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12일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고 아이폰 15 시리즈, 애플워치 시리즈 9 등 신제품을 공개했다. 새로운 AP와 개선된 카메라 성능, 티타늄 소재, USB-C형 단자 채택 등 눈길을 끄는 주요 변경 사용 외에도 소소하지만 주목할만한 내용도 있었다. 애플 발표에서 언급되지 않았거나 짧게 지나가 놓치기 쉬운 두 가지 내용을 짚어봤다.
에어팟 프로 2세대 USB-C 모델, 케이스만 바뀐 게 아니다
애플이 라이트닝 단자 대신 USB-C형 단자를 채택한 건 아이폰뿐만 아니다. 에어팟 프로 2세대 또한 USB-C형 단자를 채택하면서 리뉴얼됐다. 애플이 에어팟 케이스를 리뉴얼하며 충전 방식을 변경하거나, 추가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케이스를 별도로 판매하거나, 두 가지 버전을 나눠 판매했던 이전 사례들과 달리 이번 에어팟 프로 2세대는 케이스를 별도로 판매하지 않는다.
이는 이번에 선보인 에어팟 프로 2세대 USB-C 모델이 단순히 케이스만 바꾼 모델이 아니라 유닛까지도 기존 에어팟 프로 2세대에서 전반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제품이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방수방진 등급이 방진이 빠진 IPX4 등급이었지만 이번에 발표된 USB-C형 제품은 IP54로 방진 기능이 추가됐다. 애플의 증강현실 헤드셋인 비전 프로에 연결했을 때 무손실 오디오를 지원한다는 내용 또한 이번에 추가된 내용이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 마크 거만(Mark Gurman)은 무손실 오디오 기능이 기존 에어팟 프로 2세대 라이트닝 모델에서는 지원되지 않는 것으로 애플 측에 확인했다고 지난 14일 전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출시됐던 라이트닝 단자 모델은 완전히 단종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재 애플 홈페이지에는 에어팟 프로 2세대 라이트닝 모델에 대한 언급이 사라지고, 이번에 발표된 USB-C 모델에 대한 소개만 남아있다.
애플워치 에르메스 에디션, 가죽은 사라지지 않았다
애플은 올해 발표에서 2030년까지 모든 제품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일부 탄소중립을 달성한 제품을 함께 선보였다. 이와 함께 가죽 제품의 전면 퇴출도 선언했다. 대신 가죽 소재를 대체할 ‘파인우븐’이라는 신소재를 도입했다. 그간 ESG(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를 강조했던 애플의 행보를 생각하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문제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의 협업이다. 애플은 2015년부터 에르메스와 손잡고 애플워치 에르메스 에디션을 출시하고 있다. 이번 발표 전부터 애플이 가죽을 단종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새어나오면서, 가죽이 대표 상품인 에르메스와의 협업 향방에도 의문 부호가 붙었었다. 일각에서는 협업이 종료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애플과 에르메스의 협업은 올해도 건재하고, 가죽 밴드도 여전히 발매된다. 애플이 발표에서 직물 소재 밴드, 실리콘 소재 밴드 등만 소개해 마치 에르메스 에디션에서 아예 가죽 밴드가 제외된 것처럼 보였지만, 에르메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여전히 가죽 밴드가 판매 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시리즈9 발매에 맞춰 출시되는 가죽 밴드 신제품까지 있는 걸 봤을 때 앞으로도 애플워치 가죽 밴드는 에르메스를 통해서 꾸준히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가죽 퇴출 선언은 적어도 애플 공식 온라인 스토어나 매장에서는 판매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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