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영양 관리를 통해 체중을 줄이면 2형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 연구팀은 체중이 많이 줄어들수록 효과가 커지는 건 아니라며 적정 체중을 감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5일 고려대안암병원에 따르면 고려대·경북대·대구대 비만-당뇨병 연구팀은 국가검진데이터로 위암 수술 후 체중 감소와 이에 따른 2형 당뇨 발생 위험 간의 상관 관계를 규명하고 최적의 체중 구간을 제시했다. 위암 치료 후 대사 질환 예방의 가이드를 제시한 것이다.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위암 수술을 받고 5년 이상 생존한 환자 가운데 수술 당시 당뇨 병력이 없고 보조화학요법을 받지 않은 5618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3년 간의 체중 감소 비율 △2형 당뇨 발생 위험 등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위암 수술 후 체중 변화가 없는 경우를 기준으로 체중 감소가 5% 미만인 경우에는 2형 당뇨의 위험이 10% 낮아졌다. 체중 감소가 5% 이상~10% 미만인 경우에는 2형 당뇨의 위험이 32% 줄었다. 수술 후 체중 감소가 10% 이상~15% 미만인 환자들의 2형 당뇨 발생 위험은 35% 낮아졌다.
반면, 15% 이상 체중이 감소한 환자들은 2형 당뇨 위험이 11% 낮아지는 것에 그쳤다. 이는 체중 감소율이 클수록 2형 당뇨의 위험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고 대사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최적의 구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경북대 권진원 교수는 “체중이 많이 줄어들수록 대사 질환 예방에 좋다는 것이 아니라 위암 수술 후 체중 관리의 최적의 구간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영양 관리와 체중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밝힌 값진 연구”라고 설명했다.
고려대 박성수 교수는 “한국은 세계에서 위암 생존율이 가장 높은 국가”라며 “위암 치료 후 기대여명이 길기 때문에 위암 치료 후의 대사 질환 관리 및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의 논문 ‘The association between weight change after gastric cancer surgery and type 2 diabetes risk: A nationwide cohort study’은 국제학술지 ‘악액질·근감소·근육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 최신호에 게재됐다.
고려대 권영근 교수는 “의학, 약학, 통계학 전문가들이 모여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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