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에 26kg 감량! 초감량 식이요법의 정체는?

  • 여성동아
  • 입력 2023년 3월 21일 15시 35분


55세에 50kg 살빼기 프로젝트
맞춤형 저칼로리·고섬유질 식단…천연 감미료로 단맛 충족


내 나이 55세(1968년생), 2022년 12월 12일 현재 체중 121kg. 건강검진센터로부터 중증도 고도비만, 고혈압, 중증도 지방간, 고지혈증, 당뇨 의심 판정을 받았다. 살아남기 위해 곧바로 50kg 다이어트에 착수했다. 표준체중 71kg에 이르는 그날까지 ‘살과의 전쟁’을 지상 중계한다.
미역국과 콩나물국은 평소에도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내 식이요법의 핵심이 됐다.
미역국과 콩나물국은 평소에도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내 식이요법의 핵심이 됐다.

지난해 12월 12일 50kg 감량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2개월 하고도 13일이 흐른 2월 25일 드디어 몸무게가 세 자리에서 두 자리 숫자로 진입했다. 99kg. 다이어트 시작 당시 121kg에서 22kg이 줄어든 수치다. 이제 0.1t(톤)이라는 동물계의 중량 단위를 쓰지 않고 ‘몸무게’라는 인간계의 언어를 떳떳하게 쓸 수 있게 된 것. 그로부터 또 2주가 흐른 3월 12일 다이어트 시작 3개월 만에 목표 감축량 50kg의 절반이 넘는 26kg 감량에 성공했다. 95kg. 허리 사이즈는 121cm에서 15cm(약 6인치)가 준 106cm에 이르렀다. 살 빼기 프로젝트 마지막인 6월 중순까지 이제 24kg이 남은 셈이다.

지방을 태우기 위한 ‘러닝머신 등산(등산형 걷기)’은 이번 한 달간에도 계속됐다. 시작 때의 약속대로 기어코 하루 2000~2100kcal를 소모하고서야 러닝머신에서 내려왔다. 저녁 회식이 있으면 점심을 굶고 운동을 했다. 단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헬스장이 문을 닫는 날은 회사 뒤편 안산 봉수대를 올랐다.

러닝머신을 이용한 등산형 걷기에도 복병은 있었다. 몸무게가 줄어들면서 같은 열량(2000~2100kcal)을 소모하기 위해 운동 강도와 시간을 계속 올리거나 늘려야 했던 것. 러닝머신을 최고 경사도인 20%로 고정해놓고 걷는 속도를 올리거나 그게 힘든 날은 시간을 100분에서 120분으로 늘렸다. 그때마다 찢어지는 근육통이 찾아왔지만 파스를 연신 발라가면서 ‘살과의 투쟁’을 이어갔다. 허리 살은 팍팍 주는데 허벅지 살은 오히려 근육이 붙어 줄어드는 속도가 더디다. 덕분에 상의는 예전에 못 입은 옷을 새로 꺼내 입어도 무리가 없는데 하의 바지는 허리는 맞아도 허벅지 부분이 끼어서 못 입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지방을 많이 태우는 등산형 걷기의 위력을 집중 소개한 지난번 기사가 나간 후 주변 사람들 이 가장 많이 물어온 질문은 오히려 식이요법이었다. 다이어트 기간 내 뭘 먹고 안 먹었는지, 몇 끼를 먹었는지, 무리한 식이요법에 따른 부작용은 없었는지 등. 실제 많은 다이어터가 지방을 태워 없애는 운동보다는 먹는 걸 줄이거나 바꾸는 식이요법이 더 쉽다고 여긴다. 그중에는 식이요법으로만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이도 적지 않다. 유산소운동을 병행한다 해도 힘은 덜 들면서 열량 소모는 많은 운동법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이들도 있다. 문제는 이런 ‘꿀 운동법’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아예 운동을 포기하고 식이요법에만 매달리는 사람들이다.

