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로 밥 대신 누룽지나 미숫가루, 현미떡을 먹는 이들이 많다. 이렇게 식사를 하면 소식을 하는 데다 모두 자연식이라 건강에 무조건 좋을 것만 같다. 하지만 누룽지와 현미떡은 혈당지수가 높은 편이다. 미숫가루도 꿀을 타 먹는 경우가 많아서 당뇨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필자는 매일 아침 간편식으로 통곡물 시리얼을 먹는다. 커피콩을 로스팅하듯이 현미 귀리 통밀 렌틸콩 병아리콩 등을 볶아서 혼합한 통곡물 시리얼을 만들어 먹는다.
통곡물은 섬유질이 풍부하고 정제 탄수화물이 아니어서 혈당을 천천히 올린다. 또 현미 외에도 각종 콩 종류가 많아서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기에도 좋다. 곡류를 불렸다가 찌고 볶는 과정에서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피틴산도 어느 정도 제거돼 소화 흡수도 잘된다. 게다가 맛도 좋다.
요리법은 이렇다. 약콩이나 병아리콩 같은 콩 종류는 따로 갈아서 밀폐 용기에 보관한다. 그리고 종이컵 3분의 1 또는 2분의 1컵 분량의 통곡물과 콩을 그릇에 담고 귀리우유를 부어 10분 정도 불려둔다. 그 사이 딸기, 블루베리, 파프리카 등 제철 과일과 채소를 씻은 뒤 그릇에 담는다. 여기에 당 첨가가 안 된 그릭요거트나 두유요커트를 부어주면 끝이다.
통곡물 시리얼을 매일 먹으면 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식이섬유소는 만성염증을 없애고 콜레스테롤 배출을 도와 고지혈증에 좋다. 체중 감소, 심장병 발생률을 다스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섬유질에도 종류가 많은데, 섬유소는 특히 건강에 좋아 제6의 영양소로 불린다.
그러나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도 과식하면 문제가 된다. 섬유소도 하루 60g 이상 과섭취하면 다른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한다. 그래서 적당한 양을 섭취해야 하고, 먹고 난 후에는 반드시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섬유질만 많이 먹고 수분이 부족하면 부글부글 가스가 차고 변비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곡물의 종류가 다양하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현미나 흑미를 기본으로 볶은 곡식의 종류를 한 가지씩 늘려가는 방법이 좋다. 다만, 과민성 장 증후군이 있거나 장이 예민한 사람은 통곡물을 제대로 소화 흡수하지 못해서 가스, 복통, 설사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엔 통곡물 가짓수를 3개 이상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먹을 때 배를 편안하게 하는 곡류를 골라야 한다. 볶은 곡물을 사 먹는다면 조금씩 구입하자. 곡식을 볶게 되면 산패가 쉽게 진행되기 때문에 소량씩 사서 신선하게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라레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5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74만 4000명이다.
정세연 원장의 ‘하루 한 끼, 밥 빵 면 떡보다 이걸 드세요!’(https://youtu.be/HEPnp0Qi-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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