부분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은 아니지만 혈변, 야간 복통, 심한 복통, 설명되지 않는 과도한 체중 감소, 발열 또는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필요한 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기능성 설사의 원인과 치료법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김규남 교수(왼쪽)와 정수지 임상강사.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김규남 교수(왼쪽)와 정수지 임상강사.
기능성 설사는 잦은 대변, 묽은 변 등 흔히 알려져 있는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증상은 비슷하지만 복통을 동반하지 않는 설사다.

기능성 설사는 원인을 찾기 어려워 치료도 쉽지 않다.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김규남 교수팀은 기능성 설사의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이 제시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기능성 설사 환자 39명을 대상으로 신바이오틱 섭취 그룹(20명)과 위약 섭취 그룹(19명)으로 나눠 8주간 배변 횟수, 묽은 변의 횟수, 배변 만족감 등 장 증상 및 장내 미세환경의 변화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한 신바이오틱은 락토바실러스 2종과 비피더박테리움 1종 그리고 이들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의 일종인 프락토올리고당을 혼합한 것이다.

연구팀은 과민성대장증후군, 특히 설사 우세형 과민성대장증후군에서 락토바실러스와 비피더박테리움 균종이 감소돼 있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에 착안해 이 두 가지 균종의 섭취를 통해 실제로 기능성 설사 환자의 장 증상을 개선하고 장내 미세환경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8주 후 신바이오틱을 섭취한 그룹은 위약 섭취 그룹과 비교해 정상 변은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묽은 변은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환자가 매일 본인의 장 상태를 작성토록 한 일지를 통해 실제로 환자 본인이 느끼는 주관적 배변 만족감이 섭취 전에 비해 향상한 것을 확인했다.

또 장내 세균총(장내 미생물 집단) 분석 결과 신바이오틱 섭취 그룹에서 장내 락토바실러스 균주를 포함한 대변 미생물총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반면 위약 섭취 그룹에서는 장내 세균총의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다. 즉 신바이오틱 섭취 그룹에서만 대장내 미세환경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아울러 연구팀은 기능성 설사는 복통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과민성대장증후군에 비해 중증도가 낮게 평가되고 있으며 관련 연구도 거의 없지만 유병률이 높고 일상생활에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에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규남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환자 본인이 느끼는 주관적 증상의 호전을 확인함으로써 기능성 설사로 고생하는 많은 분들의 치료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연구를 통해 더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기능성 설사와 높은 분변 칼프로텍틴 수치를 가진 환자에서 다중 균주 합성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무작위 이중 블라인드 위약 대조 실험: 선행 연구’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신바이오틱
활생균(프로바이오틱스)과 프리바이오틱스의 혼합물. 활생균과 그 영양원이 되는 프리바이오틱스가 단일 제제에 혼합되어 있으므로 섭취하였을 경우 대장 내에 유용세균이 잘 정착되어 활생 효과가 쉽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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