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문병원을 가다!]척추질환 치료의 메카, 지난해 9만6000명 찾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8일 03시 00분


척추전문병원 제일정형외과병원
감염률 0% 목표로 수술실 전면 리모델링… 노인성질환 치료 특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제일정형외과병원 조감도. 1999년 개원 이래 노인성 척추질환에 특화 되어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서울 강남구 청담동 제일정형외과병원 조감도. 1999년 개원 이래 노인성 척추질환에 특화 되어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보건복지부는 2011년부터 특정 질환이나 진료 과목에 전문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병원을 지정해 ‘전문병원’ 또는 ‘전문’이란 용어를 공식적으로 쓸 수 있게 하고 이들 병원에 건강보험 수가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전문병원은 한방병원을 포함해 질환별, 진료 과목별로 전국에 110개가 지정돼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제일정형외과병원(병원장 신규철)은 1999년 노인 척추전문병원으로 시작해 2022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척추전문병원으로 지정됐다. 척추전문병원으로 지정된 지난 한 해 외래환자 9만6000명을 돌파했고, 시술 건수 1만4730건에 수술 건수 2879건에 달했다. 일요일과 국가공휴일을 제외하면 하루 300여 명의 허리·관절 환자가 이 병원을 찾았고, 하루 60여 명에 가까운 환자가 시·수술을 받은 셈이다.

제일정형외과병원이 서울 지역에 4곳(전국 18곳)밖에 없는 척추전문병원으로 선정된 이유는 중형 병원으로 문 열기 전 의원 시절부터 대학병원조차 꺼리는 노인 척추 수술에 나서는 등 신의료 기술 도입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병원장은 1999년 신정형외과를 개원하면서 그의 미국 연수 시절 스승이자 노인 척추 분야 치료의 권위자인 존스홉킨스병원 코스투익 박사와 함께 ‘노인척추연구소’를 개설하고, 척추 압박골절의 신치료술인 ‘척추성형술(골 시멘트 보강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이듬해인 2000년에는 또 하나의 신의술인 ‘척추 신경공 확장술’을 도입했다.

신의료술 도입의 산실
신규철 병원장은 “척추 환자 중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10~20%뿐이다. 대부분은 비(非)수술적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초고령 추간판탈출증(허리 디스크), 척주관협착증 환자도 수술이 아닌 시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제일정형외과병원의 척추질환 시·수술법은 부분마취, 최소절개, 무(無)수혈, 단기입원 등 4가지 원칙 아래 진행된다. 최대한 적게 째고 마취 시간과 통증을 줄이며 침상에서 빨리 벗어나게 하는 게 목표.

제일정형외과병원이 척추질환 환자들에게 신경성형술, 선택적신경차단술, 미세내시경술 등 비수술적인 치료를 먼저 시행한 후 치료가 잘 듣지 않는 경우에 한해 수술을 권하는 이유도 이 4가지 원칙 때문이다. 수술하더라도 노년층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미세현미경감압술 등 마취와 절개를 최소화하는 최소 침습적 방법으로 시행한다.

척추관협착증 치료를 위한 미세현미경감압술도 신 병원장이 2004년 일찌감치 도입한 신의료술로, 최대한 적게 절개하고 부분마취로 진행해 1시간 안에 수술이 끝나는 게 장점이다. 입원 기간도 일주일을 넘지 않는다. 이후 신 병원장은 이를 더욱 발전시켜 정상 조직의 손상이 없고 절개 부위가 1.5cm에 불과한 신개념의 일측접근 미세감압술(UBF)을 선보였다. 이 수술은 회복 속도가 빨라 각종 합병증의 위험성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제일정형외과병원은 중증 퇴행성관절염 치료와 관련해 환자 자신의 늑연골을 배양해 무릎에 이식하는, 일명 ‘카티라이프’ 수술을 도입하기도 했다.

최정상급 의료진의 협진과 원스톱 치료 시스템
척추, K-관절, 혈관영상의학, 재활의학, 내과 등 5개 센터의 협진 시스템과 원스톱 치료 시스템 또한 제일정형외과병원이 전문병원으로 선정된 또 하나의 이유이다. 우선 총 23명의 전문의가 척추, K-관절, 혈관영상의학, 재활의학, 내과 등 각 센터를 책임진다. 척추센터는 노인성 척추질환의 선구자인 신규철 병원장을 필두로 총 10명의 의료진이 진료한다. K-관절센터는 고관절 질환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불리는 구경회 원장을 중심으로 연평균 8000명 이상의 무릎 환자를 치료하는 조재현 원장, 미국견주관절학회지 등 세계 유명 학술지 심사위원이자 어깨관절 질환 명의인 조남수 원장 등 5명의 저명한 의료진이 이끈다.

특히 이들 각 센터는 유기적인 협진을 통해 동반 질환까지 살피며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한다. 환자 입장에서 보면 전문의들의 긴밀한 협진 시스템 덕분에 병원 방문 당일 진찰부터 검사, 치료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원스톱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셈.

대학병원급 협진 시스템 덕분일까, 제일정형외과병원은 2017년부터 2주기 연속 보건복지부로부터 의료기관인증을 받기도 했다. 의료기관인증은 정부가 엄격한 검증을 통해 환자에게 안전하고 질적으로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에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제일정형외과병원은 사회 공헌 활동에도 열심이다. 2015년부터 8년째 꾸준히 진행 중인 재능 기부 프로젝트 ‘엄마의 봄날’ 프로그램을 통해 의료적으로 소외된 환자의 고통 해소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한편, ‘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가 주관하는 1사 1촌 결연 운동(무료 진료, 독감 예방백신 무료접종, 행사 지원, 장학금 전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인터뷰]“전문병원답게 최신 의료술로 검사·치료 하루에”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병원장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병원장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병원장
전문병원이 대학병원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전문병원은 우선 최신 치료 기법의 도입이 빠르다. 한 분야에 특화돼 있어 막대한 치료 경험이 축적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외래진료, 검사, 치료, 시·수술, 입원이 대기시간 없이 신속하게 진행된다는 게 제일 좋다. 우리 병원의 경우 이 과정이 원스톱으로 하루에 이뤄진다. 또 지난해 가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대학병원보다 수준 높은 수술실 환경을 구축했다.”

수술실 업그레이드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달라.

“수술실은 환자의 안전과 직결된 곳이다. 수술 현장에서 발생하는 감염률이 일평균 약 2%라고 알려져 있다. 우리 병원은 감염률 제로를 목표로 약 1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수술실 리모델링을 감행했다. 헤파필터 공기정화기 등을 최신식으로 교체해 1㎡당 오염 인자가 100개 미만(ISO Class 2)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1㎡당 300만 개의 오염 인자가 있다고 하니 우리 수술실은 확연히 낮은 수치다.

또 오염 공기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외부보다 높은 압력을 유지하는 양압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 이러한 시스템과 물품의 전면적인 교체를 통해 대학병원보다 높은 수준의 수술실 환경을 조성하고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수술받을 수 있도록 했다.”

척추 건강을 위한 생활 습관에 대해 조언한다면.

“가능한 한 좌식 생활보다는 식탁 생활, 의자 생활, 침대 생활할 것을 권장한다. 또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4회 이상 가볍게 걷고 스트레칭하면 허리 근육이 좋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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