하루 섭취 칼로리-기초대사량 = 비만
장기 다이어트의 식이요법 재료로 선택된 저칼로리, 고섬유질 식재료들. 잡곡밥(100g당 165kcal), 미역(11.3kcal), 새송이버섯(24kcal), 표고버섯(38kcal), 두부(90kcal), 도토리묵(40kcal), 토마토(14kcal), 배추(12kcal), 콩나물(30kcal), 숙주(12kcal), 청양고추(57kcal). 캔 참치(210kcal), 한우 등심(218kcal), 새우(93kcal).
장기 다이어트의 식이요법 재료로 선택된 저칼로리, 고섬유질 식재료들. 잡곡밥(100g당 165kcal), 미역(11.3kcal), 새송이버섯(24kcal), 표고버섯(38kcal), 두부(90kcal), 도토리묵(40kcal), 토마토(14kcal), 배추(12kcal), 콩나물(30kcal), 숙주(12kcal), 청양고추(57kcal). 캔 참치(210kcal), 한우 등심(218kcal), 새우(93kcal).

하지만 식이요법이 유산소운동보다 덜 힘들 것이라는 건 일종의 자기최면이자 착각이다. 거식증 환자가 아닌 다음에야 식이요법을 별로 힘들이지 않고 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식욕을 자기 마음대로 제어하는 ‘신의 아들’이거나 정말 몇 안 되는 ‘선택받은 인류’임에 틀림없다. 장담하건대, 다이어트의 대상이 되는 비만인치고 먹는 것에 관심 없는 사람은 없다. 특히 나처럼 요리하고 먹는 것에서 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식이요법이 운동보다 훨씬 더 괴롭고 힘들다. 거기에다 일주일에 1~2회 이상 저녁 회식이 잡히는 사람은 더더욱 그렇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파워 등산형 걷기 유산소운동과 함께 내게 맞는 식이요법을 선택하기 위한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우선 하루 세끼를 통해 섭취하는 열량을 하루 성인 남성 평균 기초대사량 1400kcal보다 낮게 유지하기로 했다. 기초대사량은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양으로, 나이, 몸무게, 키, 남녀에 따라 차이가 난다. 숨을 쉬고 심장이 뛰고 눈알을 굴리며 근육이 긴장하는 등 신체 장기가 자신도 모르게 하는 불수의적 몸의 움직임에 쓰이는 에너지 총량이다. 의식적으로 걷고 뛰는 행동에 필요한 활동대사량(작업대사량)과는 구별된다. 한마디로 내가 의식해서 운동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빠지는 에너지의 총량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같은 조건에서 기초대사량은 여성보다 남성이, 근육량이 많은 사람이 훨씬 높다. 또한 키가 크고 비만도가 높을수록 기초대사량도 올라간다. 그만큼 신체 장기를 움직이는 데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 반면 나이와는 반비례한다. 55세 남성의 기초대사량이 1400kcal가 되려면 키 170cm에 몸무게는 61kg 정도여야 한다. 처음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121kg이었던 나의 기초대사량은 무려 2000kcal였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아 활동대사량은 제로에 가까웠다. 결국 하루에 필요한 권장 칼로리도 그 언저리가 되는 것인데, 다이어트 시작 전 두세 끼 식사와 음주를 통해 섭취한 나의 실제 하루 칼로리는 3500kcal를 훌쩍 넘어 있었다. 결국 하루 섭취 칼로리와 기초대사량의 차이, 즉 매일같이 1500kcal가 지방으로 축적되면서 0.12t의 비극을 만들어낸 것이다.

어쨌든 다이어트 시작 후 하루 섭취 음식량을 한국 남성의 평균 기초대사량인 1400kcal에 맞추기로 원칙을 세우고 거기에 맞는 식단을 짜기로 했다. 별달리 운동을 안 해도 살이 더 찌지는 않게 하겠다는 취지였다. 여기에 하루 2000kcal의 열량을 운동으로 더 소모하니 그만큼 살이 쑥쑥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계산에서였다.

내가 좋아하는 저칼로리 음식을 택하라!
일단 하루에 점심, 저녁, 야참 이렇게 세 번 먹던 끼니를 두 끼로 줄이고 회식이 있는 날은 한 끼만 먹고 최대한 안주를 자제해 하루 1400kcal 이하의 열량을 맞추기로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회식이 없는 날의 두 끼를 무엇으로 해결하느냐는 것. 답은 사실 정해져 있었다. 탄수화물과 지방 성분이 최소화된 저칼로리 다이어트 식품을 먹는 것. 그중에서도 가급적이면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택해야 한다. 소화기관에 들어가면 불어서 포만감을 주면서도 변의 양을 늘릴 수 있는 음식들 말이다.

