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영업 중인 PC방의 3분의 1이 불법 도박 및 사행행위를 벌이는 불법 업체로 악용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이들은 PC방이라는 이름을 쓴 도박장이 성행하고 있다며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면밀한 관리를 주문했다.
이어 정부 및 수사당국의 실태 파악을 비롯해 신속한 신고 시스템 구축을 주문하기도 했다.
29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과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게임법정책학회,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은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PC방을 가장한 도박장의 근절방안 마련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정원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PC방을 가장한 이른바 어플방 등의 불법 도박 사행행위 현황, 문제점 및 대응’를 발표했다.
정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콘텐츠진흥원의 게임백서를 비롯해 언론 자료 등을 종합해 국내에서 영업 중인 ‘PC방을 가장한 불법 도박 및 사행행위 장소’가 약 3200개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게임산업에서 PC방으로 등록을 한 업체가 2021년 약 9265개에 달하고, 올해 6월 기준 유명 게임회사 가맹으로 PC방이라 인증된 사업체 수가 약 6030개로 추정돼서다.
정 교수는 “1년 6개월간의 시차가 있지만 약 3200개의 불법 업체가 있다고 보인다”며 “이 추정치는 PC방을 가장해 불법 환전 영업을 하는 등의 업체 수”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 과정에서 정확하지 않은 통계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게임백서에 기재된 PC방의 수는 국세청의 기준이고,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발간하는 사후관리 연감 기준은 행정안전부의 기준을 따른 것이라 업체 수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상헌 게임위 본부장은 “2023년 5월 기준 PC방으로 등록한 업체는 약 1만8000개에 달하는데, 그렇게 치면 사행적으로 운영되는 PC방은 그 수가 더 많다고 추정하고 있다”며 “실제 2년 전부터 서울 지역의 세개 구를 전수조사 해보니 실제 행안부 수치와 약 20~30% 차이가 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실태 파악과 더불어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이상헌 본부장은 “최근 게임위는 대구에 영남권, 광주에 호남권, 천안에 중부권 등 지방사무소를 권역별로 만들엇다”며 “지역마다 각기 다른 형태로 운영되는 사행성 PC방들이 많다. 특히 각 지역 청과 단속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을 강구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헀다.
정정원 교수 또한 “피해자가 생기거나 수사기관의 인지하는 경우 수사가 시작된다”며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유관 기관들이 공조를 통해 신고할 수 있는 하나의 창구를 구축했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정훈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윤지영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형사정책연구본부 본부장, 김대원 성균관대 교수, 정대준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이사, 노동진 경찰청 범죄예방정책과 생활질서계 계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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