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라이어는 가열된 공기를 내부에서 대류해 식품을 조리하는 전기 오븐이다. 고온 건조한 공기로 음식의 표면을 익히기 때문에 튀김류는 다시 바삭바삭해지고, 식품류는 오븐에서 익힌 것처럼 구워지는 게 특징이다. 초기에는 바스켓에 손잡이를 달아 사용하는 방식이 등장했으나, 지금은 오븐형 에어프라이어가 대세다. 오븐형 에어프라이어는 부피가 큰 식품도 조리할 수 있고, 내부 구조가 단순해 청소도 쉽다. 현재는 바스켓 형이 보급형 시장을 차지하고, 오븐형이 고급형 시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에어프라이어가 만능은 아니다. 고온 건조한 공기로 조리하는 방식이라서 생선이나 닭가슴살, 만두 등 수분이 많은 식품을 조리하기가 쉽지 않다. 자칫하면 생선과 닭가슴살은 딱딱해지고, 만두는 밀가루만 익어버린다. 에어프라이어를 쓰다 보면 흔히 겪는 일이다. 그래서 기존 에어프라이어에 수증기 기능을 더해 단점을 만회한 풀무원 스팀쿡 오리진 에어프라이어(모델명:AV10C10WA, 이하 스팀쿡 오리진)같은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스팀 기능 하나로 얼마나 바뀌는지를 직접 확인했다. 내부 스테인리스에 터치 입력, 스팀 기능까지 고루 갖춰
풀무원 스팀쿡 오리진은 가로 33cm, 길이 36.2cm, 높이 36.2cm로 에어프라이어 중에서는 큰 편이다. 제품 전면은 강화유리로 되어있고, 내부에 조명이 들어와 식품의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색상은 흰색 본체에 은색 손잡이이고, 상단의 터치 패널은 검은색 하이그로시 재질로 되어있다. 스팀 기능 때문에 제품 후면 상단에 약 1.15L 용량의 물탱크가 있고, 그 뒤쪽으로 스팀 토출구가 있다. 스팀 토출구는 동작 중 계속 스팀이 분사되니 주의해야 하고, 사용 중 탱크가 비면 알림음이 재생된다.
제품을 열면 내부에 기본 구성품이 있다. 기본 구성품은 다용도 트레이와 메쉬 바스켓, 그릴, 찐 달걀 트레이가 있으며, 구성품과 내부 구조는 모두 주방기구로 널리 쓰이는 SUS304 재질로 되어있다. 전기구이 통닭 등에 쓰이는 회전식 봉인 로티세리 포크와 여기에 연결하는 로티세리 바스켓, 로티세리 핸들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물통은 상하단 분리가 가능해 내부 청소를 할 수 있고, 내부에 고인 물은 하단의 조리용 물받이에 모인다. 전반적으로 청소가 용이한 구조다.
제품 동작은 상단의 터치 디스플레이로 조작한다. 사용에 앞서 연마재와 물통 청소를 끝낸 뒤, 물을 채워서 꽂는다. 동작 위치는 흡기 및 배기, 증기 배출이 원활하도록 벽에서 최소 20cm 떨어진 곳에 배치한다. 우선 시작을 누르면 화면에 불이 들어온다. 핵심은 좌측 하단에 있는 열풍, 스팀, 복합, 그리고 시간 및 온도 타이머다. 각 버튼을 누르면 해당 기능만 동작하고, 시간과 온도를 위아래로 눌러 조절할 수 있다. 복합 조리 시에는 스팀과 열풍에 대한 온도와 시간을 각각 설정한다. 열풍과 스팀 모드, 그리고 두 개를 모두 쓰는 조리 방식
풀무원 스팀쿡 오리진은 상단의 열선으로 튀김과 굽기 등 일반 에어프라이어 기능을 활용하면서, 찜 요리도 할 수 있다. 스팀을 먼저 쐰 다음에 열풍 기능이 동작하는 복합 조리 기능도 제공한다. 기존의 에어프라이어의 최대 단점인 표면 건조를 막고, 조리 방법과 요리 가능한 범위도 한층 넓힐 수 있다.
스팀과 열풍, 복합 세 가지 모드의 차이점을 알아보고자 만두 표면에 기름을 바르고, 각각의 모드에서 180도씩 10분 간 조리했다. 열풍으로 구워진 만두는 일반 에어프라이어와 동일한 결과물로, 표면 곳곳에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지만 고르지는 않은 모습이다. 특히 표면이 말라있어 만두피 바깥쪽은 밀가루 씹는 느낌이 나는 상태다.
