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환자, 파킨슨병 위험 높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5일 11시 19분


삼성서울병원-고신대 병원 공동 연구팀, 40세 이상 성인 32만8080 분석
류머티즘성 환자, 일반인보다 파킨슨병 위험 71% 높아



중년 이후 여성에서 주로 나타나는 류머티즘성 관절염이 파킨슨병의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서 밝혀졌다.

류머티즘성 관절염은 체내 면역체계의 오류로 자기 몸을 공격해 관절 내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국제진료센터 류머티즘내과 김형진 교수, 고신대 복음병원 가정의학과 강지훈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0년에서 2017년 사이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32만8080명을 평균 4.3년 추적 관찰한 결과,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파킨슨병이 관련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5만4680명과 류머티즘성 관절염이 없는 27만3400명을 대조군으로 두 집단 간 파킨슨병의 발생 위험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류머티즘성 관절염 환자군의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대조군보다 74% 높았다.

신동욱 교수는 “연구결과는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에서 파킨슨병의 위험을 고려해 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운동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경우 적시에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에서 류머티즘성 인자가 양성으로 나온 ‘혈청 양성형 류머티즘성 관절염’ 환자는 대조군보다 파킨슨병 발병위험이 2배에 가까운 95%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류머티즘성 환자의 약 80%가 혈청 양성 환자에 해당하는데 이번 연구에서도 전체 환자 5만4680명 중 혈청 양성인 환자가 3만9010명으로 71.3%에 달했다. 류머티즘성 관절염 환자의 상당수가 파킨슨병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결과다.

연구팀은 혈청 양성 환자가 음성 환자보다도 파킨슨병 위험이 61% 더 높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밝혔다. 기존에는 혈청 양성 환자와 음성 환자를 명확히 구분해 대규모 연구를 진행하기 어려운 탓에 이 부분을 주목한 연구가 없었다.

강지훈 교수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로 혈청 양성형과 음성형 류머티즘성 관절염 파킨슨병의 위험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류머티즘성 관절염 약제에 대한 탐색적 분석도 진행됐다. 연구팀은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치료할 때 쓰는 기존 항류마티스 제제(tsDMARD)와 생물학적 류머티즘성 제제(bDMARD)를 사용한 환자 차이를 비교했다. 기존 항류마티스 제제를 쓴 환자는 여전히 대조군보다 파킨슨병 위험 71% 높게 나타났지만, 생물학적 제제를 쓴 환자들은 대조군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김형진 교수는 “류머티즘 관절염에서 파킨슨병의 위험도가 증가한 것은 류머티즘성 관절염에서 보일 수 있는 신경 염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다만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한 군은 파킨슨병 위험이 크지 않게 나타난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신경학 분야 최상위 저널인 미국 의사협회가 발행하는 자마뉴롤로지 최근호에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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