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시장 다시 살아날까…메타, '퀘스트3' 공개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6월 5일 19시 08분


메타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차세대 가상·혼합현실(VR·MR) 헤드셋 ‘메타 퀘스트3’를 공개했다. 메타는 이날 출시 예정인 VR 게임을 소개하는 행사인 ‘메타 퀘스트 게이밍 쇼케이스’에 맞춰 SNS와 공식 블로그 등에서 메타 퀘스트3를 올가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메타가 지난해 10월 공개했던 메타 퀘스트 프로가 기업, 창작자 등을 위한 전문가용 고급형 제품이었다면 퀘스트3는 기존 메타 퀘스트2를 잇는 보급형 제품이다. 퀘스트 게이밍 쇼케이스 일정에 맞춰 공개된 점에서 알 수 있듯 게임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용도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

메타 퀘스트3. 출처=메타
메타 퀘스트3. 출처=메타

메타는 이번 발표에서 퀘스트3의 정확한 사양 수치 등을 공개하지만 않았지만 제품 디자인과 핵심적인 변화 몇 가지를 먼저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MR 기능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퀘스트3는 퀘스트 프로처럼 컬러 패스스루 기능을 지원한다. 패스스루는 헤드셋의 카메라를 통해서 외부 환경을 확인하는 기능을 말한다. MR이나 증강현실(AR) 구현에 활용된다.

기존 퀘스트2의 패스스루 기능은 컨트롤러 추적을 위한 적외선 카메라를 활용하는 방식이라 색상도 흑백이고, 해상도도 낮았다. 처음부터 MR을 상정하고 만든 기능이 아니라, VR 사용 중 안전을 위한 외부 환경 확인 등 제한적 용도로 만든 기능이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퀘스트3는 패스스루를 위한 전용 RGB 카메라 두 개를 추가하고 여기에 깊이 센서까지 추가했다. VR뿐만 아니라 MR 기능도 온전히 지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퀘스트3는 전작보다 MR 기능을 강화했다. 출처=메타
퀘스트3는 전작보다 MR 기능을 강화했다. 출처=메타

기기 디자인도 더 날렵하게 변했다. 메타 측은 퀘스트3가 퀘스트2와 비교해 40% 더 얇아졌다고 밝혔다. 퀘스트2를 비롯해 기존 VR 헤드셋에 주로 쓰이던 프레넬 렌즈보다 더 얇은 팬케이크 렌즈를 채택한 덕분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는 퀄컴과 공동 개발한 차세대 스냅드래곤 칩세트가 탑재된다. 구체적 모델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스냅드래곤 XR2 2세대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메타는 퀘스트3에 탑재될 칩세트의 GPU 성능이 이전 세대와 비교해 2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우리의 가장 강력한 헤드셋(Our Most Powerful Headset Yet)”이라는 메타 측 표현으로 미루어 볼 때 순수 성능만 놓고 보면 고급형 제품인 퀘스트 프로 이상이 될 전망이다. 퀘스트2에는 스냅드래곤 XR2 1세대가, 퀘스트 프로에는 스냅드래곤 XR2 플러스가 탑재됐었다.

퀘스트2(왼쪽)에 비해 40% 얇아졌다. 출처=메타
퀘스트2(왼쪽)에 비해 40% 얇아졌다. 출처=메타

컨트롤러도 바뀌었다. 터치 플러스 컨트롤러라는 이름이 붙은 새 컨트롤러는 퀘스트 프로의 터치 프로 컨트롤러처럼 ‘트루터치 햅틱’을 지원한다. 좀 더 실감 나는 진동 반응으로 몰입감을 높여주는 기능이다.

적외선 센서가 몰려있던 고리가 사라지면서 크기가 좀 더 아담해진 것도 눈에 띈다. 다만 퀘스트 프로와 함께 공개했던 터치 프로 컨트롤러처럼 컨트롤러 자체에 트래킹용 카메라가 달린 건 아니고, 여전히 적외선 센서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트래킹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적은 적외선 센서로도 정교한 트래킹이 가능해졌다는 게 메타 측의 설명이다. 원한다면 퀘스트3와 터치 프로 컨트롤러와 함께 사용할 수도 있다.

터치 플러스 컨트롤러. 컨트롤러를 감쌌던 고리가 사라졌다. 출처=메타
터치 플러스 컨트롤러. 컨트롤러를 감쌌던 고리가 사라졌다. 출처=메타

메타 퀘스트3 가격은 128GB 모델 기준 499달러다. 국내 판매가는 73만 원으로 책정됐다. 제품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오는 9월 27일로 예정된 메타의 연례행사인 ‘메타 커넥트’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메타가 VR 헤드셋 신제품을 출시 3개월 이상 앞두고 커넥트가 아닌 별도의 행사를 통해 먼저 공개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메타 퀘스트2는 출시 한 달 전, 메타 퀘스트 프로는 출시 2주 전에야 정식 공개됐었다. 이 때문에 메타가 오는 5일 세계 연례 개발자 회의(WWDC)에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의 MR 헤드셋을 의식해 발표를 서둘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타는 이번 퀘스트3 발표와 동시에 퀘스트2 가격도 내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4일부로 퀘스트2 가격은 128GB 모델 기준으로 399달러에서 299달러로 인하됐다. 지난해 중순 한 차례 인상했던 가격을 출시 초기 가격으로 다시 인하한 것이다.

메타 퀘스트2. 출처=IT동아
메타 퀘스트2. 출처=IT동아

국내 판매가는 55만 9000원에서 44만 9000원으로 인하했다. 출시가로 그대로 돌아간 미국과 달리 41만 4000원이었던 이전 가격보다 조금 오른 44만 9000원으로 책정된 것인데, 당시와 비교해 높아진 환율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퀘스트2와 퀘스트 프로 성능도 업데이트로 소폭 개선될 예정이다. 메타는 조만간 이뤄질 업데이트로 퀘스트2와 퀘스트2 프로의 CPU 성능이 최대 25%, GPU 속도는 퀘스트2의 경우 19%, 퀘스트 프로의 경우 11%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GPU 작동 주파수를 490MHz에서 525MHz로 상향하는 등 업데이트로 하드웨어 성능을 개선한 바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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