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한국어 기반 LLM(거대 언어 모델) 서비스 ‘에이닷’을 정식 출시하며 ‘글로벌 AI(인공지능) 컴퍼니’를 향한 비전을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26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AI 관련 투자 비중을 향후 5년간 약 3배 확대하며 2028년 매출 25조 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유 사장은 “챗GPT로 촉발된 AI 혁명에 대해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산업 전체의 움직임, 기술 발전의 미래를 바라보면 골드러쉬가 시작됐다는 확신이 든다”며 “플랫폼사업자에게는 기회이자 위협이 될 수 있지만 통신사업자에게는 무조건 기회이기 때문에 빠르게 달려가려 한다”고 말했다.
아마존, 구글,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등 미국 상위 7개 빅테크 기업 중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이 AI 시장에 적극 참여하는 가운데 유 사장은 다음 전장이 ‘AI 개인비서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서 등장한 아마존 알렉사, 애플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 등 NLP(자연어처리) 모델 기반의 AI 비서 서비스는 생성형 AI의 등장과 함께 기술을 고도화하며 다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아마존은 사용자의 감정에 맞춰 의사소통할 수 있는 알렉사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공개했고 오픈AI는 챗GPT에 음성 대화를 업데이트하며 이용자가 제시한 이미지를 분석해 필요한 답변을 도출하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SKT는 지난해 공개한 한국어 기반 LLM 서비스 ‘에이닷’을 정식 출시했다. 통신사업자로서 축적한 커뮤니케이션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AI 서비스와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에이닷은 음성 명령어를 통해 다양한 동작을 수행하는 기능과 함께 이전 통화 내역을 바탕으로 전화할 사람을 추천하고 통화 중 주고받은 내용을 분석해 중요한 정보를 요약하는 ‘AI 전화’ 기능을 제공한다. 별도의 수면 진단기 없이 호흡 데이터에 기반해 수면 패턴을 분석하고 최적의 기상 시간을 알려주는 ‘AI 슬립’, 에이닷과의 대화를 통해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편집할 수 있는 ‘AI 뮤직’ 등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SKT는 에이닷의 국내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AI 개인비서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7월 도이치텔레콤, e&, 싱텔 등과 글로벌 통신사업자 AI 얼라이언스를 결성했고 이들과 특화 LLM,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공동 개발했다. 향후 전세계 45개국에 걸쳐 약 12억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이들 통신사와 현지화·고도화를 거쳐 글로벌 AI 개인비서 시장을 선점해 나갈 방침이다.
에이닷의 정식 출시와 함께 SKT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했다. 자체 LLM을 고도화하는 ‘자강’, 국내외 AI 플레이어들과의 ‘협력’ 등 모델을 단계별로 묶어낸 전략이다. 피라미드는 하단부터 ‘AI 인프라’, ‘AI 전환’, ‘AI 서비스’ 등으로 구성된다. AI 산업에 필수적인 인프라 역량을 확보하고 자사 코어 비즈니스 전반에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여 UAM(도심항공교통), 헬스케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자체 경쟁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국내외 AI 기업과의 협력으로 관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유영상 사장은 “생성형 AI로 촉발된 혁신은 산업, 사회, 생활 전 영역에서 이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SKT는 자강과 협력 기반의 AI 피라미드 전략을 중심으로 AI 컴퍼니 실행력을 가속화하고 관련 투자도 지속 확대해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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