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기업 다이슨은 지난 4월 한국을 포함한 총 39개국 3만3997명에 대한 청소 습관 및 행동을 분석한 ‘글로벌 먼지 연구’ 연례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19가 종식되면서 정기적이고 규칙적으로 청소하는 비율은 전년 대비 56%에서 41%로 떨어졌고, 먼지나 이물질이 눈에 보일 때만 청소하는 비중은 40%에서 60%로 올랐다. 규칙적으로 청소하진 않더라도, 필요할 때마다 청소하는 경우는 늘었다.
한편 응답자 중 75%는 ‘가정 내 바이러스가 걱정된다’라고 답해 병원균에 대해 우려하는 반응을 보였는데, 응답자 중 59%가 먼지 속에 바이러스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또한 81%가 바이러스가 먼지 속에서 이틀 이상 생존한다는 점도 알지 못했다. 코로나 19 이후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고 자주 청소하게 됐지만, 정작 바이러스를 제대로 청소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청소로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살균 소독제를 뿌리는 방법이 모범 답안이겠지만, 헤파 필터를 장착한 청소기를 쓰는 게 좀 더 범용적이다. 헤파 필터란 꽃가루, 먼지, 습기, 박테리아, 바이러스, 미생물 등 최소 0.3㎛ 마이크론 크기의 입자를 85%부터 99.98%까지 걸러내는 필터로, 청소기에 유입되는 공기를 걸러내서 배출하는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잡는다. 하지만 미국재료시험협회(ASTM)는 내부까지 완전히 밀봉하지 않고 단순히 헤파 필터만 사용한 청소기는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다이슨 젠5 디텍트(Gen 5 Detect)는 이런 기준까지 충족한 제품이다. 최대 0.1 마이크론 입자까지 잡는 다이슨 젠5 디텍트
다이슨 젠5 디텍트 무선 청소기는 262AW(에어와트)의 흡입력을 갖춘 다이슨의 최신형 무선 청소기다. 젠 5는 다이슨의 새로운 5세대(Gen) 하이퍼디미엄(Hyperdymium) 모터를 탑재했다는 의미며, 제품 전체에 헤파 필터 수준의 밀봉률이 적용돼 0.1마이크론의 입자를 99.99%까지 포착한다. 전작인 V15 디텍트와 비교하면 출력은 22AW 더 상승했고, 먼지통 크기도 0.54L에서 0.77L로 더 커졌다. 크기는 높이 1천276mm, 길이 276mm, 너비 250mm로 전작과 비슷하며 중량은 0.5kg 늘어난 3.5kg이다.
제품의 핵심인 모터는 5세대 하이퍼디미엄 모터가 처음으로 사용됐다. 기존의 하이퍼디미엄 모터를 업그레이드 한 게 아니라 4년 6개월에 걸쳐 완전히 새로 설계한 신형 모터다. 5세대 하이퍼디미엄 모터는 V15 디텍트에 사용된 모터보다 훨씬 작아 무게 대비 동작 속도의 효율은 거의 10배가 올랐고, 단순 출력도 20%가량 향상됐다. 동작 속도는 전 세대 대비 8% 끌어올려 13만 5천 RPM으로 회전하는데, 국내 출시된 헤파 적용 무선 청소기 중 가장 강력한 흡입력을 제공한다.
제품 구성도 변했다. 기본 구성품은 녹색 LED를 비춰 먼지를 더 많이 보이게 해주는 플러피 옵틱 클리너, 털이나 머리카락 등이 엉키는 것을 방지하는 디지털 모터바 클리너 헤드, 털 등을 뭉치지 않고 흡입하는 헤어 스크류 툴, 넓은 노즐과 브러시를 합체한 콤비네이션 툴, 5개의 툴을 장착하는 멀티 스탠드형 거치대와 충전기, 그리고 빌트인 더스팅 크레비스 툴이 포함된다. 빌트인 더스팅 크레비스 툴은 젠5 디텍트에 처음 적용된 기술로, 청소기 파이프를 뽑으면 안에 내장된 청소 툴을 바로 쓸 수 있다.
후면 LCD 화면의 그래픽과 디자인 구성도 보기 좋게 바뀌었다. 다이슨 젠5 디텍트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피조 센서를 탑재해 탱크에 유입된 먼지의 크기와 양을 측정할 수 있다. 흡수된 먼지는 꽃가루 크기인 10마이크론, 각질 크기인 60마이크론, 진드기나 모래알 크기인 180마이크론, 설탕 가루나 벼룩 크기인 500마이크론으로 구분되며,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유입된 먼지량이 표시된다. 전작의 경우 세로 그래프였는데, 가로 그래프로 바뀌면서 글씨나 숫자의 시인성이 더 좋아졌다.
또한 하단의 모드 버튼을 누르면 청소기의 모드가 일반, 미디엄, 부스트 순서대로 변경되며,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모드 버튼을 누르면 언어, 경고옵션, 시리얼 번호, 메뉴화면 나가기 등의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또한 배터리가 작거나, 흡입구가 막힌 경우에도 경고 메시지가 뜨며, 필터 세척이나 장착 여부, 과열 여부 등도 자세히 알려준다.