저칼로리, 고섬유질 음식을 찾는 작업은 정말 쉽다. 사실 ‘작업’이라고 할 것도 없다.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다이어트 식품’이라고 치면 도표까지 나온다. 100g당 소모 kcal부터 몸 어디에 좋고 어디에 나쁘다는 내용도 다 나온다. 종류도 너무 많다. 구하기도 쉽다. 배달 앱을 통해 시키면 당일 배달도 된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어떤 식품을 골라 어떻게 먹을 것인지 선택하는 것뿐.

내가 세운 저칼로리 식품 선택의 큰 원칙은 약간의 양념을 더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재료를 고른다는 것이었다. 저칼로리, 고섬유질 식품의 대부분은 맛이 강하지 않고 식감도 독특한 게 없어 하루나 이틀은 몰라도 장기간 먹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저칼로리 식재료를 양념 없이 장기간을 먹으라는 건 이론에서만 가능할 뿐 실제로는 식이요법을 포기하라는 것과 다름없다. 특히 나처럼 유산소운동 과정에서 땀으로 다량의 나트륨 배출을 겪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몇 개월 이상 지속되는 식이요법의 성패는 바로 지속가능성에서 결정된다. 정승도 내가 싫으면 못 하고 맛이 없으면 아무리 몸에 좋아도 오랫동안 먹기 힘들다.

석 달간 먹은 저칼로리 식단
지난해 12월 12월 다이어트 시작 때 입었던 상의와 하의가 3개월 만에 이렇게 커졌다.
지난해 12월 12월 다이어트 시작 때 입었던 상의와 하의가 3개월 만에 이렇게 커졌다.

이런 원칙하에 내가 선택한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미역(100g당 11.3kcal), 두부(90kcal), 도토리묵(40kcal), 콩나물(30kcal), 숙주(12kcal), 토마토(14kcal), 배추(12kcal), 새송이버섯(24kcal), 느타리버섯(25kcal), 표고버섯(38kcal), 잡곡밥(165kcal), 캔 참치(210kcal), 새우(93kcal), 청양고추(57kcal), 한우 등심(218kcal) 등이다.

첫 달은 미역과 두부로 식이요법을 시작했다. 하루 두 끼를 모두 새우 조금과 버섯을 많이 넣은 미역국(300g), 양념을 얹은 두부 반 모(150g), 잡곡밥(100g), 청양고추(30g) 등으로 해결했다. 한 끼에 500kcal, 두 끼를 합해 하루 1000kcal를 절대 넘지 않게 했다. 밤에 배가 몹시 고프면 토마토(100~200g)를 먹었다.
두 달째부터는 콩나물과 버섯, 배추, 청양고추를 많이 넣은 콩나물국(300g)에 도토리묵(150~300g)을 데쳐 먹거나 잡곡밥(100g)을 말아 먹었다. 배추는 생으로는 얼마 먹지 못하지만 익히면 단맛을 그대로 느끼면서 많은 양을 먹을 수 있다. 이 또한 한 끼에 500kcal, 두 끼를 합쳐도 하루 칼로리양이 1000kcal가 안 넘게 했다. 눈치챘겠지만 첫 달과 둘째 달 식단 모두 칼로리는 높지 않지만 먹고 나면 포만감이 드는 식품들이다. 식이섬유가 많이 든 미역과 콩나물이 포진해 있는 데다 국물 또한 배가 부르게 한다. 몇 시간 지나면 배가 고픈 음식들이라는 점도 닮았다. 그래서 둘째 달에도 배가 고플 때면 토마토(100~200g)를 먹었다. 여기에 더해 알타리배추(100g)를 참치쌈장에 찍어 먹기도 했다. 두 달째부터 미역과 두부를 아예 식단에서 뺀 이유는 공교롭게도 이 2가지 식재료에 통풍을 야기하는 퓨린 성분이 가장 많이 들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석 달째부터는 첫 달과 둘째 달에 먹은 음식을 섞어서 먹었다. 버섯과 새우, 청양고추를 넣은 미역국을 먹을 때는 두부 대신 도토리묵(150~300g)이나 잡곡밥(100g)을 먹었고, 배추, 버섯을 넣은 콩나물국을 먹을 때는 두부(150~300g)와 잡곡밥(100g)을 먹었다. 퓨린 성분이 많이 든 미역과 두부를 동시에 먹는 경우는 가급적 피했다. 먹는 반찬은 최소화했다. 항암 성분이 많다는 마늘장아찌와 매운 마늘오징어젓을 아주 극소량만 같이 먹었다. 참치는 쌈장과 통마늘을 섞어 만든 참치쌈장으로 먹거나, 통마늘과 간 마늘, 간장, 올리브오일, 청양고추, 양파, 대파, 매운 고춧가루를 함께 볶은 만능참치양념장을 만들어 도토리묵이나 두부 먹을 때 얹어 먹었다.

