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 난제 풀었다… 정보량 늘리고도 오류율은 낮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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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퀀텀 인공지능 연구팀
72개 큐비트 밀도 바꿔가며 실험

구글 퀀텀 인공지능(AI) 연구팀이 개발한 양자 시스템. 구글 퀀텀AI 제공
구글 퀀텀 인공지능(AI) 연구팀이 개발한 양자 시스템. 구글 퀀텀AI 제공
구글 퀀텀 인공지능(AI) 연구팀이 양자컴퓨터 실현을 위한 전제조건 중 하나로 꼽히는 ‘오류율’을 획기적으로 줄인 연구성과를 내놨다.

구글 퀀텀 AI 연구팀은 미국 컬럼비아대, 호주 시드니공대 등과 함께 양자컴퓨터에서 기본 정보단위인 ‘큐비트’ 밀도를 키운 채 더 낮은 오류율을 보였다는 점을 입증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23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구글 퀀텀 AI 연구원들은 처음으로 큐비트 수를 늘려서 오류를 줄일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류율을 줄여 유용한 양자 알고리즘을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중첩, 얽힘이라는 양자 역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연산을 수행하는 장치다. 일반 컴퓨터는 정보 기본단위로 0과 1로 표현하는 비트를 쓰는 반면에 양자컴퓨터는 1과 0을 동시에 다량으로 처리해 비약적으로 높은 연산 성능을 낼 수 있어 ‘꿈의 컴퓨터’로 불린다.

양자컴퓨터의 기본 정보단위인 큐비트는 00·01·10·11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 1, 0 또는 둘 다의 상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양자 중첩’ 상태 덕분이다. 중첩을 유지하면 확률을 기반으로 계산을 실행해 복잡한 수학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중첩 상태에서 오류가 쉽게 발생해 제어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큐비트는 고성능 연산을 위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옆에 있는 큐비트에도 영향을 미친다. 큐비트를 공이라고 생각하면 진동하는 공에 옆의 공도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런 간섭으로 결괏값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큐비트 수나 밀도를 늘릴수록 오류는 늘어난다. 과학자들은 오류를 보정하기 위한 연구와 적은 수의 큐비트를 슈퍼컴퓨터와 연계해 사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구글 퀀텀 AI 연구팀은 큐비트의 밀도를 키우고도 간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72개 큐비트로 초전도 양자 프로세서를 만들고 큐비트의 밀도를 다르게 해 실험했다. 하나는 밀도를 높였고, 다른 하나는 밀도를 낮췄다. 그 결과 밀도가 높은 양자 프로세서에서는 2.914%의 오류율을 달성했다. 25회 이상 연산을 실행시켜 얻은 결과로 밀도가 낮은 양자 프로세서에서 3.028%의 오류율이 발생한 데 비해 낮은 오류율이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달성한 오류율은 양자컴퓨터를 실제 구현하는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승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 책임연구원은 “오류율이 1% 미만으로 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 연구팀 역시 “효과적인 양자컴퓨터 구현을 위해선 더 낮은 오류율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연구는 미래 발전을 위한 기초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연구팀들이 양자컴퓨터 오류율을 낮추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한국도 2030년대 초 슈퍼컴퓨터를 넘어서는 오류가 적은 양자컴퓨터를 시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여러 오류 정정 방법 중 하나를 시도해 성과를 낸 것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광자를 이용한 방법 등 여러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자컴#난제#오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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