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맞은 분당서울대병원… 출범 당시부터 전체 종이 문서 전자화
2010년 세계적 권위의 의료 IT 인증… 자체 개발한 ‘BESTCare’ 정보 시스템
중동-미국-일본 등 1억 달러 이상 수출, 최근 원격 중환자실 협진 시스템 구축
의료취약 지역에 응급체계 지원 제공, 이달 중 비대면 회진 시스템도 운영
2003년 분당서울대병원은 국내는 물론 세계 유수의 병원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차트, 필름, 처방전을 비롯해 각종 종이 서류가 모두 전자화된 스마트 병원으로 출범하며 아날로그 방식이 일반적이던 당시 의료계에 디지털화 바람을 일으켰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분당서울대병원은 1335병상을 갖춘 첨단 국가중앙병원이자 수도권역을 대표하는 의료기관으로 성장했다.
혁신적인 의료 정보 시스템과 IT 역량에 발전을 거듭하며 세계적 권위의 ‘HIMSS EMRAM Stage 7’ 인증을 2010년에 받고, 2016년과 2020년 3연속 인증에 성공하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10년 당시 세계 최고의 의료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 이외 국가에서는 분당서울대병원이 최초로 받은 인증이었다.
뛰어난 IT 역량은 환자와 국민에게 높은 효용과 의료 서비스에 대한 만족으로 돌아간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해 원격 중환자실 모니터링 및 협진 시스템(e-ICU)을 통해 의료 취약 지역의 응급실 협진 모델을 구축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원격 회진 시스템이나 인공지능 병상 예측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병원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송정한 원장은 “높은 진료 수준과 IT 역량을 더욱 빠르게 발전시켜 최상의 환자 중심 의료 서비스를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적 스마트 병원 인증 석권한 의료 IT 강자
미국 보건의료 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 Healthcare Information and Management Systems Society)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의료 IT 기관으로 꼽힌다. HIMSS에서는 의료 정보 시스템 등 병원의 디지털화 수준에 따라 최대 7단계까지의 인증을 발행하며, 최근 들어서는 국내에서도 인증받는 기관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보다 크게 앞서 병원의 자체 의료 정보 시스템 ‘BESTCare 2.0’의 경우 13년 전인 2010년(당시 1.0 버전) 7단계 인증을 성공한 바 있다. 세계에서 의료가 가장 발전한 미국을 제외하고는 아시아권은 물론 의료 수준이 높은 유럽을 전부 포함해서 최초였다. 기록 면에서도 독보적임은 물론, 기존 의료 IT 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미국 기업들이 만든 전자의무기록(EMR)이 아닌 국내 병원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100% 국산 시스템이 세계 무대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미국-일본 진출 성공한 한국산 의료 정보 시스템
의료진은 최상의 효율과 정확성으로 일하고, 환자는 쾌적하게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자체 개발 의료 정보 시스템 BESTCare 2.0은 해외로도 진출했다.
첫 수출은 중동에서 시작해 2015년부터 사우디와 수출 계약을 맺고 수도 리야드나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대표 관광지 알아흐사(Al Ahsa) 등에 있는 왕립병원 총 8개소에 의료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클레멘소병원 역시 BESTCare 2.0을 사용한다.
이어 의료 IT의 최대 시장이자 본고장인 미국에까지 수출을 성공, 14개의 병원을 둔 오로라병원그룹의 통합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해 2017년 8월 차터오크병원(캘리포니아), 2018년 6월 리노병원(네바다), 2018년 10월 비스타델만병원(캘리포니아) 등 현재까지 총 8개 병원에 BESTCare를 이식했다.