일주일에 5~6회씩 잡히는 회식은 식이요법의 난적이었다. 최대한 저녁 약속을 줄이고 점심 약속은 익힌 채소를 많이 먹을 수 있는 음식점에 가려고 노력했다. 만약 칼로리가 많은 요리가나오는 음식점으로 예약이 잡히면 어쩔 수 없이 양해를 구한 뒤 먹는 양을 최소화했다. 마음속에 ‘아까워도 무조건 남긴다’는 최면을 걸었다. 그래도 한 끼 섭취 칼로리가 1400kcal가 넘어갔다 싶으면 저녁을 토마토 1개나 도토리묵(150g)만으로 때우고 넘겼다.

평일 저녁 회식이 있는 날은 점심 회식이 있는 날의 식단을 반대로 실천했다. 점심을 토마토 1개 또는 도토리묵만 먹은 후 저녁 음식 섭취량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금요일 저녁 회식이 잡히면 그날을 치팅 데이(cheating day)로 삼고 그동안 부족했던 탄수화물을 마음껏 섭취했다. 좀 비싸지만 단백질 함량이 많은 한우를 치팅 데이 주메뉴로 선택하기도 했다. 사실 평소에 위가 작아질 대로 작아져 많이 먹으려 해도 먹히지 않았다. ‘치팅 데이’의 의미가 ‘몸을 속이고 먹고 싶었던 음식을 먹는 날’이라지만 사실 몸은 절대 속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다음 날 마주한 체중계는 그 대가가 얼마나 값비싼지를 알려준다. 그래서 내게 회식 다음 날은 ‘죽도록 운동하는 날’이다.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주로 금욜 저녁을 회식하는 날로 잡는 이유도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간 집중적인 운동으로 몸을 속인 대가를 치르기 위해서다.

천연 감미료, 유산균, 비타민제, 돼지감자차
천연 감미료를 뿌린 토마토. 옛날에 먹던 ‘설탕 토마토’ 그 맛이다(왼쪽). 내가 하루에 먹는 비타민과 미네랄 그리고 유산균 제제.
천연 감미료를 뿌린 토마토. 옛날에 먹던 ‘설탕 토마토’ 그 맛이다(왼쪽). 내가 하루에 먹는 비타민과 미네랄 그리고 유산균 제제.

석 달간의 다이어트 기간 중 온갖 맛있는 음식의 유혹은 다 뿌리쳤지만 절대 포기하지 못한 것들도 있다. 바로 단맛과 탄산. 그래서 선택한 것이 우선 제로 탄산수다. 음식에는 설탕 대신 천연 감미료를 넣어 먹었다. 땀 흘리는 운동 후 전해질 보충을 위해 먹는 이온음료의 칼로리는 100ml당 25kcal에서 35kcal 사이, 인공감미료나 천연 감미료를 넣어 만든 제로 탄산수의 칼로리는 0kcal다.

강도 높은 유산소운동 후 타는 목마름에 먹는 탄산수의 맛은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천상의 맛 그 자체. 제로 탄산수와 천연 감미료를 내 다이어트의 ‘베프’로 정한 이유는 어느 논문을 뒤져봐도 이들이 몸에 나쁘다는 내용을 찾지 못해서였다. 천연 감미료를 따로 구입한 이유는 배가 너무 고플 때마다 먹는 토마토 때문이었다. 토마토를 매일 먹다 보니 어릴 때 먹던 ‘설탕 토마토’ 생각이 간절했다. 궁리 끝에 설탕보다 2배 이상 달지만 당 성분과 열량이 ‘0’인 천연 감미료를 뿌려 먹었더니 어렸을 때 먹던 그 맛이 재현됐다. 이후 다른 음식을 하는 데도 천연 감미료를 넣고 있다. 공복 혈당도 기준치를 넘은 상황에서 단맛은 절대 포기 못하겠고 결국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평소 먹는 물도 그냥 생수가 아닌 당뇨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말린 돼지감자차로 바꿨다. 돼지감자는 ‘천연 인슐린’이라 불릴 만큼 혈당조절 효과도 있지만 구수한 맛이 내 입맛에 맞았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우려 차로 만든 뒤 냉장고에 넣어두고 운동 중이나 운동 후 목이 탈 때마다 마셨다. 여기에 몸에 오르는 열을 식혀준다는 볶은 메밀을 돼지감자차를 만들 때 같이 넣고 우려서 음료수처럼 마셨다. 갈증 해소에도 좋고 당뇨 예방 및 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

