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필립스가 처음으로 선보인 에어프라이어(Airfryer)는 이제 주방의 ‘필수템’ 중 하나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에어프라이어 조리용 간편 식품도 나올 정도니 이제 전자렌지 못지않은 위상을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렇게 에어프라이어가 인기를 끄니 시중에 다양한 제조사의 제품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몇 년 전부터는 오븐형 에어프라이어라는 새로운 형태 제품도 등장해서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이런 오븐형 에어프라이어는 기존 에어프라이어와 무엇이 다르고,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요? mobXXXX님이 보내주신 질문입니다.
"안녕하세요. 에어프라이어를 하나 사려고 하는 데요. 오븐형 에어프라이어라는 제품도 많더라고요. 이게 기존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랑 어떤 차이가 있는 건지, 저 같은 1인 가구엔 어떤 게 더 좋을지 궁금합니다." (일부 내용 편집)
에어프라이어도 사실은 오븐의 일종?
에어프라이어는 열풍, 즉 뜨거운 바람으로 음식을 익히는 조리 도구입니다. 이렇게 공기나 물 같은 흐르는 물질을 통해 열이 전달되는 현상을 대류(Convection)라고 합니다. 그리고 대류로 음식을 익히는 대표적인 조리 도구가 컨벡션 오븐(Convection Oven)인데요. 오븐 내부 벽면에 달린 팬이 뜨거운 공기를 순환시키면서 조리 속도를 높이는 원리입니다. 똑같이 대류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에어프라이어도 컨벡션 오븐의 일종으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실제 조리 결과도 비슷하고요. ‘에어프라이(Airfry)’가 에어프라이어로만 가능한 새로운 조리법이 아니라,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하는 이유입니다.
이는 결국 오븐형 에어프라이어라는 것도 사실은 그냥 컨벡션 오븐에 불과하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기존 에어프라이어들이 조리 공간을 서랍처럼 밀고 당겨서 여닫는 구조를 취했다면, 오븐형 에어프라이어는 '오븐형'이라는 말처럼 기존 오븐과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요. 태생이 컨벡션 오븐의 다른 형태였던 제품을 다시 전통적인 오븐 형태로 만든 것이니, 사실 오븐과 차이점이 없는 셈입니다. 에어프라이어의 인기가 높아지자 오븐보다 에어프라이어란 이름을 더 강조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 용어가 탄생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물론 오븐형 에어프라이어가 기존 시중에 판매되던 컨벡션 오븐과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에어프라이어라는 콘셉트에 좀 더 충실하게 튀김망 형태로 된 랙(Rack)을 제공하고, 가로가 긴 직사각 형태가 대세였던 기존 전기 오븐과 달리 형태도 정사각에 가까워 수직 공간을 좀 더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 많습니다.
물론 작동 방식이나 원리는 오븐과 동일합니다. 그래서 오븐형 에어프라이어는 일반 오븐처럼 활용 가능한 게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사실은 오븐이니깐요. 서랍형 에어프라이어로는 제한적인 베이킹 용도로도 더 널리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용량도 장점입니다. 서랍형 에어프라이어는 5L 내외의 용량이 일반적이고, 대용량 제품이라 하더라도 9L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오븐형 에어프라이어는 10L를 넘는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대부분 저가 전기 오븐과 마찬가지로 오븐형 에어프라이어는 위아래로 열선이 그대로 노출된 경우가 많은데요. 크기가 작은 데다 이렇게 열선이 직접 노출되어 있다 보니 대류열보다는 열선에서 발생하는 열이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복사열이 조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골고루 익기보다는 열선과 가까운 부분의 음식이 타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도 복사열의 영향이 큰 탓이고요.
결국 오븐형 에어프라이어는 컨벡션 오븐이기는 하지만, 크기가 작다 보니 대류 현상을 제대로 조리에 활용하지 못하는 셈입니다. 제대로 된 컨벡션 오븐이 대부분 크고 비싼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대류 효과만 놓고 보면 오히려 열풍을 위에서 강하게 쏴주는 서랍형 구조가 오히려 효과가 좋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1~2인 가구로 조리양이 많지 않다면 서랍형 제품이, 식구 수가 많고 대용량 조리를 즐기거나 베이킹 용도 등 일반 오븐처럼 활용도 하고 싶다면 오븐형 제품이 더 알맞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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