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대전 유성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본원에서 만난 조성준 지질연 광물본부장(사진)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핵심 광물은 에너지 전환과 산업 고도화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로 신산업 성장에 따라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부 국가에 매장이 집중돼 있는 핵심 광물은 현지 비상사태나 자국 수요 우선 충당 등 상황 발생 시 수급 차질을 겪을 것이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핵심 광물은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하거나 정치 경제적 상황에 따라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금속을 뜻한다. 리튬이나 코발트, 니켈, 흑연, 희토류, 텅스텐, 백금족 등이 꼽힌다. 주로 청정에너지 산업에서 수요가 높은 광물들이다. 전 세계 국가들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터빈, 전기차, 이차전지 등에 쓰이는 원료가 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1년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핵심 광물 수요는 2040년에 2020년 대비 약 40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한국이 이런 핵심 광물들에 대한 공급망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 본부장은 “탄소중립 시대에 들어서며 지금껏 한 번도 주역이었던 적이 없는 광물들이 주인공이 됐다”며 “또 핵심 광물은 대부분 희소금속으로 다른 광물의 부산물로 생산돼 광물 생산 구조가 매우 취약하다”고 말했다.
광물 원료 중간 가공 처리시설이 중국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조 본부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내에서부터 공급망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본부장은 “국내 핵심 광물 확보를 우선순위 전략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리튬 외에 니켈, 코발트, 망간이 국내에 고함량으로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천 상류의 퇴적물들을 분석한 결과 강원 인제·양양·춘천과 충남 천안에서는 니켈이, 강원 화천·평창·정선·영월과 경북 문경, 전북 무주 등에서는 코발트가 많이 발견됐다. 첨단 산업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희토류’ 역시 2011년 충북 충주와 강원 홍천에서 50년 동안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양을 갖고 있는 광맥이 발견됐다.
조 본부장 연구팀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핵심 광물 자원량 예측 및 활용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외 핵심 광물을 확보해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조 본부장은 “국가의 운명이 달린 일”이라며 “기술혁 신을 통해 이르면 2030년부터 국내외에서 핵심 광물 발굴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