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 감소, 엄연한 병… 당신 근육은 안녕하신지요[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일 1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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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근감소증, 2021년 질병 정식 등록… 60세 이후 10명당 2,3명꼴로 발병
40,50대도 10명당 1,2명꼴로 발병, 다섯 동작만으로 근육 건강 확인
근육 강화 원하면 자전거타기 추천… 근력 운동은 3회 세트로 해야 효과
단백질 넉넉히 먹어야 근력 강화

김성환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근육량, 근력, 신체기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근감소증이 노인 뿐 아니라 중년 이후에도 생길 수 있는 질병이라며 스스로 진단을 해 보고 근력 운동을 강화할 것을 권했다. 김 교수는 동시에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것을 강조했다. 중앙대병원 제공
김성환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근육량, 근력, 신체기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근감소증이 노인 뿐 아니라 중년 이후에도 생길 수 있는 질병이라며 스스로 진단을 해 보고 근력 운동을 강화할 것을 권했다. 김 교수는 동시에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것을 강조했다. 중앙대병원 제공
나이가 들면 근력이 떨어지는 게 당연한 일일까. 단순한 노화 현상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니다. 명백한 질병이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 근력, 신체 기능이 떨어지면 근감소증에 해당된다. 2016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처음 질병으로 인정했다. 국내에서는 2021년 질병 코드가 부여됐다.

근감소증은 고혈압, 당뇨 등 만성 질환이나 척추 협착증과 같은 퇴행성 질환의 영향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60세 이후 국내 근감소증 유병률은 남자 21.6%, 여자 30.7%다. 약 3명 중 1명꼴로 근감소증을 경험한다는 뜻이다. 김성환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노인 근감소증 환자가 주변에 있다면 특히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노인일수록 걷기가 힘들 만큼 일상생활이 어렵고, 낙상 골절도 자주 발생하며,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져 사망률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근감소증-근력 상태 자가진단하기
근감소증은 노인만의 질병이 아니다. 국내 40,50대에서 근감소증 유병률은 남자 13.0%, 여자 21.7%다. 남자는 열 명 중 한 명 이상, 여자는 열 명 중 2명 이상이 근감소증을 경험한다는 뜻이다.

근감소증 자가진단을 해 보자. 김 교수는 △1초당 1m의 속도로 연이어 6m 이상 걸을 수 있는지 △12초 동안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나기를 5회 반복할 수 있는지 △(악력기가 있다면) 남자 28㎏, 여자 18㎏의 손아귀 힘을 낼 수 있는지를 측정하라고 했다. 기준치를 넘기지 못하면 근감소증이 거의 확실하다.

이 세 가지 검사에서 합격점을 받았다고 해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김 교수는 추가로 두 가지 검사를 더 제시했다. △벽에 등을 대고 무릎을 굽힌 채 10초 이상 스쾃 자세 취하기 △벽에 손을 짚고 선 채로 발뒤꿈치를 들고 10초 이상 버티기가 그것이다. 이 두 가지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근감소증이 우려된다.

이 검사를 자신의 근력 상태를 확인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간단한 다섯 가지 운동 동작으로 판단할 수 있다. △벽에 등대고 20회 이상 스쾃 △서서 발뒤꿈치 들기 10초씩 20~30회 △30초 이상 플랭크 자세 유지하기 △20회 이상 팔굽혀펴기 △30회 이상 윗몸일으키기 중에서 어느 한 동작이라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근육량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근육이 건강하다면 가능한 운동 범위는 어느 정도일까. 김 교수는 “팔굽혀펴기 30회, 윗몸일으키기 50회, 플랭크 1분 이상을 할 수 있다면 근육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벽에 등 대고 20회 이상 스쾃할 수 있어야 근감소증 우려가 적다. 중앙대병원 제공
벽에 등 대고 20회 이상 스쾃할 수 있어야 근감소증 우려가 적다. 중앙대병원 제공
서서 발뒤꿈치 들기는 10초씩 20~30회 이상 할 수 있어야 근감소증 우려가 적다. 중앙대병원 제공
서서 발뒤꿈치 들기는 10초씩 20~30회 이상 할 수 있어야 근감소증 우려가 적다. 중앙대병원 제공


●근감소증 우려되면 운동강도 높여야
걷기는 건강 증진에 가장 좋은 운동의 하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근감소증이 우려되는 사람에게는 별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 산책하는 수준의 운동 강도로는 근육이 커질 수 없기 때문이다. 빨리 걸으면 도움이 될까. 김 교수는 “그 경우에도 근육에 부하가 걸리지 않기 때문에 근력을 키우는 데는 큰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걷기를 택하겠다면 계단 오르기가 좋다. 하지만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동행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계단 오르기 원리를 이용한 운동 기구인 스테퍼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주일에 4일 이상 15~20분씩 스테퍼 위를 걸어주면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물속에서 걷는 아쿠아로빅도 괜찮다. 이 경우 30분 이상 연속적으로 운동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김 교수는 자전거 타기를 권했다. 야외에서 자전거를 탄다면 야트막한 오르막을 반드시 올라야 한다. 이런 식으로 1주일에 4일 이상 20~30분씩 자전거를 타면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다만 근감소증이 심한 노인들은 야외 자전거가 위험할 수 있어 실내 자전거로 대체하는 게 좋을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페달이 빡빡하게 느껴질 정도로 강도를 높여야 한다.

