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헬스 가능성 입증한 ‘나보타’… 작년 수출 1000억 돌파

  • 동아경제
  • 입력 2023년 3월 6일 14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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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제외 국내 유일 수출 1000억 의약품
“연평균 20% 성장… 2028년 美 매출 ‘6500억’ 전망”
세계 최대 시장 美서 ‘파죽지세’
정부 차원 ‘바이오헬스산업’ 육성 박차
2027년까지 블록버스터급 신약 2종 개발 목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2.28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2.28 대통령실 제공
“바이오헬스는 제2의 반도체. 바이오헬스를 대표적인 수출유망 산업으로 육성하고 국가 핵심 전략 산업으로 키울 것”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전략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언급됐다. 이에 따라 국무총리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신설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전 세계 2500조 규모 바이오헬스 시장을 겨냥해 오는 2027년까지 블록버스터급 신약 2종을 개발하고 의료기기 수출 세계 5위를 목표로 국내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정부는 전 세계적인 고령화 현상과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바이오산업 성장과 수출을 전략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산업 특성상 반도체처럼 경기 흐름에 민감하지 않고 꾸준히 우수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바이오 수출에 힘을 실어주면서 이미 해외에서 ‘일당백’ 역할을 하고 있는 품목들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앞세워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보타는 지난해 국내 전통 제약업체가 개발한 의약품 중 처음으로 연간 수출실적 1000억 원을 돌파했다. 2022년 전체 매출 1421억 원 중 수출이 1098억 원으로 77%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해서는 2배 이상(123.3%) 성장하면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대웅제약 나보타 제품 이미지
대웅제약 나보타 제품 이미지
특히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나보타의 성장세를 주목할 만하다. 나보타는 현지에서 ‘주보(Jeuveau)’라는 제품명으로 판매 중이다. 판매 개시 2년 만에 시장 점유율 10%를 기록하면서 현지에서 가장 주목받는 보툴리눔 톡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주보의 미국 내 판매와 유통을 책임지는 에볼루스(Evolus)에 따르면 주보의 작년 연간 매출은 1억4860만 달러(약 1925억8560만 원)로 2021년 대비 4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주보 예상 매출은 전년 대비 28%가량 늘어난 1억8000만~1억9000만 달러(약 2332억~2462억 원)로 잡았다.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028년에는 연 매출 5억 달러(약 6480억 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20%씩 성장하는 수치로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연평균 성장률(약 10%)을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나보타는 미국 등 선진시장 성과를 바탕으로 기타 국가(ROW)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3배가량 늘었다. 현지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월 열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주관 ‘브라질 제약시장 진출 설명회’에서 김병진 대웅제약 나보타사업센터장은 발표자로 나서 브라질 수출 성과와 인사이트를 업계 관계자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브라질뿐 아니라 태국에서도 현지 톡신 시장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는 등 나보타 발매 국가 대부분에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나보타가 이처럼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수출 첨병으로 활약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는 아낌없는 기술 투자가 꼽힌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불순물을 줄이기 위해 최신 하이퓨어테크놀로지(High-Pure Technology) 특허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 보툴리눔 톡신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품(FDA) 승인을 받았다. 전 세계 1위와 2위 시장인 미국과 유럽시장에 동시에 진출해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나보타는 업계 후발주자이지만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마케팅을 앞세워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윤재승 대웅제약 최고비전책임자(CVO)는 일찍이 각 대륙 및 국가별 시장 상황에 맞는 차별화된 시술법 개발을 위한 연구자 임상 등에 힘을 실었다고 한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시술법은 다른 국가에도 전파해 보다 다채롭고 창의적인 시술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동시에 표준 시술 자료를 제공해 모든 의료진과 환자가 안전하고 효과 높은 시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00억 원 넘는 수출 실적을 기록한 국산 의약품은 나보타를 비롯해 램시마와 허쥬마, 트룩시마 등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3종에 불과하다. 대웅제약 나보타의 위상이 더욱 돋보이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대웅제약 주력 수출 품목으로 자리매김한 나보타는 이달 기준 60개 넘는 국가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80개국 이상과 수출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품목허가 및 수출 국가 수 등을 보면 잠재력 측면에서 다른 국내 톡신 브랜드를 압도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나보타는 8개국 품목허가 획득과 10개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유럽연합(EU) 내 미진출 국가에서 추가 출시를 계획하고 있고 호주와 중동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연내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톱3 시장인 중국 내 나보타 품목허가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의 글로벌 영토 확장 기조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며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품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경쟁력을 꾸준히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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