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 업종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해 큰 피해를 본 분야 중 하나다. 각종 외부 행사가 취소 및 축소되면서 꽃을 사는 사람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실내 환경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화훼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거나, 인공지능(AI)이나 증강현실(AR)을 비롯한 첨단 기술을 화훼 비즈니스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대표적이다. 또한 재무적 성과를 넘어 환경 친화성과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개선까지 반영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이 대세가 되면서 화훼 업계 역시 이런 흐름을 따르고 있다.
노스노비(NOSNOBE, 대표 황지혜) 역시 이런 흐름에 올라탄 스타트업이다. 다양한 판매자가 참여해 자유롭게 화훼 상품을 판매하는 리울프(REWOLF) 온라인 마켓 플랫폼을 출시했으며, AI, AR 기술을 결합한 플랫폼으로 화훼 쇼핑의 혁신을 꿈꾸고 있다.
또한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친환경 포장재 캠페인 ‘스텝포넷제로(Step for Net Zero)’에 참여했다. 그 일환으로 친환경 포장재 플랫폼 기업 ‘칼렛바이오’와 협업, 100% 재활용이 가능하면서 운반 및 보관, 전시에도 유용한 종이 화병, ‘플라워 프로텍터’를 개발하기도 했다. 취재진은 노스노비 황지혜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화훼 업계의 트렌드, 그리고 그들이 추구하는 ESG 비즈니스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창업에 이르기까지 어떤 여정을 걸었나?
: 울산 지역 화훼 업계에 종사하는 가족의 영향을 받았다. 본인 역시 이 업계에서 일하기 위해 런던 예술대에 화훼 전공으로 유학 및 인턴을 했다. 그리고 2010년부터 가족이 경영하는 화훼 유통업체에 입사해 많은 소비자와 사업자, 그리고 해외 파트너들과 만나면서 10년 이상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자신의 사업을 구상하게 된 건 많은 판매자 및 소비자와의 만남을 가지면서 기존 업계에선 그들의 요구나 고충을 해소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4차 산업과 접목을 시도했다.
2019년 창업진흥원 예비창업패키지에 응모해 선정된 ‘어울릴까’가 대표적인 시도인데, 이는 다양한 공간에 꽃이나 화병 등을 두었을 때 얼마나 잘 어울리는 지를 가늠할 수 있는 AR(증강현실) 기반 서비스 플랫폼이다. 이후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2021년에 노스노비를 설립했다.
- 노스노비는 어떤 회사인가? 최근 론칭한 화훼 플랫폼 ‘리울프’에 대한 설명도 부탁한다
: ‘노스노비(NOSNOBE)’란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오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만큼 실행력과 도전을 중시하며, 현재는 화훼 중개 플랫폼 ‘리울프(REWOLF, ‘FLOWER’ 철자의 반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향후 물류 및 배송, 농업기술 분야로도 영역을 확대할 것이다.
리울프는 간단히 말하자면 화훼 업계의 ‘배민(배달의 민족)’ 같은 플랫폼이다. 화훼 상품을 팔고자 하는 판매자, 반대로 사고자 하는 구매자 모두 이용 가능한 B2B이자 B2C 플랫폼이며, 지난 4월에 베타 버전을 출시했고 정식 론칭은 6월 30일에 한다. 출시 초기 3일만에 울산 지역을 중심으로 280여명의 판매자를 모집하는 등, 인상적인 출발을 했다.
그 외에 노스노비는 기술적으로는 ‘AR로 보는 AI’를 특허 출원했으며 UNIST(울산과학기술원)의 PBL(과제 해결형 학습) 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 외에 작년 말에는 성균관대 산학협력단과 협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기술 개발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 최근 화훼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흐름은 무엇인가? 이에 따른 노스노비의 대응은?
: 김영란법이나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 때문에 꽃 판매 자체는 상당히 침체되었다. 대신 텃밭을 가꾸거나 식물을 이용해 실내를 꾸미는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식물을 즐기는 ‘플랜테리어(플랜트+인테리어)’ 관련 시장이 600% 가까이 성장했다. 쿠팡이나 SSG닷컴을 비롯한 온라인 마켓 기준으로 그러하다. 우리 역시 이러한 흐름을 타고 화훼농가를 비롯한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다. 이른바 ‘반려식물’의 개념이 자리잡을 것이다. 그 외에 스마트팜 분야 역시 도전할 예정이다.
