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물건을 고를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직접 물건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식품이나 공산품, 생활용품 등의 상품이라면 그나마 낫지만 가전제품이나 의류 등 특성의 제품은 고르기가 어렵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평가가 다른 음향기기도 마찬가지다. 음향 기기는 유닛의 종류나 형태, 활용 조건 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가짓수가 많고, 또 브랜드마다 소프트웨어 지원이나 음향 특성이 다 달라서 직접 들어봐도 고르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으로 구매한다는 것은 상품 페이지만 보고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이럴 때 알면 도움 되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고르는 다섯 가지 방법에 대해 짚어본다.
첫째, 거치형인가 휴대용인가 고려해야
블루투스 오디오는 스피커와 앰프가 일체형으로 이뤄진 형태며, 전원에 따라 유선과 무선으로 나뉜다. 유선 블루투스 오디오의 경우 220V 등 전원을 연결한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고, 휴대성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크고 무거운 편이다. 반면 전원이 계속 공급되기 때문에 무선에 비해 더 소리도 크고 울림의 깊이가 있다. 무선 블루투스 오디오는 내부에 배터리를 탑재하며, 휴대성을 고려해 크기도 작고 가벼운 제품이 많다. 전원 공급의 제약으로 사용 시간이 정해져있고 같은 가격대의 유선 스피커보다 출력도 약하다.
따라서 실내의 고정된 위치에서 블루투스 오디오를 사용할 계획이라면 일체형 블루투스 오디오를 구매해야 금액 대비 더 좋은 음질을 누릴 수 있고, 야외에서 활용할 계획이라면 손잡이나 방수 기능 등이 갖춰진 무선 블루투스 오디오가 낫다. 물론 유무선 겸용으로 사용하는 블루투스 오디오들도 있긴 한데, 배터리 성능이 빈약하거나 제품 자체가 크거나 애매한 감이 있다. 둘째, 원하는 활용 조건에 따라 출력 고려해야
무선 블루투스 오디오의 활용도는 사실상 크기와 무게에 달렸다. 290g으로 작고 가벼운 보스 사운드링크 마이크로 같은 제품도 있는 반면, JBL 붐박스나 LG 엑스붐 360 시리즈처럼 5~6kg를 넘는 제품들도 있다. 당연히 작은 제품이 휴대성이 좋지만 출력은 약하고, 무거운 제품일수록 더 넓은 공간에서 쓸 수 있다. 활용하는 조건을 고려하면서, 휴대가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의 크기의 제품을 선택하는 게 적절하다.
예를 들어 등산이나 러닝, 백패킹 같은 조건이라면 보스 사운드링크 마이크로나 JBL GO 3처럼 소리 크기는 좀 작아도 최대한 가볍고 휴대가 편한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자전거에 사용한다면 JBL 펄스 4처럼 텀블러 형태의 제품을 쓰기도 하며, 캠핑이나 소풍, 여행 등 무게 부담이 적은 경우에는 보스 사운드링크 플렉스 혹은 이보다 더 큰 제품을 써도 좋다. 작은 제품보다는 텀블러만 한 사이즈의 제품이 다용도로 활용하기 좋다. 만약 야외 공연이나 강당 등 더 큰 공간에서 사용할 제품을 찾는다면 양손으로 휴대하는 수준의 큰 제품도 생각해 본다. 셋째, 스피커의 구성을 간단히라도 이해하는 게 좋다
여러 종류의 블루투스 스피커를 접해본 적이 있다면, 제품의 크기가 비슷해도 소리의 깊이나 볼륨이 다 다르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제품과 브랜드마다 스피커 드라이버, 울림통 등 구성이 제각각 이어서다. 크기가 작고 내부 공간이 좁을수록 유닛 하나가 전체 음역대를 소화하는 풀레인지 드라이버로 구성되고, 가격대가 올라가고 크기가 커질수록 드라이버를 두 개로 구성하는 스테레오 사운드나 저음역대의 우퍼가 분리되는 등 다양한 조합이 반영된다.
