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AT x IT동아]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IT동아는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품, 그리고 독창적인 기술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전국 각지의 농업 스타트업을 만나보세요.
축산가는 소와 닭, 돼지 등 가축을 아주 소중히 여기고 챙긴다. 가축이 아파하는 곳은 없는지, 춥거나 덥게 지내지는 않는지, 잠은 잘 자고 식사는 잘 하는지 늘 눈여겨본다. 가축이 출산할 때에는 유독 신경을 기울인다. 그래야 부모 가축과 자식 가축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까닭이다.
농산업을 한결 편리하게 바꾼 정보통신기술이 이제는 축산업에 수혜를 가져다준다. 그 선봉에 선 곳이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함께하는 축산 스타트업 (주)아이티테크(이하 아이티테크)다.
아이티테크는 인공지능기반 가축 이상징후 탐지 시스템(이하 AI CDS, AI Cattle abnormal Detect System)을 연구 개발한다. 축사에 있는 가축이 나타내는 이상 징후를 인공지능으로 포착, 축산가에게 스마트폰 알림으로 즉시 알리는 기술이다.
아이티테크 AI CDS의 사용 대상은 '소'다. 포착 가능한 이상 징후는 발정과 열 질병, 뒤집힘이다. 소의 발정 주기는 21일 남짓이다. 이 때 주기를 맞춰 인공수정을 해야 송아지를 낳는데, 시기를 놓치면 또 21일 남짓을 기다려야 한다. 그 만큼 송아지의 출하 시기가 늦어지면 축산가는 손해를 보는 셈이다.
아이티테크 AI CDS는 인공지능으로 소의 동작을 분석, 소의 발정 유무를 97% 이상의 정확도로 파악한다. 덕분에 축산가는 소의 발정 주기를 일일이 계산하거나 놓칠 필요 없이 손쉽게 대응한다.
이 기술의 또 하나의 장점은, 폐사율이 최대 25%에 달하는 소의 열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도록 돕는 점이다. 열화상 이미지 센서로 축사 안 송아지와 소의 체온을 측정하는 원리다. 이것만으로도 소의 호흡기나 소화기 열질병을 빠르게 찾아내 축산가가 사전 대비하도록 돕는다. 덕분에 송아지의 폐사율을 많이 낮춘다.
소가 뒤집혀서 폐사하는 문제도 아이티테크 AI CDS가 해결한다. 비육우는 약 26개월~30개월 사이, 살이 가장 많이 쪘을 때 주로 출하한다. 이 때 간혹 소가 자다가 뒤집히는 경우가 있다. 살이 많이 찐 소는 발버둥을 쳐도 혼자 일어나지 못한다. 그렇게 세 시간만 지나도 소는 폐사한다. AI CDS로 방지 가능한 문제다.
아이티테크는 AI CDS를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열화상·RGB 영상 카메라'로 구성한다. 돋보이는 점은 이 제품이 클라우드 서버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 안에 인공지능을 내장한 독립 기기로 움직이는 점이다. 덕분에 설치 시 비용을 절감한다. 새로운 기능을 더하거나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손쉽다. 여기에 아이티테크는 가축이 나타내는 이상 징후를 구분하려고 10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 결과물을 AI CDS에 넣었다. 이 기술이 2019년 빅데이터 스마트팜 아이디어 공모전 대상,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대상을 받은 비결이다.
이전에도 소의 이상 징후를 알아내는 센서는 있었다. 하지만, 이 센서는 소 한 마리당 한 개씩 장착해야 한다. 그나마도 센서 하나가 한두 가지 역할만 했다. 암소에게만 장착 가능하거나 소의 위에 넣어야 하는 등 제약도 많았다. 반면, 아이티테크 AI CDS는 360도 회전형 카메라다. 축사 안에 한 대만 설치해도 곳곳을 두루 살피며 소 100마리의 이상 징후를 알아낸다.
김동로 대표를 포함한 아이티테크 임직원들은 각자의 역량과 경험을 살려서 기술집약 제품인 AI CDS를 만들었다. 김동로 대표는 2016년 귀농 후 축산업을 하다가 차량용 ADAS(운전자 지원 시스템), 인공지능과 전장 개발 경력을 응용해 동물의 이상 징후 감지 시스템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아이티테크 하드·소프트웨어 개발진도 대부분 20년 이상 정보통신기술을 연마했다. 이들은 축사를 인수해 운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축산가 특화 정보통신기술을 연구했다. 그 성과가 AI CDS다.
아이티테크는 충남 예산의 축산가 여러 곳에서 AI CDS를 운용 중이다. 모두 소 사육 두수 200두 이상인 중형 축산가다. 한 번식우 축산가는 아이티테크의 AI CDS를 도입해 소의 폐사율을 13%에서 5%로 많이 줄였다. 소의 발정 탐지 정확도는 공인 성적에서 97%, 자체 조사에서 95% 이상으로 나타났다. 뒤집힌 소도 빠르게 찾아내는 덕분에 비육우 농가의 소 폐사율을 5%~10%에서 1%로 줄였다.
AI CDS의 개념 증명과 실증을 마친 아이티테크는 상용화에 나선다. 이미 나라장터 등록 절차를 밟았다. KC 인증과 마스 인증을 취득 후, 지금은 보안 인증(TTA) 심사 중이다. 가격은 기존의 인공지능 감지 카메라보다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정할 예정이다. 이어 올해 10월부터는 AI CDS를 양산 판매한다. 김동로 대표는 이미 제품의 양산 판매에 필요한 모든 체계를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아이티테크는 인공지능기반 가축 이상징후 탐지 시스템의 적용 범위를 돼지, 닭 축산가로까지 넓힌다. 이미 돼지가 서로 싸우거나 꼬리를 스스로 자르는 등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 개발 중이다. 양계장이 유용하게 쓸 열감지 기술도 개발했다. AI CDS는 독립 기기인 덕분에, 이렇게 개발한 인공지능 기술을 본체 메인보드에 이식만 하면 바로 활용 가능하다.
소 축산가를 위한 기능 개선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아이티테크는 소의 분만 징후 예측 기술을 개발 중이다. 소가 처음 낳은 송아지의 폐사율은 15%에 달할 정도로 높다. 소의 분만 징후를 포착, 쉽게 송아지를 낳도록 도우면 소와 송아지의 폐사율을 많이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까지 다다르려면, 아이티테크는 AI CDS의 효용을 꾸준히 증명해야 한다. 축산가 대상 시범 혹은 보조 사업에 참여해 성과를 내고, 대내외에 알릴 레퍼런스를 쌓아야 한다. 제품 판로도 뚫어야 한다. 축산 스타트업이 하기에는 아주 벅찬 일이다.
김동로 대표의 승부수는 기술력이다. 우선 정보통신기술의 완성도를 앞세워 축산가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를 토대로 정부 기관과 지자체에 AI CDS의 효용을 알린다. 혁신제품 등록도 시도한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도 힘을 보탠다. 아이티테크가 AI CDS의 개념 증명과 상품화를 마치도록, 판로를 확보하도록 도운데 이어 각종 육성 프로그램과 홍보 마케팅 지원에 나선다.
김동로 대표는 “축산가의 고민, 가축이 잘 죽거나 번식을 하지 못하는 문제를 정보통신기술로 해결하겠다. 우리나라 축산가의 고민을 푼 다음 미국과 유럽, 일본 등지에 출원한 특허를 딛고 해외 축산가의 어려움까지 해결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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