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가 애플페이에 맞서 ‘간편결제 동맹’을 구축했다. 간편결제 시장 경쟁격화가 예상되며 네이버페이 맞수인 카카오페이도 대응전략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시장은 카카오페이가 아이폰과의 협력강화를 통해 삼성, 네이버 동맹에 맞불을 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는 이달 20일 전략적 협업을 공식 발표했다. 오프라인·온라인 결제 시장 강자가 맞손을 잡은 것은 이례적이다.
상반기 삼성페이는 온라인으로, 네이버페이는 오프라인 결제 시장으로 영역을 넓힌다.
삼성페이 이용자는 55만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등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에서 바로 온라인 결제가 가능하다.
또 네이버페이 유저는 삼성페이로 결제가 가능한 300만개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스마트폰을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단말기에 갖다대면 물건을 살 수 있다.
가입자 약 3150만명을 보유한 네이버페이는 오프라인 결제시 QR코드 또는 바코드 방식을 거쳐야만 해 불편이 컸다. 또 현장 결제가 가능한 곳은 서울시 제로페이 가맹점과 전국 약 10만개 가맹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네이버페이가 2018년부터 오프라인 결제를 시작했지만, 시장에서 안착하지 못한 이유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오프라인 부문 1위·온라인 1위 업체의 협업은 애플페이 견제 목적이 강하다. 양측은 애플과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국내 출시를 공식화한 지 약 2주 만에 동맹을 발표했다.
애플페이 국내 진출로 국내 결제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되는 배경이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페이 출시는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페이와 경쟁하던 카카오페이도 서비스 고도화 등 대응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네이버페이보다 7개월가량 빠른 2018년 5월부터 오프라인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카카오페이의 국내 오프라인 결제액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4% 성장했다. 비록 삼성페이만큼은 아니지만, 현장 결제액이 성장세라는 점에서 애플페이를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다.
백승준 카카오페이 사업 총괄 리더는 지난해 11월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애플페이가 어려움을 뚫고 성장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 하에 대응전략을 고심한다”며 “가맹점과 사용자를 연결하는 지도 기반 ‘내주변 서비스’ 같이 다양한 부가서비스로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아이폰의 입지가 커질 것으로 보고 아이폰 서비스를 지원하는 방향을 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019년 간편결제 서비스 최초로 iOS 콘텐츠 플랫폼에 ‘카카오페이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며 발빠르게 대응해왔다. 또 애플 월렛에 카카오 멤버십을 연결하는 등 아이폰 연동 서비스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국내 유저들의 해외 간편결제를 위해 일본, 마카오, 프랑스 쁘렝땅 백화점 등에서 스마트폰 오프라인 결제를 지원하며 입지를 다지고자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애플과의 협업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근거다.
한편 애플페이는 빠르면 이달말 국내 론칭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애플페이의 숙제는 국내 흔치 않은 NFC 단말기 보급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NFC 단말기 대수는 전체 280만 카드 가맹점 중 6만~7만여대다.
이 때문에 애플페이가 한국에서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라 나온다. 다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애플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애플페이가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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