따라서 같은 가격의 제품을 고른다면 제품의 가청주파수나 저항값 같은 단위가 아니라 사운드 드라이버의 개수나 배치 등을 보는 게 좋다. 또한 울림통이 원통형이거나 별도의 우퍼가 있는 제품일수록 저음역대가 강조되는 편이라는 점도 참고하자. 보스 사운드링크 플렉스처럼 스피커가 놓인 방향을 감지해 사운드를 조절하는 포지션IQ(PositionIQ) 같은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애플 홈팟처럼 드라이버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니, 음질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들어봐야 한다.
넷째, 스피커의 연결성이나 활용도도 중요하다
블루투스 스피커의 핵심은 스마트폰에 있는 노래를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재생하는 게 전부다. 그렇다 보니 전력 효율이나 전송 거리 등 실사용에 큰 의미가 없는 블루투스 버전을 강조하고, 정작 중요한 소프트웨어나 호환성, 지원 코덱 등은 미비한 제품들도 있다. 따라서 애플리케이션이나 장치 호환성, 코덱 지원 등이 잘 되고 꾸준히 업데이트도 제공되는 글로벌 브랜드의 제품을 고르는 게 낫다.
코덱은 CD급의 음질을 지원하는 aptX나 고음질 프로파일 A2DP, 소니의 고해상도 코덱인 LDAC 등이 있지만 스마트폰과 스피커, 음원 모두 이 기능에 대응해야 하니 코덱까지 세세하게 고려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스마트폰에서 전용 앱을 지원하는지를 고려하는 게 좋다. 전용 앱이 있으면 추후 동일 브랜드 제품을 샀을 때 연동되는 경우가 많고, 또 이퀄라이저를 통해 음향을 조절한다거나 프로필을 기록해 두는 등의 설정이 가능해진다. 다섯 번째, 방수 기능의 여부도 따져봐야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는 야외에서 사용하는 경우를 고려해서 만든다. 하지만 무선으로 동작하면서도 실내만 쓸 수 있도록 해 방수 기능이 없는 제품들도 있다. 탁상형 제품이거나, 디스플레이가 장착돼있다면 방수가 안 될 가능성이 크다. 야외에서 활용할 예정이라면 방수 수준이 높은 제품을 골라야 고장날 염려가 적다.
방수 등급은 IP 등급 혹은 IPX 등급으로 나뉜다. IP 등급은 먼지를 막는 방진 기능과 방수 기능이 각각 탑재된 제품이고, IPX는 방수 기능만 있는 제품이다. 스마트폰에 많이 쓰이는 IP68 등급은 먼지로부터 완전히 보호되는 구조에 1미터 깊이의 물속에서 버틸 수 있는 수준의 방수다. 만약 IPX4 등급이라면 먼지나 모래는 막지 못하며, 스프레이 수준의 수분만 막는 제품이다.
따라서 IP 67 혹은 68 등급처럼 먼지와 수분 유입을 동시에 막는 제품을 선택해야 침수 상황에도 고장날 가능성이 적다. 만약 래프팅이나 수영장 등 수변 활동에서 활용하는 경우라면 보스 사운드링크 플렉스처럼 구조적으로 물에 뜨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음향기기보다는 전자제품 고르는 시각으로 봐야
음향 기기는 직접 들어보고 고르는 게 가장 좋다. 사람마다 음원에 대한 평가가 주관적이고, 또 같은 음원도 제품과 브랜드에 따라 재생 특성이 제각각이라서다. 따라서 음악 감상 용도로 사용할 거치형 유선 블루투스 스피커를 고른다면 한번쯤 청음샵을 방문해 제품을 활용해보는 게 좋고, 단순 재생 용도로 쓴다면 제품 특성과 디자인, 연결성 등을 고려해서 선택하면 된다.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의 경우 크기의 제약 등이 있으니 음악 감상보다는 연결성, 방수 기능, 활용도 등에 초점을 맞춰 고르는 게 좋다. 어떤 제품을 어떻게 쓸 것인지만 잘 설정한다면, 인터넷에 있는 정보만으로도 충분히 제품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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