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이 금성 대기 장기 관측에 도전한다. IBS는 지난해 기후 및 지구과학연구단에 행성대기그룹(PAG)을 출범시켰다. PAG는 올해 행성 관측용 탑재체를 국내 업체와 개발을 시작하는 것으로 ‘금성 장기 프로젝트’(CLOVE)를 수행 중이다.
PAG를 이끄는 이연주 박사(CI 연구단장)는 한국과학기자협회와 IBS가 23일 서울 강남구에서 연 과학미디어아카데미에서 “2026년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발사한 뒤 3년마다 초소형 위성을 보내 10~15년간 금성을 관측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는 태양 활동 주기(11년)보다 긴 시간이다.
이 박사는 이어 “(다른 행성 관측 임무에 비해) 저예산이더라고 하더라도 충분히 과학적으로 가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라며 “이 자료를 이용해서 미래의 금성 탐사선 팀들과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에 따르면 허블 우주망원경, JWST(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등의 우주 망원경으로도 금성 관측을 할 수 있다. 다만 지구에서 금성을 관측하려면 태양 쪽을 향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태양이 너무 밝아 우주 망원경 관측은 주로 태양 반대편을 향하는 경우가 많고 태양에서 나오는 광선·입자 등으로 인한 센서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2031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29년과 2030년에 금성 탐사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중국과 인도도 관련 계획을 추진 중이다.
최근 금성 관측이 과학계에서 추진되는 배경에는 ‘생물이 있는 외계 행성 탐사’ 연구가 있다. 과거 외계 행성은 가스형 행성 위주로 이뤄졌지만 기술이 발전하며 지구나 금성과 같은 암석형 행성의 관측 사례도 늘고 있다.
금성은 지구와 비슷한 크기, 질량을 가지고 있다. 금성 관측 데이터가 쌓여 금성과 지구가 왜 지금의 모습이 됐는지 알게 되면 암석형 행성의 생명 존재 가능성 규명에 도움이 된다.
이 박사는 “확인된 외계행성은 5000개가 넘는다. 과학자들은 생명이 존재할지 모르는 암석형 외기 행성에 관심이 있다”며 “금성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후보 지역에 있으면서 생명체가 존재하기 어려운 행성이다. (금성 관측은) 외계행성 분석에도 적용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우주항공청 설립에 대해서도 “빨리 만들어져서 국제 협력을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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