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모더나와 머크가 공동개발하는 암 백신이 고위험 흑색종 환자에게 탁월한 효능을 발휘했다는 중간 임상실험 결과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모더나와 머크가 공동개발하는 ‘환자 맞춤형 암 백신’의 중간 임상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두 회사가 공동개발한 백신에 대한 임상은 암 제거 수술을 받은 3~4기 흑색종 환자 15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기존에 사용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새로운 백신을 병용치료했을 때의 효과를 검토했다.
157명 중 107명에게 병용요법이 처방됐다. 이들의 79%는 18개월 후까지 암이 재발하지 않고 생존했다. 157명 중 50명은 키트루다만 처방받았다. 이들은 62%가 18개월 후 암 재발 없이 생존했다. 두 집단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면서 새로운 항암 백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험 2년 뒤 암 재발 여부를 확인했을 땐 병용요법이 처방된 환자 중 22%가 재발하거나 사망했다. 키트루다만 투여한 이들 가운데엔 40%가 재발 또는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병용요법이 키트루다 단독요법보다 재발 및 사망 위험을 44%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실험 중인 백신은 mRNA(메신저리보핵산)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환자의 종양 세포를 분석해 가장 강력한 면역 반응을 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신생 항원 34개를 암호화한 mRNA가 포함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백신을 각 환자에 맞춰 개발하는 데 약 6~7주가 소요됐다.
모더나와 머크는 조만간 흑색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3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향후 폐암 등 다른 암에도 적용 가능하도록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다.
머크의 글로벌 임상 개발 책임자 엘리아브 바르는 “백신 기술을 사용해 암의 경과를 실제로 바꿀 수 있다는 결과가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모더나의 선임 부사장 카일 홀렌은 “이 조합이 잠재적으로 고위험 흑색종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는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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