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극적인 변화를 맞이한 건 업무 환경이다. 원격 근무, 온라인 협업이 확대되면서 일을 하기 위해서 꼭 일터로 출근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상당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원격 근무의 경우, 근무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업무를 할 수 있는데, 그곳이 꼭 자택일 필요는 없다. 본인의 스타일에 따라 업무와 휴식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매력적인 원격 근무지를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다.
이런 트렌드 덕분에 최근 주목받는 개념이 바로 ‘워케이션(Workation)’이다. 이는 일(Work)과 여가(Vacation)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워케이션에 최적화된 인프라 및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도 늘어나고 있다.
부산광역시 역시 워케이션 사업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최근 부산은 원도심 인구 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워케이션이 활성화된다면 생활인구 증가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31일, 서울 강남구의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는 ‘부산 워케이션 VR사업설명회’가 열렸다. 부산 워케이션 사업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번 행사를 통해 수도권 기업인들에게 워케이션의 의미, 그리고 워케이션 거점으로서 부산의 장점을 전했다.
부산 워케이션 소개를 위해 마련된 VR(가상현실)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에서도 워케이션 전용 공간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VR 서비스는 별도의 전문 장비 없이 일반적인 PC나 스마트폰으로 이용 가능하며, QR 코드 스캔을 통해 간단히 접속할 수 있다.
부산 워케이션 사업의 한 축을 이루는 업무 공간의 경우, 거점센터 2곳과 위성센터 10여곳, 그리고, 부산 전역 100여곳에 위치한 파트너센터가 담당한다. 사업 핵심인 거점센터는 2곳 모두 영도구에 자리잡고 있으며 본격적인 공유오피스의 형태를 띈 업무공간이다.
‘더휴일 센터’는 부산대교를 위시한 바다풍경과 함께 업무를 볼 수 있는 거점 센터이며. ‘위 하리(We Hari)’는 단지 내 상가를 개조한 오피스로, 자유롭게 네트워킹하는 워케이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거점센터는 책상, 미팅룸을 비롯한 일반적인 업무 인프라 외에, 각종 행사가 진행되는 이벤트 라운지, 그리고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미니바 및 테라스 등의 다양한 인프라를 갖췄다. 별도의 IP를 통한 인터넷 접속 기능, 비밀스러운 통화를 할 수 있는 폰 부스 등의 보안 인프라도 제공한다. 그 외에도 복합기(프린터, 팩스, 복사기) 이용이 가능하며, 노트북 대여 서비스 및 다중 모니터 구성을 위한 포터블 모니터 대여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숙박시설의 경우, 부산 워케이션 관련 협약을 맺은 아스티, 라마다앙코르, 아델라, 브로시스 등, 부산 원도심 5개구(중구, 동구, 서구, 영도구, 금정구)에 위치한 3~4성급 호텔을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가 선호하는 교통망, 상권, 관광 인프라를 갖춘 호텔을 선택할 수 있어 업무 효율과 휴양의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설명이다.
부산 워케이션 이용자를 위한 프로모션도 제공 중이다. 숙박 시 1인 1일당 5만원, 최대 50만원의 숙박 바우처를 받을 수 있으며, 기념품의 일종인 ‘웰컴키트(노트북 거치대, 텀블러, 보조배터리, 부산 소주잔 등)’도 제공한다. 또한 부산지역에서 휴양을 즐기기 위한 위한 5만원 상당의 관광 바우처도 받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부산에서 창업을 하거나 기업이전 혹은 지사설립을 원하는 기업이라면 스타트업 육성 전문 기관인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이전 전 업무공간 제공, 기업 설립 관련 컨설팅, 관련 기업 및 투자사의 네트워킹 기회 제공 등, 지원 내용은 다양하다.
부산 워케이션 이용을 하려면 부산 워케이션에 접속해 회원 가입 및 기업 등록, 워케이션 신청을 거친 뒤 숙박 시설 및 업무공간 예약을 하면 된다. 기업 등록 시 사업자등록증 사본을 제출해야 하므로 이 때는 해당 기업의 관리자가 등록 작업을 하는 것이 좀 더 수월하겠지만, 일단 기업 등록이 되면 이후부터는 일반 직원도 손쉽게 워케이션 예약 및 이용이 가능하다.
업무 공간은 무상으로 제공되며, 숙박 요금 역시 프로모션 바우처를 이용하면 1박 1~2만원 수준의 낮은 비용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고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강조했다.
한편,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송용준 센터장은 “최근 강릉이나 제주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워케이션 사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도시+해양도시라는 특성을 갖춘 부산은 일과 휴양을 동시에 만족시키기에 가장 좋은 인프라를 품었다”며 부산 워케이션의 차별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살펴본 부산 워케이션 사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본격화된 원격 근무, 그리고 일과 휴식의 균형을 추구하는 최근의 트렌드에 상당히 부합하는 모습이다. 업무 외에 관광 인프라 역시 수준급인 부산의 특성과도 잘 어울리는 편이다. 다만, 아직 워케이션이라는 용어 자체가 아직 생소한 편이며, 부산 워케이션 사업 역시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이날 행사장에는 부산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먼저 체험해 본 기업인들이 초대되어 이용 소감을 밝히기도 했는데, 이들 역시 이런 점을 언급했다. 스포츠 모바일 앱 개발 업체인 ‘허슬랩’의 강성모 대표와 바이오 스타트업인 ‘셀쿠아’ 이상윤 대표는 “부산 워케이션 사업을 통해 제공된 각종 서비스 및 인프라에 만족하지만, 아직 낮은 인지도 때문인지 이용자 수가 너무 적은 것이 안타까웠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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