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엔 이어폰 하나만 있으면 다른 언어도 이해할 수 있을까. ‘현대판 바벨피시’ 자동 동시통역기를 사용해봤다.
작고 노란 물고기 ‘바벨피시’는 SF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키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나오는 동시 통역 생물이다. 소설 속에서는 누구든 귀에 바벨피시를 집어 넣으면 생전 처음 보는 외계인의 언어도 이해할 수 있다.
SF소설 속 생물인 바벨피시가 현실화된다면, 동시 통역이 되는 이어폰의 모습이 아닐까. 실제로 타임캐틀의 WT2 엣지, 조브트랜스의 조브트랜스 라이트, 구글의 픽셀버드 등이 이런 동시 통역 이어폰에 속한다.
이들은 대부분 자동 기계번역 인공지능을 활용한다. 예를 들어, WT2 엣지는 딥엘(DeepL)과 구글 번역 등의 6개 주요 인공지능 번역 엔진과 타임캐틀이 직접 개발한 번역 엔진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40개 언어에 대한 동시 통역을 제공한다.
씨즈는 WT2 엣지의 실제 성능이 어떤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영어를 못하는 김선미 씨(63세)와 한국어를 못하는 데렉 쉬나드 씨(37세)에게 통역기를 주고 대화하게 했다. WT2 엣지는 한 쌍의 이어폰인데, 대화하려는 두 사람이 각각 하나씩을 귀에 꽂고 타임캐틀 앱을 켜면 동시통역을 이용할 수 있다.
김선미 씨가 먼저 “내 이름은 김선미”라고 말하자 타임캐틀 앱 화면에 이 말이 그대로 글자가 되어 나타났다. 그러자 “My name is Kim Sun Mi”라는 영번역 문장이 글자 형태로 나타나며 동시에 쉬나드 씨의 귀에 꽂힌 이어폰에도 같은 문장이 들렸다. 타임캐틀에 따르면, 각 문장이 이렇게 통역되는 데에는 평균 0.5~3초가 걸린다.
김선미 씨와 쉬나드 씨는 서로 언어가 다름에도 통역기를 이용해 서로의 직업과 가족 관계, 취미, 좋아하는 음식 등을 소통할 수 있었다. 사용을 마친 후 김선미 씨는 “여행 다닐 때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쉬나드 씨는 “가끔 알아듣기 어려운 말이 들리기도 한다”며, “통역이 잘못된 경우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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