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하루 석 잔 이상 마시면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혈압이 10㎜Hg가량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근경색, 협심증 같은 관상동맥 질환의 예측 인자인 최고 혈압과 최저 혈압의 차이(맥압)도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 더 낮았다.
2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이탈리아 볼로냐 산토르솔라 말피기 대학병원 고혈압·동맥경화 연구 그룹 아리고 시케로(Arrigo Cicero) 박사팀이 북부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브리시그헬라 성인 주민 1503명(남 720명·여 783명)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와 혈압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파악됐다.
연구 참여자의 14.6%는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았고, 27%는 하루에 1잔, 48.3%는 하루 2잔, 6.6%는 하루 3잔, 나머지 3.5%는 하루에 3잔 이상 커피를 마셨다.
하루에 커피를 2잔 마시는 사람과 3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최고 혈압인 수축기 혈압이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각각 5.2㎜Hg, 9.7㎜Hg 낮았다.
커피를 하루 석 잔 이상 마시는 사람의 평균 수축기 혈압은 135㎜Hg,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은 145㎜Hg였다. 수축기 혈압이 높으면 심장병·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또 커피를 하루 석 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말초 맥압, 대동맥 혈압, 대동맥 맥압이 각각 6.9㎜Hg, 9.5㎜Hg, 3.2㎜Hg 낮았다.
연구팀은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이 혈압을 낮추는 물질”이라면서 “카페인이 처음에는 교감신경을 자극해 일시적으로 혈압을 올릴 수 있지만, 일상적으로 커피를 마시면 적은 양의 인슐린으로도 효과적인 혈당 조절이 가능해지고 항산화(산화 억제) 효과가 있어 혈압을 낮춘다”고 말했다.
커피에 든 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 물질도 산화질소의 생성을 도와 혈관 벽을 이완시켜 혈압을 낮춘다. 커피 속 마그네슘·칼륨·니아신·비타민 E 등 미네랄과 비타민도 혈관 염증을 억제하고 산화를 억제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이탈리아 북부 마을에서 1972년부터 시작된 코호트(동일집단) 연구의 결과로 신뢰도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양학계의 권위 있는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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