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2024년 20A 넘어 18A까지 도전··· '반도체 주도권 미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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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9월 20일 04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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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너제이] 현지 시간으로 9월 19일 인텔이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 센서에서 인텔 이노베이션 2023을 개최하고, 인텔의 차세대 반도체 전략 및 제품 로드맵을 공개했다. 올해로 3회 차를 맞이한 인텔 이노베이션은 인텔 개발자 포럼(IDF)을 계승하는 행사로, 인텔 생태계 기반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서비스 및 고급 기술 등을 소개하고 전시하는 산업 박람회다. 인텔은 칩렛 인터커넥트 익스프레스 컨소시엄(UCIe)을 기반으로 한 세계 최초의 멀티 칩렛 패키지와 인공신경망 반도체를 탑재한 최초의 인텔 코어 시리즈인 ‘인텔 코어 울트라’, 인텔 제온 및 가우디 2 AI를 기반 대형 슈퍼컴퓨터 등의 주요 소식을 발표했다.

‘실리코노미(반도체 경제)’ 들고 나온 인텔이 선보이는 카드는?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가 인텔 이노베이션 2023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인텔이 올해 인텔 이노베이션에서 주력하는 내용은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반도체다. 우선 인텔은 4년에 걸쳐 진행하는 다섯 개의 노드 공정을 문제없이 수행하고 있다. 인텔 7은 대량 생산되고 있으며, 인텔 4는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인텔 3 공정은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클라이언트 컴퓨팅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공정인 인텔 20A(옴스트롬) 공정에도 박차를 가한다. 옴스트롬(angstroms)은 100억 분의 1m로, 기존 초정밀 반도체 공정인 나노미터보다 훨씬 더 세밀한 단위의 표기다. 20A은 약 2나노미터로 변환할 수 있다.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하며, 처음으로 '펜서 레이크'라는 코드명이 공개됐다 / 출처=IT동아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는 인텔 20A 기반 ‘애로우 레이크’의 첫 번째 테스트 칩이 포함된 웨이퍼를 선보였으며, 차세대 ‘루나레이크’에 이어서 공개할 차세대 제품의 코드명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차세대 프로세서의 코드는 ‘펜서 레이크 (Panther Lake)’로 결정됐으나 이름 외 자세한 공정까지 소개되지 않았다.

인텔은 20A 공정에 이어 내년 중에 18A 공정까지 진입한다 / 출처=IT동아

애로우 레이크 웨이퍼의 경우 2021년 공개한 인텔 파워 비아(PowerVia)와 리본FET이 모두 적용된 최초의 제품이다. 인텔 파워 비아는 기판 후면으로 전력을 공급해 전력 전송 효율과 잡음 발생을 줄인 기술이며, 리본FET는 트랜지스터를 전류가 흐르는 채널인 게이트로 둘러싸는 형태의 설계 기술이다. 아울러 인텔은 2030년까지 기계적 안정성과 열면적 등의 효율을 끌어올린 첨단 패키지 기술인 ‘유리 기판’을 적용함으로써 반도체 효율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펫 겔싱어 최고경영자가 최초로 18A 공정 웨이퍼를 소개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또한 펫 겔싱어는 최초로 18A 테스트 웨이퍼를 소개하며, 내년 1분기 중 하이-NA EUV 공정을 활용한 18A 웨이퍼를 양산 준비 단계에 진입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TSMC가 3nm 경쟁에 들어선 가운데, 인텔이 먼저 더 미세한 공정으로 선두를 치고나가는 모습이 됐다. 결과적으로 2030년 이후까지 매 2년마다 반도체 집적회로에 담을 수 있는 트랜지스터 숫자가 두 배씩 증가하는 무어의 법칙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인텔, 칩렛 구조 대중화 시대 연다

UCIe는 유니버설 칩렛 인터커넥트 익스프레스로, 전 세계 12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인텔은 2022년 구성된 유니버설 칩렛 인터커넥트 익스프레스(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 UCIe)로 구축된 첫 테스트 칩도 소개했다. 칩렛(Chiplet)이란, 반도체를 구성하는 요소를 성능과 용도에 맞게 각각 별도로 생산한 뒤 패키징 단계에서 하나로 구축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모놀리식(Monolithic) 방식은 하나의 칩에 모든 구성 요소를 모두 담으므로 성능 효율은 좋지만 생산 단가가 높고, 일부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칩 전체를 분할하거나 폐기해야 하는 등 비효율적인 문제가 있었다.

따라서 칩렛 구조를 적용하면 폐기로 인한 자원 소모를 줄일 수 있고, 가격대 성능비도 올릴 수 있다. 과거에는 칩 간 통신 속도가 떨어져 이 방식이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칩렛으로도 모놀리식에 준하는 성능을 낼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UCIe를 구성해 칩렛 부품을 표준화하고,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다. 인텔이 공개한 UCIe 테스트 칩 패키지가 바로 그 시작이다.

이날 시놉시스의 UCIe와 인텔 UCIe가 연결된 파이크 크릭 제품이 첫 선을 보였다 / 출처=IT동아

공개된 테스트 칩은 코드명 '파이크 크릭(Pike Creek)'으로 명명되었으며, 인텔 3 공정 기반의 UCIe IP 칩렛과 TSMC N3E 공정 기반의 시놉시스(Synopsys) UCIe IP 칩렛을 EMIB 기술로 연결한 제품이다. 인텔 임베디드 멀티 다이 인터커넥트 브리지(EMIB)는 반도체 칩을 2.5차원의 수평으로 연결시키는 인텔의 고성능 패키징 기술이다.

