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시대] 전기차 전용타이어 특징과 설계 시 고려할 사항들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6월 20일 10시 36분


바야흐로 전기차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전동화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자동차 엔진과 소재, 부품뿐만 아니라 연료를 채우는 방식까지 기존과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수한 의문점이 생겨납니다. ‘비 오는 날 전기차를 충전해도 될까’와 같은 질문입니다. 이에 IT동아는 전기차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살펴보는 ‘EV(Electric Vehicle) 시대’ 기고를 격주로 연재합니다.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전기차는 배터리의 힘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가능한 배터리 소모를 줄여야 멀리 갈 수 있습니다. 전기차에 맞는 타이어를 잘 활용하면, 배터리 소모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습니다. 타이어가 도로 노면과 접촉하면서 생기는 구름마찰(한 물체가 다른 물체의 면 위를 회전할 때 생기는 마찰)을 최소화하는 원리입니다. 사람의 신발도 사용 목적에 따라 바닥이 다른 것처럼, 자동차 타이어도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하는 이치입니다.
출처=한국타이어
출처=한국타이어

‘꼭 전기차 타이어를 탑재해야 하는지, 전기차에 일반차량용 타이어를 장착해도 좋은지’ 질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전기차는 타이어 개발 시 차량무게와 소음, 주행성능, 선회 성능(가속한 상태에서의 회전 성능) 등을 고려해 맞춤 설계합니다. 전기차에 배터리를 탑재하므로 일반 차량보다 공차중량이 200kg 이상 더 무겁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내연기관에 맞게 설계된 일반차량용 타이어를 전기차에 장착하면 평소보다 더 빨리 마모될 확률이 높습니다.

또 내연기관은 정지상태에서 출발 시 속도가 서서히 빨라지는 반면, 전기차는 출발 시 순간적으로 마력이 타이어에 전달되므로 마모도 심한 편입니다. 그래서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차에 비해 내마모성(마찰에도 잘 닳지 않고 견디는 성질)을 30% 이상 높여야 합니다. 전기차 타이어는 전기차 무게에 맞는 내마모성과 내구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가급적 전용 타이어를 쓰는 게 좋습니다.

전기차 타이어 교체시기는 언제일까요? 어떤 차도 마찬가지지만, 점검을 통해 타이어 마모가 심하면 교환해야 합니다. 다만 전기차는 자동차 중량이 무거워 내연기관차보다 20~30% 정도 빨리 마모됩니다. 물론 운전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내연기관차보다 타이어 교환 시기가 더 빨리 찾아온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또 이륜구동보다 사륜구동 전기차의 타이어 상태를 좀 더 자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륜구동의 경우, 네 바퀴에 동력 배분을 하기 때문에 미끄러짐이나 도로 마찰을 더 심하게 받아 타이어가 더 빨리 마모되기 때문입니다.
출처=미쉐린코리아
출처=미쉐린코리아

그렇다면 전기차 설계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의 무게와 타이어 마모, 소음, 구름마찰의 최소화를 동시에 고려해야 합니다. 타이어는 자동차의 부품 중 지면에 닿는 유일한 부품이며, 자동차의 기본기라고 할 수 있는 승차감과 핸들링, 진동, 소음, 연비 효율 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타이어는 핸들링과 제동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이에 따라 전기차 타이어 제조사는 구름마찰을 줄이고 방향 전환 시 선회력을 설계에 반영, 각 타이어의 구성 요소별 역할을 구분해 개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타이어의 트레드(노면과 맞닿는 타이어 표면) 형상에 집중해 접지력을 높여 핸들링과 제동성능을 향상하고, 타이어 사이드 월(타이어 측면)의 주행 중 변형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구름마찰을 줄이고 있습니다. 전기차 타이어의 트레드 접지면적을 최대한 늘리되 패턴과 깊이 등을 고려해 가속 시 미끄러지는 현상을 방지하는 것이지요.

전기차는 내연기관처럼 엔진 소음이 발생하지 않아 주행 시 실내에서 타이어 소음과 바람소리(윈드노이즈)만 들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타이어 소음이 심하면 전기차 타이어로 적합하지 않으므로, 타이어가 노면과 접촉할 때 발생하는 소음 역시 개발 단계에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입니다. 전기차 타이어 제조사의 승패는 차량 무게를 온전히 견디면서도 접지력, 소음, 주행 안정성, 내마모성등 등을 충족한 제품을 내놓는지 여부로 갈릴 것입니다.

글 / 문학훈 오산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오산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로 재직 중인 문학훈 교수는 자동차 정비 기능장이자, 공학박사(명지대학교 대학원 기계공학과 박사)다. 현대자동차 정비연수원과 기아자동차 해외품질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 국토교통부 안전·하자 심의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정리 / 동아닷컴 IT전문 김동진 기자(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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