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디즈니를 넘어, 디즈니와 완전히 다른 혁신적인 지식재산권(IP) 기반 콘텐츠 사업을 글로벌 시장에서 추진하고 싶습니다.”
라인 자회사인 IPX(옛 라인프렌즈)를 이끄는 김성훈 대표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벤처투자사(VC) BRV캐피탈매니지먼트로부터 1200억 원의 투자를 받기로 결정한 배경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IPX는 25일 투자 유치 사실을 공시했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 비상장인 IPX는 기업가치를 4700억 원 으로 평가받았다.
김 대표 “네이버나 라인 관계사가 외부에서 투자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우리 스스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경쟁력을 증명하기 위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2015년 설립된 IPX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전까지는 일본, 중국 등 전 세계적으로 8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했다. 일본과 대만 등의 국가에서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메신저 라인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캐릭터 상품 등을 내놓으며 성장세를 이어온 것이다. 라인에서 이모티콘으로 쓰인 ‘브라운’과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BT21’ 등의 캐릭터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IPX는 사업 전략을 대폭 바꿔야 했다. 우선 오프라인 매장을 국내 3곳, 미국 2곳 등 5곳만 남기고 정리했다. 법인 설립 7년 만인 지난해 2월 사명도 라인프렌즈에서 IPX로 바꾸며 라인 플랫폼을 넘어 다양한 IP 사업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외부 투자 유치를 계기로 IPX는 20∼30대 ‘MZ세대’를 넘어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IP를 갖추려는 목표를 세웠다. BRV캐피탈도 IPX가 글로벌 팬덤을 키워낼 수 있는 IP를 발굴하고 세계적인 브랜드나 아티스트와도 협업한 경험을 평가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글로벌 디지털 IP 시장을 겨냥한 신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IPX는 캐릭터 IP를 활용한 ‘버추얼(가상) 인플루언서’와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서비스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영향력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 대표는 “디즈니나 마블 캐릭터도 디지털 세계에서 실시간 방송으로 팬과 만나는 일은 하지 않고 있다”며 “IPX는 이러한 경계와 제약 없이 IP와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3년 후 IPX의 기업가치를 1조 원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강화를 동시에 달성해 향후엔 증시에 상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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