UCIe 시제품이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등장함에 따라 글로벌 칩렛 생태계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으며,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 인텔이 주도하는 반도체 경제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전망이다.

인텔도 인공지능에 무게, 신제품으로 성장 가속

인공지능 기능 면에서도 꾸준히 생산성 개선 및 차세대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 출처=IT동아

펫 겔싱어는 “인공지능은 과학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고 있으며, 많은 영역에서 새로운 응용 방식과 경험, 생산성 개선 및 창의력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다음 세대의 PC 세대가 열릴 것으로 보이며, 가우디와 제온 맥스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라며 소개를 시작했다.

인텔은 오는 12월 14일에 5세대 제온 프로세서를 공개한다 / 출처=IT동아

인텔은 4세대 제온 프로세서와 4천 개의 인텔 가우디 2 인공지능 가속기로 구축된 대형 인공지능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고, 스테이블 디퓨전을 서비스하는 스태빌리티 AI를 핵심 고객으로 삼을 예정이다. 또한 12월 14일 출시되는 5세대 제온 프로세서는 동일한 성능과 더 빠른 메모리의 조합을 갖춘다. 특히 전력 효율성 측면을 강조하는 제품군인 코드명 시에라 포레스트가 오는 2024년 상반기에 출시된다

인텔의 차세대 저전력 프로세서인 시에라 포레스트는 최대 288코어 제품으로 등장한다 / 출처=IT동아

시에라 포레스트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의 서버 환경을 위해 ‘효율 코어(Efficient-Core)’만 장착하는 서버용 프로세서로, 최대 288코어를 장착해 높은 밀집도와 우수한 와트당 성능을 발휘한다. 성능 코어(Performance-Core)가 포함된 그래나이트 래피즈는 시에라 포레스트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될 예정이며, 4세대 제온 대비 2~3배까지 성능이 향상된다. 아울러 펫 겔싱어는 시에라 포레스트의 차기 버전인 클리어워터 포레스트에 인텔 18A 공정을 적용하고 2025년까지 출시하기로 했다.

인공지능 반도체인 NPU를 탑재한 인텔 코어 울트라 제품군도 12월 14일 출시된다 / 출처=IT동아

또한 인공지능 프로세서를 탑재한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도 12월 14일에 출시된다.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는 코드명 메테오 레이크로도 불리며, 인공신경망 반도체(NPU)가 탑재돼 네트워크 없이 장치 자체에서 인공지능 추론 및 가속 기능을 지원한다. 그간 인텔은 자체 인공지능 프로세서에 VPU(Vision Processing Unit)라는 이름을 붙여왔지만, 보다 대중적으로 쓰이고 있는 NPU로 용어를 변경한다. 인텔 코어 울트라는 인텔의 3D 반도체 적증 패키징 기술인 포베로스가 적용된 최초의 프로세서이자, 인텔의 첫 칩렛 기반 PC용 프로세서다.

이외에도 인텔은 인텔 개발자 클라우드를 공식 출시하고 최신 하드웨어 플랫폼에 대한 개발자 접근을 지원하며, 인텔의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 개발자용 추론 및 배포 지원 툴인 인텔 디스트리뷰션 오브 오픈비노에 대한 시연도 나섰다.

전열 가다듬은 인텔, 시장지배력 강화 나서

2021년 2월, 펫 겔싱어가 CEO로 복귀했을 시점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인텔은 2014년 처음 선보인 14나노 공정을 6년째 계속 활용하고 있었으며, 종합 반도체 기업임에도 파운드리 전략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펫 겔싱어는 애니조나의 새로운 공장에 200억 달러를 투자하고, Arm 및 RISC-V 아키텍처 등에 대한 위탁 제조까지 지원하는 종합 반도체 전략인 ‘IDM 2.0’ 전략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번에 공개된 인텔 20A 공정에 사용된 파워비아와 리본 FET도 IDM 2.0 수립 당시 공개된 기술 로드맵이었다.

인텔 이노베이션 2023에서 18A 웨이퍼가 깜짝 등장하면서 3nm 공정 경쟁을 벌이던 TSMC와 삼성전자의 경쟁에 빨간불이 켜졌다 / 출처=IT동아

펫 겔싱어는 “인공지능은 세대 교체와 컴퓨터의 사용 방식을 정의하며, 실리콘 경제를 만들고 있다. 무어의 법칙을 연료삼아 세계의 경제가 움직이고 있으며, 우리는 지난 50년 간 그 광경을 목도했다. 실리콘 경제는 경계를 허물고, 세상을 변화시킬 솔루션을 만들고, 인류에 기여하는 엄청난 사회 경제적 기회가 될 것이다”라면서, “인텔은 가장 멋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빨리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인텔은 이번 기회를 통해 펫 겔싱어 취임 이전에 훼손됐던 시장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데 성공했으며, IDM 2.0을 성공적으로 이수하고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미국발 반도체 주도를 더욱 공고이하는데 성공했다. 특히나 삼성전자나 TSMC의 3nm보다 앞선 18A 공정의 양산을 선언하면서 두 기업 모두 분발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인텔이 실리코노미의 시대를 열고, 다시금 국제 반도체 경쟁을 주도할지 촉각을 기울어야 할 시기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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