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다이어트 비법을 물어보자 일론 머스크가 트윗으로 이렇게 답했다.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에서 만든 다이어트 주사제다. 일론 머스크 같은 유명인들이 이 약의 도움을 받아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고 언급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4월 27일, 그 ‘위고비’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지 약 3년 만이다. 하지만 출시 일정은 아직 불투명하다. 미국에서 수요가 늘어나며 공급 제한 문제가 생긴 탓도 있다. 노보 노디스크 관계자는 “공급 문제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출시 일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고비가 뭐길래?
위고비는 주 1회 자가 주사로 맞는 다이어트약이다. 다양한 국가의 과체중,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한 결과, 위고비를 사용한 1306명에서 평균 14.9% 체중 감량 효과가 있었다. 비교하기 위해 위약을 투여한 환자군에서는 평균 2.4%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
위고비가 이만큼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건 식욕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먹는 양 자체를 줄이는 셈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먹으면 장에서 ‘GLP-1’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이 식욕 억제 효과를 나타낸다. 위고비는 이 호르몬과 비슷하게 생겨서 마치 GLP-1인 듯 우리 몸에서 작용한다.
GLP-1은 위, 이자, 뇌 시상하부 등으로 이동해 작용한다. 위고비도 같은 곳을 타깃으로 한다. 위에서는 위장 운동을 천천히 하도록 해 무언가를 덜 먹도록 하고, 이자에서는 인슐린 분비를 늘려 혈당을 낮춘다. 또 뇌 시상하부의 포만감, 배고픔 중추에 작용해 배고픔을 덜 느끼도록 한다. 이런 기전 탓에 처음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 문준성 영남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연구를 하다 보니 비만 치료 효과까지 있다는 걸 알게 된 경우”라며 “당뇨병 치료제에서 용량을 높여 비만 치료제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부작용은 없나
그 효과가 곧 부작용이 되기도 한다. 위장이 느리게 움직이도록 하다 보니 위 통증이나 메스꺼움,변비 등이 주요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심박수가 약간 빨라지는 경우도 있다. 미국 산호세 지역에 살면서 위고비를 써 봤다는 최은선 씨도 비슷한 부작용을 겪었다. 최 씨는 “위고비를 쓰고는 위경련 같은 복통을 경험했고 무기력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부작용을 줄이려면 투약 용량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성희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위고비 주사제는 네 단계 정도로 용량을 조절할 수 있어서 한 달 간격으로 서서히 용량을 올리며 적응하게끔 한다”며 “용량을 빨리 늘리거나 할 때 부작용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약이 곧 미래 다이어트약?
당뇨병 약에서 다이어트약으로 변신한 건 위고비 뿐만이 아니다. 이전에도 노보 노디스크가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를 비만 치료제로 바꿔 ‘삭센다’를 출시했다.
위고비를 바짝 추격하는 신약도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제약사 일라이 릴리에서도 위고비와 비슷한 ‘마운자로’라는 다이어트약을 개발하고 있다. 위고비처럼 GLP-1 유사체를 성분으로 하는 건 같지만, 또 다른 호르몬인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폴리펩타이드)를 더해 효과를 높였다. 임상에서는 최대 22.5%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한미약품이 GLP-1과 GIP, 그리고 글루카곤까지 3가지를 더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최 교수는 “수술로 비만을 치료할 경우 평균 20% 정도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고 보는데, 약물 치료가 그만큼 떨어뜨리게 된 셈”이라며 “앞으로 10년 이내에는 수술만큼 효과가 뛰어난 비만 치료제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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