- 탄소중립 캠페인 '스텝포넷제로'에 참여하고 친환경 종이 화병인 ‘플라워 프로텍터’를 선보인 점이 눈에 띈다. 친환경 행보를 걷게 된 이유는 무엇이며, 플라워 프로텍터 제품은 어떤 특징이 있나? : 최근 사회 전체의 화두로 떠오른 ESG 경영, 친환경 비즈니스라는 건 단순히 지구와 환경을 사랑하기 위함만은 아니다. 기존의 포장재는 파는 사람이 포장하기 힘들고 받는 사람도 나중에 이것이 쓰레기가 될 때 처치하기 어려웠다.
플라워 프로텍터는 재활용/재사용이 용이한 종이 재질의 포장재라 친환경적인 것과 더불어, 꽃다발처럼 포장, 리본으로 예쁘게 연출도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이용하는 기타 부자재 역시 부직포를 이용하거나 플로드지(비닐) 이용을 최소화해 환경을 생각했다.
그 외에 크로스백처럼 매거나 리본을 손잡이 삼아 쉽게 운반할 수 있는 등, 기능 면에서도 많은 신경을 썼다. 차량 핸들에 걸고 운전해도 안심이다. 이와 더불어 작은 양의 꽃으로도 부피가 커 보여서 이른바 ‘가심비’도 좋다. 그럼에도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아 테이블이나 책상 위 등의 공간에 연출이 가능하고, 오아시스 사이즈를 규격화해서 사용이 편리하다. 꽃다발용으로도, 화병용으로도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다. ‘꽃다발 이동식 보호용 커버’라는 이름으로 특허도 출원했다.
- 플라워 프로텍터는 독특한 제품인 만큼 개발이 쉽진 않았을 것 같다. 어떤 과정을 거쳤는가?
: 업계에서 일하는 동안 많은 판매자 및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들의 고충을 최대한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 기존의 화병이나 꽃다발은 이동 중 망가지기도 하고 평상시 보관하는데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보관 및 운반이 편하면서 상품을 효율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솔루션을 구상했다.
친환경 포장재 관련 업체 중에 ‘칼렛바이오’가 눈에 띄었고, 작년 초부터 이들과 손잡고 제품 개발을 본격화했다. 서울과 울산을 오가며 개발을 진행했는데, 각종 시행착오와 개발에 난항을 겪으면서도 밤낮없이 수시로 회의를 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칼렛바이오측은 효과적인 디자인 및 재질, 그리고 방법론을 제안하곤 했다. 스텝포넷제로 마크 적용을 통해 친환경 메시지를 더욱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의견도 그 중의 하나였다. 특히 칼렛바이오 CEO를 비롯한 이사님과 관계자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이 인상적이었다.
-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 울산의 대표적인 화훼 및 화훼자재(조화, 포장 등) 유통 업체인 금호원예 및 금호아트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업계 관계자들 및 리울프 신규 가입자들에게 샘플을 일정량 제공하고 있다. 판매자들과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기존 포장재 대비 약간 금액이 높은 편이지만, 향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면 극복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포장 시간 및 편의성의 개선, 그리고 각종 부자재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비용 효율은 더욱 향상될 것이다.
- 향후 계획 및 추가로 전하고자 하는 메지지가 있다면?
: 일단 빠르게 전국구 업체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울산 지역을 시작으로 영남 전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3년 하반기나 2024년상반기에는 서울 강남 지역 진출를 목표로 하고있다. ESG 행보 역시 확대해 친환경 외에도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에 행복을 드리는 기부 및 봉사활동을 올해 안에 전개할 예정이다. 가족 중에 몸이 불편한 사람이 있어 평상시에도 소외된 분들에게 주목하곤 했다.
이와 더불어 한층 자연스럽고 지속가능한 친환경 포장재의 보급에 힘쓸 것이다. 스텝포넷제로에도 더 많은 업체들이 참여했으면 한다. 참여하는데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 탄소중립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고객들 역시 리울프에서 꽃을 주문할 때는 친환경포장을 선택할 수 있어 꽃을 주문하는 것만으로 탄소중립실천을 할 수 있으니 함께 동참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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