실제로 사용할 때의 편의성은 더욱 좋아졌다. 후면 구성은 원 버튼 전원 제어로 바뀌어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동작하고, 트리거를 누르지 않고 켜진 상태로 계속 청소를 하면 된다. 껐다 켰다를 반복하면 배터리 소비량을 줄일 수 있겠지만, 일반 모드로도 약 70분은 연속 사용할 수 있어서 계속 켜져 있어도 부담이 없다.
또한 새롭게 등장한 빌트인 더스팅 크레비스는 예상처럼 매우 편리했다. 기본적으로 플러피 옵틱 클리너 헤드를 활용해 바닥 청소를 하다가도 먼지가 쌓인 기물 등을 만나면 헤드를 분리해 바로 털어낼 수 있다. 또 좁은 곳을 만나면 크레비스의 앞부분을 당기면 브러시가 뒤로 빠지기 때문에 좁은 틈새도 청소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주 헤드를 변경하는 조건이라면 빠르면 1.5배는 빠르게 청소를 끝낼 수 있는 느낌이다.
트리거가 사라지면서 손잡이를 더 편하게 쥘 수 있도록 디자인도 바뀌었다. 다만 무게가 늘어나면서 피로감은 늘었다. 직진으로 왕복 운동을 할 때는 큰 부담이 없으나, 청소기를 좌우로 끌거나 들고 있을 때에는 손목에 조금 부담이 있다. 헤파 필터, 왜 제품 밀봉까지 고려해야하나
흔히 헤파 필터 적용 제품은 미세먼지를 99.9% 걸러낸다고 기재한다. 실제로 청소기나 공기청정기 등의 헤파 필터는 0.3미크론 크기의 입자를 99.97%까지 걸러낼 수 있는 H14 등급의 제품이 사용는데, 이는 공기청정 성능이 아닌 필터 자체에 국한된 말이다.
미국재료시험협회(ASTM)는 헤파 필터의 집진 성능을 온전히 확보하려면 제품에 유입된 공기가 다른 경로로 빠져나가지 않고 높은 내부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단단히 밀봉되어야 하며, 중부하용 모터가 필요하다고 한다. 즉 밀봉처리가 안된 청소기는 흡입한 공기가 틈새 등으로 빠져나가 제 성능을 내지 못한다. 또한 밀봉을 하면 그만큼 모터 출력도 높아야 하기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는 알면서도 밀봉 처리를 피할 것이다.
다이젠 젠5 디텍트는 흡입된 공기가 유출되지 않도록 각 부품과 내외부에 밀봉 처리가 돼있다. 유입된 먼지가 틈새로 빠져나가지 않고 걸러진 뒤 배출되므로 먼지는 물론 바이러스나 알레르기 유발 물질 등도 필터에서 걸러진다. 바이러스를 걸러내는 것은 물론 공기청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헤파 필터는 물에 닿으면 기능이 떨어지지만, 다이슨 젠5 디텍트의 내장 헤파 필터는 분리 후 물로 세척한 다음 24시간 동안 말리면 재사용할 수 있다. 무거워진 것만 빼면 이상적으로 업그레이드
전작인 다이슨 V15 디텍트도 다른 브랜드의 청소기와 비교하면 매우 우수한 제품이다. 출력도 높은 편이며, 일루미네이티드 클리너 헤드를 장착해 안 보이는 먼지도 깔끔하게 청소할 수 있다. 다이슨 젠5 디텍트는 여기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제품이다. 플러피 옵틱 클리너와 디지털 모터바 클리너 헤드로 기본적인 청소의 완성도를 높이고, 빌트인 더스팅 크레비스 툴로 교체의 번거로움 없이 빠르게 청소를 끝낸다. 특히 5세대 하이퍼디미엄 모터 덕분에 출력은 높아지고, 배터리 사용 시간은 더 길어졌다.
단점은 아니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있다. 일단 무게가 0.5kg 늘었기 때문에 약간은 무게 부담이 있다. 또 타사 고성능 무선 청소기들이 물걸레 겸용이나 자동 먼지 비움, 사물인터넷 등의 부가 기능들을 지원하는 것과 다르게 다이슨 젠5 디텍트는 직접 먼지통을 비워야 하는 등 부가 기능은 부족하다. 물론 청소 본연에 집중한다면 단점으로 보긴 어렵다.
제품은 퍼플 및 퍼플 색상, 블루 및 코퍼 두 가지 색상이 있다. 컴플리트 구성은 7개의 구성품이 포함돼 139만 원대며, 블루 및 코퍼로 선택하면 같은 가격에 연장 호스나 좁은 틈새 청소 툴, 스크래치-프리 더스팅 브러시까지 세 개 툴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가격은 전작에 비해 10만 원 올랐고, 타사 최고 성능 제품들과 가격이 비슷하다. 다채로운 기능보다는 청소 본연에 집중하고 싶다면 선택해 볼 만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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