최근에는 한국산 제품이나 소프트웨어가 살아남기 힘든 수출 험지 일본에도 진출을 성공해 화제가 됐다. 현재까지 베스트 케어의 누적 수출액은 1억2240만 달러에 이르며 한국산 의료 정보 시스템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실시간 ‘메타버스’ 교육도 가능한 스마트 수술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러한 IT 역량을 발휘해 학문 교류와 교육 목적의 첨단 수술실도 개소했다. 의사가 음성으로 수술실 환경(조명 등)을 조정하고 병원 내 병리과 검사실부터 타국에 있는 병원까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곳 어디든 소통할 수 있는 영상 및 통신 시스템이 구축된 ‘스마트 수술실’이다.
이 수술실에는 기존 4K 수술 내시경과 수술 시야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3D 수술 내시경을 동시에 지원하는 디스플레이, 4K 화질의 3D 영상이나 360도 카메라를 이용한 8K VR 영상 등을 제작할 수 있는 장비와 함께 수술 생중계 기능 등 첨단 병원의 명성에 걸맞은 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곳에서는 2021년 ‘아시아 흉강경 수술교육단’ 주관으로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이 열리며 아시아 각국의 흉부외과 의료진 200여 명이 코로나19로 막힌 교류에도 불구하고 수술실에 직접 참관한 듯이 생생한 교육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를 바탕으로 2022년에는 제2회 국제 헬스케어 메타버스 콘퍼런스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공공의료 위기 극복에도 활용되는 IT 역량
뛰어난 스마트 병원으로서 역량은 국가중앙병원으로서 공공의료의 위기 극복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가 국내에 본격 상륙하며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당시, 의료 혼란을 막기 위해 중증 환자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료하고, 의심 및 경증 환자는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경기도 1호 생활치료센터’에서 맡는 이원화 체제를 운영했다.
병원과 비교적 거리가 있는 생활치료센터인 만큼 어려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의료 정보 시스템을 빠르게 개발, 공식 앱 ‘헬스포유(Health4U)’를 통해 입소한 환자들의 증상, 체온, 맥박, 호흡 등을 분당서울대병원 중앙 모니터링 본부에서 살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경기도 최초로 지어진 이 생활치료센터의 모델은 모범 사례로 꼽히며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됐다.
또한 최근에는 의료 인프라가 비교적 취약한 지역의 응급 의료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원격 중환자실 모니터링 및 협진 시스템(e-ICU)’을 구축하기도 했다. 병원 내의 여러 응급실과는 물론, 숙련된 당직 의사를 확보하기 어려운 지역의료원의 응급실과도 전산, 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비대면으로 협진을 제공할 수 있다. 지역에 살더라도 응급 상황에서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최근 필수 의료의 부족 사태가 지방을 중심으로 더욱 심해지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향후 국가 보건의료 체계 수립에도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한국판 뉴딜 유공’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환자 중심 의료 서비스 목표… ‘첨단 외래센터’ 구축 앞둬
세계적 의료 정보 시스템과 IT 역량을 기반으로 분당서울대병원은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한 최근의 기술 혁신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원격 의료,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최상의 환자 중심 의료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것이다.
이미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알고리즘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 뉴딜의 대표 과제인 ‘닥터앤서(Dr.Answer) 2.0’ 개발 사업의 주관 연구개발 기관으로서 AI 정밀 의료 솔루션 개발에 나서는 것이 대표적이다.
닥터앤서를 비롯해 각 진료과의 연구진도 인공지능 등 신기술에 큰 관심을 가지고 알고리즘을 활용해 가정에서도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기반 건강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거나 의료진의 반복적인 작업을 대체하고 의료 질을 높이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병상에 설치된 스크린(이하 스마트베드)을 통해 보호자가 입원 환자를 직접 병간호하고 있지 못해도, 주치의가 외부에 있어도 각자 다른 곳에서 통신을 연결해 회진을 보며 환자의 경과에 대해서 상담할 수 있는 ‘비대면 회진 시스템’도 이달 중순 운영에 돌입한다.
송 원장은 “환자들이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첨단·정보통신 기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원격 모니터링 케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첨단기술 등이 구현된 ‘첨단외래센터’를 구축하는 등 환자 중심의 첨단 병원으로 나아가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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