반면 10분 동안 스팀을 맞고 10분 더 열풍을 맞은 만두는 거의 튀긴 수준으로 고르게 마이야르 반응이 생성됐다. 기름에 푹 담가 튀기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 정도로 고루 익히기가 어려운데, 찌고 구운 덕분에 기대 이상으로 조리됐다. 찐만두 역시 일반 찜기에 넣은 수준으로 손쉽게 조리됐다. 만두뿐만 아니라 생선이나 탄수화물, 채소 등 한번 수분으로 익히고 구웠을 때 좋은 식품이라면 복합 모드를 적극 활용하자.
하지만 앞서 만두의 경우 100도에서 10분 찌고, 10분 더 열풍을 가해 시간이 두배로 걸렸다. 조리 품질이 더 좋은 건 마음에 들지만, 시간이 더 걸리는 부분은 극복할 수 없을까? 그래서 닭 다리 두 개를 일반 에어프라이어에는 180도 20분, 풀무원 스팀쿡 오리진에는 스팀 5분, 열풍 15분을 하고 각각 익혀봤다.
결과물은 시각적으로도, 식감도 달랐다. 일반 열풍 쪽은 살에 기름기가 남아 부드럽고 통통한 편이었고, 반대로 스팀쿡 쪽이 좀 더 빨리 조리됐는지 더 많이 익고 기름도 더 빠졌다. 시간이 동일하다면 스팀쿡의 조리 속도가 좀 더 빠른 것 같다. 식재료에 따라서 적절한 스팀 및 열풍 시간이 있는 듯한데,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요리와 식재료에 대한 감각은 물론 자주 들여다보는 수고로움이 필요해 보인다. 간편 조리 방식이나 청소 기능도 인상적
냉동 제품을 익히기도 좋다. 기존의 에어프라이어는 냉동 제품을 그대로 넣고 돌리는데, 얼음이 껴있거나 표면에 수분이 부족하면 조리 완성도가 떨어진다. 스팀쿡 오리진은 증기를 한번 쐬고 조리를 하니 풍미가 더 좋아진다. 특히 풀무원 제품을 위한 전용 조리모드가 있어서 전자레인지처럼 간단히 쓸 수 있다. 활용 방법은 풀무원 버튼을 누른 뒤, 군만두나 찐만두, 피자, 핫도그를 누른 다음 시작하면 된다. 그러면 자동으로 스팀을 켜서 1~2분 정도 해동한 뒤 굽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청소 기능이다. 바스켓형 에어프라이어는 바스켓 청소가 어렵고, 열선 청소는 더더욱 어렵기 때문에 위생적으로 쓰기가 힘들다. 그나마 오븐형은 청소하기가 조금 수월한데, 풀무원 스팀쿡 오리진은 스팀 히터관 세척 모드가 따로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스팀 토출구와 내부 관 안에 남아있는 물을 모두 청소하고, 내부 벽면과 열선에 낀 기름 때도 쉽게 닦아낼 수 있다. 해당 기능은 수동으로 쓸 수 있고, 사용 시간 25시간마다 알림으로 제공된다. 가격 비싸지만 위생·조리 방법의 다양화는 매력적
에어프라이어는 이제 전자레인지만큼 쉽고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물건이다. 하지만 에어프라이어를 제대로 쓰려면 어떤 식재료를 몇 도에서 얼마큼 구워낼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좋은 식재료가 너무 건조된다거나, 오히려 조리 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등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풀무원 스팀쿡 오리진은 확실히 이상적인 선택이다. 다른 제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스팀 기능으로 요리의 범위가 넓고, 청소 기능까지 쓸 수 있다. 활용도와 위생 모두 잡은 방식이다.
가격은 신형 제품인 스팀쿡 오리진이 19만 원대, 이전 세대 제품이 13만 원대다. 둘 다 스팀 기능이 있으나, 신형 제품에만 스팀히터관 세척모드가 있다. 만약 로티세리 기능까지 필요하다면 21만 원대의 스팀쿡 로티세리 구성도 살펴볼만하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거의 모든 에어프라이어의 기능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스팀 기능만큼은 확실히 독보적인데, 요리를 응용하는 기술이 뛰어나다면 훨씬 더 유리한 조리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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