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키엘연구원장 “급격한 산업 지형 변화…광-에너지 융복합으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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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2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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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은 에너지로부터 시작됩니다. 에너지가 있어야 조명을 밝힐 수 있으므로 둘은 뗄 수 없는 관계지요. 여기에 기술을 융합하면, 에너지 저감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회에 이로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조현훈 키엘(KIEL)연구원장의 말이다. 1999년 산업통상자원부와 조명기업조합의 공동 출자로 국내 유일의 조명 분야 전문 연구기관으로 설립된 키엘연구원은 LED, OLED 등 광원을 활용한 실내외 조명 개발을 비롯해 무선인증, 전자파 적합성 시험, 빛 공해 검사 등의 역할을 담당했다.

최근 광원에 IC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조명 수요가 확대되면서 조명산업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저감 이슈도 급부상했다. 키엘연구원이 최근 비전선포식을 개최하고 광-에너지 융복합 기술 연구개발로의 확장성을 비전에 담은 이유다. 국가기술표준원과 산업통상자원부를 거쳐 지난 연말, 신임 연구원장으로 부임한 조현훈 키엘연구원장. 그는 이번 비전선포식을 주도하며 급변하는 산업 지형에 대응하고, 사람을 향한 기술로 사회를 이롭게 하는 연구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의 구상을 자세히 들어봤다.
조현훈 키엘연구원장. 출처=IT동아

급변하는 산업 지형 감지…"조명산업 부흥의 골든타임 지켜야"

조현훈 키엘연구원장은 부임 직후 지금까지 조명 산업 내 급격하게 나타나는 변화를 지켜보며, 그 변화상에 대응할 수 있는 플랜 구축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이같은 판단으로 연구원명을 기존 ‘한국조명ICT연구원’에서 한국(Korea)의 혁신 기술(IoT·ICT)과 에너지(Energy), 빛·조명(Light·Lighting) 등을 아우르는 현 ‘키엘연구원(KIEL)’으로 변경했다.
키엘연구원의 새 비전 개요. 출처=키엘연구원
키엘연구원의 새 비전 개요. 출처=키엘연구원

조현훈 연구원장은 “조명의 시작은 에너지다. 에너지가 있어야 조명을 밝힐 수 있고, 건물을 밝히기 위해 소비하는 에너지를 줄여야만 규제도 충족할 수 있다”며 “결국 에너지 효율 관리 분야에서 조명을 떼 놓을 수 없기에 광-에너지 융복합 기술 연구개발로 확장성을 가져가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광-에너지와 기술의 활발한 융합으로 나타나는 조명 산업의 변화상에도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 열악한 국내 조명산업을 다시 부흥할 적기가 바로 변화상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할 지금”이라며 “예컨대 도로의 가로등을 스마트조명으로 바꾸는 논의가 활발히 일어나면서 관련 수요가 급증한다. 이같은 수요를 잡기 위해선 광-에너지 분야와 기술의 접목을 연구하면서 시험, 평가, 인증 등을 통해 기업들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전했다.

광-에너지와 기술의 융복합…사람과 사회에 이로운 결과물 기대

키엘연구원은 스마트 기술과 광원의 융복합으로 에너지 저감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회에 이로운 결과물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현훈 원장은 “도로의 가로등을 스마트 LED 가로등으로 교체하면, 전력 소비를 기존보다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센서를 통해 차량과 보행자의 동작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밝기를 줄였다가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CCTV와 가로등을 따로따로 설치하지만, 기술을 활용해 두 기기를 하나로 통합하면 방범 효과뿐 아니라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더 나은 도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연구소가 되는 셈으로, 이같은 방안을 키엘연구원이 위치한 부천시에 제안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조현훈 키엘연구원장. 출처=IT동아

국가기술표준원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품시장관리과장, 산업표준혁신과장, 산업재난담당과장 등을 역임한 조현훈 연구원장은 광-에너지 융복합 기술 개발에 필요한 인증시스템과 건물에서 발생하는 재난에 대한 대비 또한 기술로 해결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조 연구원장은 “멀티센서 기능이 있는 스마트 조명 시설을 건물에 설치하면,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피로를 비추며 탈출을 유도할 수 있다. 현재 비상구를 알리는 모양이 한쪽으로만 달리도록 그려져 있어, 재난 상황 때 그 방향대로 잘못 대피하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스마트 조명으로 적절한 대피 방향을 가리키는 것 또한 재난방지 기술 중 하나”라며 “이같은 재난 대응 기술 개발과 플랫폼 구축은 여러 기관이 머리를 맞대야 하므로, 기획한 재난 대응 디지털 플랫폼 기술 개발을 관련 부처들에 제안 중”이라고 설명했다.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이어 “산업 내 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표준 혁신에도 앞장설 계획”이라며 “60년 전 제정된 KS인증 제도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4차 산업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생산방식(다품종, 주문형, 현장설치형 등)의 제품과 디지털 전환으로 등장하는 AI, SW, IoT 융합 제품을 유연하게 인증할 수 있는 인증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키엘연구원은 이와 관련된 정부 연구용역을 올해부터 수행하고 있다. 그간 쌓아온 경험과 관련 네트워크를 활용해 실효성 있는 개편 작업이 이뤄지도록 뒷받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명 스타트업 육성 위한 창업보육센터 구상…"국내 7대 연구 시험 인증기관으로 도약" 목표

국내 조명산업의 부흥을 위해서 기존 기업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활기를 불어넣을 스타트업의 육성 또한 중요하다.

조현훈 연구원장은 “조명 하나만을 생산하는 기업보다는 조명과 함께 여러 쓰임을 가능케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비롯해 조명과 소프트웨어를 시스템화하는 기업 등이 다양하게 등장했으면 한다”며 “이같은 계획과 기술을 지닌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창업보육센터 설립을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안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2027년이면 10조원의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스마트 조명 시장에 다양한 스타트업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키엘연구원의 중장기 계획에 관해 들었다.
조현훈 키엘연구원장. 출처=IT동아

조현훈 연구원장은 “키엘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조명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광-에너지 융합 디지털 기술혁신을 위한 국가 R&D사업을 기획, 수행해 연구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표준과 인증을 개발해 관련 개발품 검증으로 산업계를 지원하고, 건축물 에너지 효율 등급 인증기관의 자격을 갖춰 연구원의 수익 기반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장은 이어 “10년 이내에는 건축자재 효율화와 미래교통, 순환경제 분야로 핵심기술 영역을 확대해 기술 솔루션 개발로 기업을 지원하고,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수요관리 서비스를 통해 지자체를 지원하는 등 그린 스마트 도시 구현을 위한 전문 연구기관으로 성장하고자 한다”며 “30년이 지난 미래에는 전기 전자, 에너지, 환경, 교통, 원자력 등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해 임직원 500명과 매출액 1,000억 규모의 국내 7대 연구 시험 인증기관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키엘연구원의 향후 행보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IT전문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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