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기 걸그룹 ‘뉴진스’와 함께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젊은층 10명 중 7명이 아이폰을 쓰는 점에 주목해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서다.
여기에 맞서 삼성전자는 26일 갤럭시 언팩(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최신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을 발표한다. 올해도 이동통신사와 함께 갤럭시Z플립 기반 ‘젠지’(GenZ)폰을 판매할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애플에 따르면 ‘뉴진스’는 신곡 ‘ETA’ 뮤직비디오를 ‘아이폰14 프로’(4800만 화소)로 촬영했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을 알리기 위해 유명 아티스트가 아이폰으로 작품을 찍는 ‘샷 온 아이폰’(Shot On iPhone) 캠페인의 일환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두 번째 ‘샷 온 아이폰’ 캠페인이다. 애플은 지난해 영화감독 박찬욱과 함께 단편영화 ‘일장춘몽’을 만들었다. 이 작품은 유명 글로벌 광고제 ‘D&AD’(디앤애드)에서 ‘옐로펜슬’(Yellow Pencil)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뮤직비디오에는 아이폰이 적극 활용됐다. 뉴진스 멤버들이 친구의 남자친구가 낯선 여자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아이폰으로 찍는 모습이 담겼다.
또 뉴진스가 춤추는 장면은 아이폰14 프로의 ‘액션모드’로 촬영됐다. 액션 모드는 카메라가 흔들려도 영상을 안정적으로 촬영하는 기능이다.
애플과 뉴진스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애플은 올해 3월 국내 5번째 애플스토어 ‘애플 강남’을 개점하면서 뉴진스와 청음 행사를 열었다.
당시 팀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애플 강남에서 열리는 특별 행사에서 ‘뉴진스’를 초청해 매우 기뻤다”며 팬심을 드러냈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애플이 젊은 소비자들이 주로 아이폰을 쓴다는 점에서 뉴진스와 연이어 협업한다고 본다.
국내 시장은 삼성전자의 텃밭이지만, MZ세대들은 갤럭시 폰보다 아이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시장조사업체 한국갤럽의 ‘2023 스마트폰 사용률&브랜드’ 조사에 따르면 국내 18~29세의 65%가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 소비자 비중은 32%였다.
특히 18~29세 여성 10명 중 7명(71%)은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 소비자의 아이폰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는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18~28세 소비자의 아이폰 사용률은 52%, 갤럭시 사용률은 44%였다. 1년 만에 아이폰 비중은 13%포인트(p) 늘고, 삼성전자는 12%p 줄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번 언팩 행사를 통해 MZ세대를 겨냥해 어떤 마케팅 전략을 펼칠지 주목하고 있다. 정호진 삼성전자 한국총괄 MX(모바일경험) 부사장은 6월 기자 간담회에서 “저희 경쟁사(애플)가 젊은 세대들에게 인정받는 제품을 운용하고 있다는 것을 저희가 신경 안 쓰는 건 아니다”며 “삼성도 저희만의 색깔을 갖고 제공할 수 있는 삼성만의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BTS 멤버를 앰버서더(홍보대사)로 선정하고 폴더블폰을 홍보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달 17일 삼성전자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멤버 슈가의 뒷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리며 BTS와의 협업을 예고한 상태다.
‘젠지’ 스마트폰을 다시 선보일지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에서 실버(은색) 프레임과 전후면 화이트(흰색) 색상의 ‘갤럭시Z플립4’와 Z세대가 선호하는 선물을 담은 패키지 상품 ‘젠지폰’을 이동통신 3사를 통해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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