스쾃 또한 근력을 키우기에 좋다. 벽에 등을 대고 하더라도 노인이나 근감소증 환자들은 5회도 어려울 수 있다. 이를 서서히 10회까지 늘리도록 한다. 스쾃이 어렵다면 누워서 한 발 들기를 해도 좋다. 다리를 들고 10초 버티는 동작을 10회까지 하면 된다. 일주일에 4,5일은 해 주는 게 좋다. 이와 함께 서서 발뒤꿈치 드는 운동도 병행한다. 김 교수는 “6개월 정도면 근감소증이 꽤 개선된다. 반면 이 정도의 강도도 유지하지 못하면 관절도 굳고 근감소증도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누워 다리들기 운동은 스쾃, 서서 발뒤꿈치 들기와 함께 노인들이 하기에 좋은 근력 운동이다. 일주일에 4,5일 이상 6개월 지속하면 근감소증을 꽤 개선할 수 있다. 중앙대병원 제공
누워 다리들기 운동은 스쾃, 서서 발뒤꿈치 들기와 함께 노인들이 하기에 좋은 근력 운동이다. 일주일에 4,5일 이상 6개월 지속하면 근감소증을 꽤 개선할 수 있다. 중앙대병원 제공


●근력 운동, 3회 세트가 효과적
근감소증을 예방하려면 충분히 근력 운동을 해 줘야 한다. 다만 제대로 하지 않으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김 교수는 처음에는 헬스클럽에서 전문 트레이너에게 근력 운동법을 체계적으로 배울 것을 권했다.

특히 장비 사용법은 제대로 알아둬야 한다. 여러 장비에 골고루 손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필요한 장비를 골라 집중적으로 하는 게 좋다. 어떤 장비든 10~15회를 하고 나면 더 들지 못할 정도의 무게로 운동해야 한다. 이 무게로 10~15회를 한 뒤 쉬었다가 반복하는 것이다. 이렇게 3세트를 채우는 게 가장 좋다. 김 교수는 “무턱대고 많이 하는 것도 좋지 않다. 휴식 시간에 근육에 영양이 공급되며 노폐물이 빠지기 때문에 중간에 반드시 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고무밴드를 활용할 수도 있다. 의자 다리와 발목에 밴드를 묶은 뒤 발을 들어 올리면 종아리 근육 강화에 좋다. 문고리에 밴드를 걸거나 발끝으로 밟은 뒤 팔로 잡아당기거나 끌어올리면 어깨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이 경우 팔을 지나치게 들어 올리면 어깨 관절이 손상될 수 있다. 지면과 수평이 되는 정도까지만 들어올리자.

자전거 타기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방법이다. 일주일에 4일 이상 20~30분을 타면 좋다. 다만 운동 강도에 특히 신경써야 한다. 20분 동안 자전거를 탔을 때 허벅지가 뻐근한 느낌이 들 정도의 강도가 좋다. 김 교수는 “긴 시간을 낮은 속도로 타면 근지구력이 좋아지겠지만 근력이 약한 상태라면 먼저 근력을 올리고, 이후에 근지구력을 올리는 방향으로 운동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한 강도로 20분씩 자전거를 타다가 점차 시간을 늘리라는 뜻이다.

고무밴드를 활용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근육 운동을 할 수 있다. 부드러운 밴드를 사용하면 노인이나 근감소증 환자도 운동이 가능하다. 의자 다리와 발목에 각각 밴드를 묶은 뒤 다리를 뻗어올리는 동작은 종아리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  중앙대병원 제공
고무밴드를 활용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근육 운동을 할 수 있다. 부드러운 밴드를 사용하면 노인이나 근감소증 환자도 운동이 가능하다. 의자 다리와 발목에 각각 밴드를 묶은 뒤 다리를 뻗어올리는 동작은 종아리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 중앙대병원 제공
팔을 쭉 내민 상태에서 앞 무릎은 굽히고 뒷무릎은 팽팽히 편 채로 벽을 밀면 종아리 스트레칭이 된다. 근감소증 환자와 노인에게 좋다. 중앙대병원 제공
팔을 쭉 내민 상태에서 앞 무릎은 굽히고 뒷무릎은 팽팽히 편 채로 벽을 밀면 종아리 스트레칭이 된다. 근감소증 환자와 노인에게 좋다. 중앙대병원 제공


● 단백질, 충분하게 섭취해야 근력 강화
근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대체로 단백질 섭취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또한 근력 약화의 주된 원인 중 한다. 체내에 흡수된 단백질이 인체의 근육 조직을 만드는 단백질(근육 단백질)을 합성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어야 근육도 커진다는 뜻이다.

효과적으로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 김 교수는 “한 끼에 몰아서 먹기보다는 세 끼에 나눠 먹는 게 좋다”고 했다. 똑같은 양이라도 여러 번 나눠 먹을 때 근육 단백질이 더 많이 합성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끼니마다 25~30g의 단백질을 섭취할 것을 권했다. 보통 우유 800~1000mL, 콩 250~300g, 육류 100~200g 내외에 각각 25~30g의 단백질이 들어있다. 김 교수는 “닭가슴살 한 조각만이라도 꾸준히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음식섭취가 어렵다면 단백질 보충제, 그중에서도 아미노산 보충제라도 먹을 것을 김 교수는 권했다. 여러 임상시험 결과 일반 단백질 보충제보다 단백질의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 보충제를 먹었을 때 근육 단백질 합성도 더 촉진되고 근감소증 개선 효과가 더 컸다는 것. 보충제는 운동을 병행할 때 근감소증 개선 효과가 더 크다. 또한 운동하고 난 직후에 먹는 게 좋다. 이와 함께 근육 합성에 방해가 되는 담배와 술은 멀리 해야 한다. 김 교수는 담배는 당장 끊고 술은 절주할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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