1개월에 8kg 이상을 빼는 극한의 다이어트에서 절대적으로 챙겨야 할 것 중 하나는 내게 잘 맞는 유산균과 비타민, 미네랄 제제다. 덜 먹고 미친 듯이 운동해 살을 빼는 다이어트는 2가지의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바로 변비와 면역 저하. 아무리 섬유질 식재료와 물을 많이 먹는다 해도 하루 1ℓ 이상의 많은 땀을 흘리는 운동을 매일 하는 사람에겐 변비가 찾아오기 쉽다. 변비가 생기면 십중팔구 다이어트를 포기한다. 살도 잘 빠지지 않는다. 평소 변비가 없는 사람이라도 저칼로리 식단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면 평소 자신에게 맞는 유산균 제제 한둘은 미리 찾아두고 다이어트를 시작한 후에는 상복하는 게 좋다.
다른 한편으로, 저칼로리 음식을 이용한 식이요법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의 부족을 가져와 면역체계를 급격히 붕괴시킬 가능성이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없던 병도 생긴다. 건강을 지킨다는 건 결국 세균과 바이러스 등 병원체와의 싸움에서 우리 면역체계가 지느냐 이기느냐의 문제다. 자기의 면역체계가 자기를 공격하는 소위 알레르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면역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면역이 약해지는 중노년에 다이어트를 시작한 이들은 특히 이런 점들을 조심해야 한다. 독감, 통풍, 대상포진, 비염과 피부염 등 온갖 알레르기성 질환이 면역체계의 붕괴에서 찾아온다. 나는 이번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비타민 C, 각종 미네랄 성분을 함유한 비타민 B군, 오메가3, 루테인 등 4종류의 비타민을 꾸준하게 먹고 있다.

1개월에 체중 5% 이상 감량은 위험
2월 25일 드디어 100kg 아래로 내려온 체중(왼쪽). 3월 12일 다이어트 시작 3개월 만에 몸무게가 시작 때인 121kg보다 26kg이 빠진 95kg을 기록했다.
2월 25일 드디어 100kg 아래로 내려온 체중(왼쪽). 3월 12일 다이어트 시작 3개월 만에 몸무게가 시작 때인 121kg보다 26kg이 빠진 95kg을 기록했다.

최근 다른 취재 때문에 임도선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를 만났다. 임 교수는 “3개월에 26kg을 뺐다”는 얘기를 들은 후 깜짝 놀라며 이렇게 경고했다.

“한 달에 자기 체중의 5%를 넘는 급격한 감량은 우리 몸 전체 면역 시스템에 혼란을 줘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과도한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면 반드시 성인 하루 권장 칼로리인 2200kcal 정도는 먹고 운동도 적당히 하는 게 좋겠다. 잘못하면 큰일을 당할 수 있다.”

러닝머신 계기판. 60분에 1300kcal 이상을 소모했음을 알려준다.
러닝머신 계기판. 60분에 1300kcal 이상을 소모했음을 알려준다.
그래서 이참에 6개월간 50kg 다이어트 계획도 수정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올해 6월 12일까지 6개월간 한 달에 8.33kg씩 총 50kg을 빼기로 했지만 이는 한 달에 체중의 5% 이상을 줄이는 것이므로 다이어트 기간을 6개월에서 총 9개월로 늘려 올해 9월 중순까지 한 달에 4kg씩을 감량키로 했다. 3월 중순 현시점까지 26kg을 뺏으니 앞으로 남은 6개월간 매달 4kg씩을 빼면 목표 체중 71kg에 안착해 총 50kg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몸은 메커니즘이 확실히 작동하는 기계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무조건 살이 빠진다. 대신 무리하면 몸은 반드시 고장을 일으킨다. 자신을 가꾸는 노력에는 절대 배신하지 않지만 함부로 다루면 반드시 보복을 한다. 그 보복은 비만이 가져오는 여러 합병증보다 더 무섭고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을 다이어터들은 명심해야 한다.

[이 기사는 여성동아 4월호 712호에 실렸습니다]

#다이어트#살빼기#저칼로리식품#여성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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