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탑재할 국산 위성]
누리호 3차 내달 24일 발사… ‘차세대위성 2호’ 개발 현장
초정밀 영상레이더 국산화 성공… 재난 상황-해양상태 관측 쉬워져
국산 발사체로 맞춤형 발사 가능 “원하는 때 정확한 궤도 올려보내”
18일 대전 KAIST 인공위성연구소에서 마주한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거대한 날개를 접은 채 우주로 날아갈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날개를 폈을 때의 너비는 5m이지만 이동을 위해 1.3m 크기로 몸을 웅크린 상태였다. 이 위성은 누리호 3차 발사를 위해 다음 달 1일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으로 먼 길을 떠난다.
우리 기술의 집약체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혹여 있을 수 있는 오류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 한재흥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인공위성연구소 소장)는 “작은 먼지에도 기계적인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 연구원들도 청정복을 갖춰 입고 위성을 살펴본다”고 했다. 고흥으로 이동할 때에도 지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변수를 줄이기 위해 무진동 차량에 실어 시속 60km 이하로 움직일 예정이다.
누리호 3차 발사는 우리 손으로 만든 발사체에 국산 실용위성을 싣고 떠난다는 점에서 과거 발사와 차별화된다. 그간 우리나라가 쏘아 올린 30여 개의 위성은 대부분 해외 발사체를 이용했다.
우리 발사체에 국산 위성을 실으면 ‘맞춤형 발사’가 가능해진다. 위성을 정확한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은 위성의 임무 수행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그간 해외 발사체를 이용하며 다른 나라 위성의 임무에 맞는 궤도와 발사 시간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장태성 차세대인공위성 2호 사업단장은 “누리호를 개발함으로써 위성을 원하는 때에 정확한 궤도로 올려보낼 수 있는 우주접근권을 확보했다”고 했다.
다른 위성의 궤도에 맞춰 올라가게 되면 위성이 필요로 하는 궤도에 도달하기 위해 추가 연료를 사용해야 한다. 그만큼 위성의 무게도 무거워진다. 발사체 중량이 1kg 커지면 발사 비용은 수천만 원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맞춤형 발사’로 비용이 절감될 경우 위성 개발업체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내다봤다. 한 교수는 “위성을 개발하는 민간 기업의 경우 발사 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사업에 큰 부담이 된다”며 “중장기적으로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국산 발사체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소형위성 2호의 핵심 부품인 ‘소형영상레이더(SAR)’ 역시 국산화에 성공했다. 소형영상레이더는 상대적으로 낮은 대역의 주파수를 활용해 구름이 많거나 비가 오는 환경에서도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이를 이용해 재해 재난 상황과 국토·해양 상태를 관측하고 점검하는 임무를 맡았다.
소형영상레이더 기술은 국가 안보와도 큰 연관이 있어 돈을 낸다고 살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나라는 기술 유출 가능성 및 외교 문제 등 여러 요소를 검토한 뒤 레이더를 판매한다. 우리나라는 앞서 다목적실용위성 5호에 소형영상레이더를 적용할 당시 유럽에서 레이더를 납품받았다.
차세대 소형위성 2호 개발로 미국, 유럽, 러시아, 일본, 중국, 이스라엘 등에 이어 우리나라도 소형영상레이더 기술을 확보한 나라로 이름을 올렸다. 우리가 개발한 소형영상레이더는 최대 해상도 5m 수준으로, 약 25㎡ 정도의 공간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무게도 소형 위성급으로 줄였다. 우주 공간에서 날개를 모두 펴면 총길이는 5m에 달하는데 거대한 날개의 무게를 줄이는 데에는 가벼우면서도 우주 공간에서의 온도 변화를 버틸 수 있는 소재를 찾은 것이 큰 역할을 했다.
한 교수는 “인공위성연구소에서 소재 연구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차세대 소형위성 2호의 개발로 세계적인 우주개발 경쟁에서 한국이 한발 앞서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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