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챗GPT가 공개된 뒤 컴퓨팅 기술이 마치 자전거에서 증기기관으로 발전하는 경험을 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를 탑재한 컴퓨터 운영체제(OS) ‘윈도 11’을 공개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MS가 윈도에 AI 비서를 탑재하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경쟁 수위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MS는 이날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본사에서 연례 개발자 회의 ‘빌드(Build)’를 열어 AI 기능을 적용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공개했다. 구글이 10일 연례 개발자 행사 ‘I/O 2023’에서 25개의 새로운 AI 서비스와 40개의 언어를 지원하는 최신 대규모 언어모델(LLM) ‘팜(PaLM)2’ 등을 공개한 지 13일 만이다.
MS 공개 내용 중 핵심은 윈도 11에 AI 비서 서비스인 ‘코파일럿(부조종사)’ 기능을 적용한 점이다. 웹 브라우저 ‘엣지’와 문서 작성용 소프트웨어(마이크로소프트 365) 등에 AI 서비스를 적용한 데 이어 PC와 노트북 등의 기기에서 플랫폼 역할을 하는 MS의 대표 제품 윈도에서도 코파일럿 기능을 구현한 것이다.
코파일럿은 이용자가 특정 문서 파일을 지정해 요청하면 내용을 요약해 전달해준다. 화면 밝기나 예약 종료 시간 등도 코파일럿에 입력만 하면 알아서 실행해준다. 또 MS의 AI 기반 검색 서비스 ‘빙’ 웹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지 않아도 질문을 윈도 코파일럿에 입력하면 이용자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코파일럿 메뉴는 이용자가 쉽게 쓸 수 있도록 작업 표시줄 중간에 배치됐다. 시범 서비스는 우선 현재 윈도11 이용자를 대상으로 다음 달 시작될 예정이다.
MS는 이번 행사에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오픈AI는 물론 다양한 기술 기업이 참여하는 AI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MS와 오픈AI가 공개한 플러그인(확장 프로그램) 파트너 업체는 여행 예약 플랫폼 익스피디아, 음원 서비스 스포티파이 등 67곳이다. AI 기반 검색 서비스 빙에서 음악 재생을 요청하면 스포티파가 자동으로 연결돼 노래가 흘러나오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개발 환경을 마련한 것이다. 특정 플랫폼에 플러그인으로 외부 서비스를 끌어오면 이용자들은 이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다른 사이트나 플랫폼으로 이동할 유인이 떨어지게 된다. 즉 인터넷에서 여행 예약을 할 때 익스피디아 등 웹사이트를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MS도 빙을 오픈AI에 챗GPT에 플러그인 형태로 제공하기로 했다. 챗GPT 안에서 실시간 정보를 바로 반영한 빙 검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챗GPT는 2021년까지 나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해 최신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
메타(옛 페이스북)도 24일 대규모 다국적 음성인식(MMS) AI 모델을 모든 개발자가 무료로 쓸 수 있는 형태로 공개했다. 메타의 AI 모델은 1107개 언어를 음성에서 줄글로, 또 줄글을 음성으로 변환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여러 서비스 업체가 메타 플랫폼 내에서 자유롭게 여러 언어의 AI 서비스를 쉽게 구현할 수 있게 된다. 메타 관계자는 “현재 음성인식 AI 모델이 최대 100여 개 언어만 지원하는 것을 고려하면 10배 이상 많이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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