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80m 동굴 속에 사는 이 거미, 눈이 없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6일 14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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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자원관, '한국구슬거미'로 명명…국가생물종목록 등록

눈이 없는 신종 거미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이승환 서울대 교수 연구진과 동굴성 거미류의 생물다양성 공동연구를 통해 눈이 퇴화된 거미 신종 1종을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거미는 지난해 2월 경상남도 합천군의 한 동굴에서 발견됐다.

생물의 분류학상 위치 및 종(species)의 정보를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 학술(종동정 확인)적으로 전 세계에서 처음 발견된 생물종임을 확인했다.

이 거미는 일생을 동굴의 내부에서 보내는 ‘진동굴성 동물’로, 처음 발견된 동굴의 입구로부터 약 80m 정도 들어간 습하고 어두운 곳에서 서식하고 있다.

어둡고 기온·습도가 일정한 서식 환경에 적합하게 몸 구조는 진화했다.

몸의 크기는 약 1㎜ 정도로 작고, 습기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8개의 긴 다리를 가졌으며, 눈이 퇴화해 없다. 몸 색깔은 태양광선이나 포식자를 고려하지 않은 매우 엷은 갈색을 띤다. 빛을 비추면 몸과 다리에서 푸른빛이 영롱하게 반사된다.

동굴의 벽 틈 등에 편평한 형태의 거미줄을 치고 매달려 산다. 거미줄을 이용해 작은 곤충류를 포식하는 것으로 관찰됐을 뿐, 생활사 등 생태적 정보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거미가 동굴에서 빛을 받으면 영롱한 구슬처럼 보인다고 ‘한국구슬거미’(Telema coreana)로 이름 짓고 연내 ‘국가생물종목록’에 신종으로 등록·관리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동굴성 거미로는 잔나비거미, 유령거미, 굴아기거미, 두더지거미 등이 있다. 이들 중 일생을 동굴에서 보내는 진동굴성거미는 고려잔나비거미, 호계잔나비거미, 환선잔나비거미로 알려져 있다.

서민환 생물자원관장은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기록이 없었던 신종 거미를 확인한 것은 학술적으로 의미가 있다”며 “우리나라 생물주권 확보 및 강화를 위한 기초 성과 중 하나로 동굴성 무척추동물의 본격적인 조사·연구 활성화는 물론 주요 서식처인 동굴의 보전·관리를 위한 정책 마련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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