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으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등 속도
“패시브 펀드 자금 유입 기대…2030년 매출 12조원 목표”
셀트리온그룹이 합병을 거쳐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주도하는 ‘빅파마’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통합 법인은 최상위 헬스케어 기업으로서 자본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은 오는 23일 합병 결정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과 적극 소통하며 ‘통합 셀트리온’에 대한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임원진은 이달 초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진행한 국내 투자자 간담회에서도 수백 명의 주주가 참석한 가운데 그룹의 향후 비전과 경쟁력에 대해 소개했다.
회사 측에서는 합병의 장점으로 ‘원가 경쟁력 강화를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와 ‘거래 구조 단순화로 인한 투명성 강화’를 꼽는다. 우선, 합병을 완료하면 셀트리온의 제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구입해 판매하는 중간 거래 절차를 없애고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매출원가를 낮출 수 있다.
현재 70%에 달하는 매출원가율은 합병하면 40% 수준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원가 경쟁력을 키워 더욱 유연하고 적극적인 가격 책정을 통해 신시장 진출이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거래 구조가 단순해지는 만큼 수익 발생 시점이 명료해짐에 따라 기업 투명성을 확대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선택과 집중으로 대규모 투자도 기대할 수 있다. 통합된 그룹의 자원은 신약 및 새로운 모달리티(신약 개발 방법 및 수단) 개발이나 라이선스 인, 인수합병 등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빠르게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거나 신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합병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유사한 수준의 비용 구조를 확립하고 다양한 판매 전략 구사로 기존 및 신규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라며 “통합된 자원으로 신규 성장 동력 발굴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합병하면 시가총액 등 규모가 확대되고 자본시장 내 최상위 헬스케어 기업으로서 입지가 굳혀진다. 이로 인한 패시브 펀드 자금 유입 등 투자 활성화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패시브 펀드는 특정 주가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에 투자하고 해당 지수 상승률만큼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증권가의 의견도 일치한다.
앞서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은 단순화된 지배구조로 투자 접근성이 좋아지고 합병 후 커진 시가총액으로 패시브 펀드의 매수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합병 전 셀트리온은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서 10위권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합병 후에는 시가총액 확대에 따른 비중과 순위 변화가 예상된다. 마찬가지로 코스피200 지수에서는 기존 11위에서 통합 후 8위까지 뛸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통한 패시브 펀드 유입 자금은 약 6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시장 규모 436조 원의 코스닥에서 2063조 원 규모의 코스피로 이전하는 부분도 투자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도 합병 전후 투자자 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각 사의 소액주주 비중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셀트리온 66.43%, 셀트리온헬스케어 58.60%로 집계된다. 다만 9월 기준 양사 주주 구성은 셀트리온의 경우 40%, 셀트리온헬스케어는 35% 수준으로 각각 20% 이상 감소한 양상이다. 반면 각 사의 외국인과 기관투자가 비중은 34%, 27%로 확인된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 등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신규 개인 투자 확대의 여력이 생겼다고 분석한다.
합병 후 셀트리온그룹은 7년 뒤인 2030년까지 매출 12조 원을 달성하고 생명 의약품 복제약에서 신약, 디지털 건강관리 분야를 아우르는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우선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상업화에 성공한 6개 제품에 이어 2030년까지 22개 품목의 생명 의약품 복제약 상업화로 세계 시장을 석권할 계획이다. 또 메신저 리보핵산(mRNA) 플랫폼과 이중항체 신약, 그 밖에 치료적 접근 방식을 다변화한 신규 양상 발굴 등을 통해 신약 개발 회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신약 사업은 올해 미국에서 허가가 예상되는 램시마SC(미국 제품명 짐펜트라)를 시작으로 유방암, 위암 등 항암 신약까지 이어간다. 셀트리온제약을 통해서는 비만, 당뇨병 치료제 등 합성 의약품 기반 신약 개발도 진행 중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도 영역을 넓힌다. 셀트리온의 강점으로 꼽히는 방대한 임상 및 유전체 데이터는 분석, 진단, 원격 의료 분야에서 높은 시너지 및 사업성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맞춤형 질환 예방 및 관리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합병으로 통합된 그룹 자원을 선택과 집중을 통한 대규모 투자에 활용하고 투명성 제고를 통한 투자자 신뢰를 증진해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으로 도약하는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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