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23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물’이 존재한다고 추정되는 달의 남극에 세계 최초로 착륙했다. 달 표면에 착륙한 국가로는 소련(현 러시아), 미국, 중국에 이어 4번째다.
인도의 달 착륙선 ‘찬드라얀 3호’의 착륙 모듈인 ‘비크람’은 23일 한국시간 오후 9시 33분 달 남극 부근인 남위 약 70도, 남극에서 약 595km 떨어진 ‘보구슬라우스키 분화구’의 서쪽 부근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태양 그림자에 가려져 착륙이 어려운 달의 남극에 인류의 탈 탐사선이 착륙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일정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비크람이 성공적으로 착륙하자 “지금은 전례없는 순간이다. 새롭고 발전하는 인도를 위한 순간이며, 이번 성공은 인도뿐 아니라 모든 인류의 성공”이라고 말했다.
찬드라얀 3호는 실제로 착륙 임무를 수행하는 착륙 모듈 ‘비크람’과 지구를 떠날 때부터 달 상공 궤도까지 착륙선을 운반하는 추진 모듈로 구성됐다. 비크람은 지난 17일 달 착륙을 앞두고 추진 모듈에서 분리돼 궤도를 돌고 있었다. 약 6일간 달 궤도를 돈 뒤 23일 착륙에 성공했다. 인류가 달에 성공적으로 착륙선을 안착시킨 건 2020년 중국 이후 3년 만이다. 당초 인도보다 빠른 경로를 택한 러시아의 ‘루나 25호’가 인도에 앞서 달의 남극에 착륙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엔진 이상으로 달에 추락해 파괴됐다.
인도가 23일 착륙을 결정한 이유는 이날이 달의 남극에 해가 뜨는 날이기 때문이다. 지구와 달리 달은 약 14일간 태양에 노출된다. 찬드라얀 3호의 임무도 이 기간과 같다. 착륙선을 비롯한 각종 장비가 태양열로 구동되기 때문에 태양이 뜨는 기간에 맞춰 임무기간을 정했다.
이제 관건은 달에 존재하는 얼음을 발견할 수 있느냐다. 2008년 인도의 첫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가 관측한 결과에 따라 달에 물과 얼음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에 따라 인도, 러시아 등 각국이 달 남극 탐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실제 물 및 얼음의 존재 여부는 실제 착륙 이후 탐사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비크람에는 달 표면의 열 특성, 지진 활동 여부, 플라즈마 밀도 등을 측정하는 장비가 탑재돼있다. 비크람이 품고 있는 26kg가량의 탐사 로버 ‘프라그얀’은 2주 동안 달 표면 광물의 원소를 분석하고 얼음 흔적을 조사할 예정이다. 일련의 과학 실험을 통해 실제 달 표면에 얼음이 있는지가 최종 확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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