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희-류승곤 성우 "게임 캐릭터 연기는 함께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 정말 재밌어요."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10월 12일 16시 04분


"'철권 태그 토너먼트'가 제 인생 게임이에요. 학생 때는 정말 열심히 해서, 친구들과 팀을 짜서 다른 오락실에 간판 깨기 하러 가곤 했었어요. 최근에는 '원신'이나 '오버워치'도 즐겨하고, 프롬소프트의 소울류 게임들도 거의 다 클리어했죠. 게임을 정말 좋아해요."

류승곤 성우(좌)와 박신희 성우(우)
류승곤 성우(좌)와 박신희 성우(우)


지난 10월 6일부터 8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된 2023 경기국제웹툰페어. 메인 무대에서 토크쇼를 마치고 마주하게 된 박신희-류승곤 성우는 자신들을 '진성 게임 마니아'라고 소개했다.

블리자드의 유명 FPS(1인칭 슈팅) 게임 '오버워치'의 트레이서(박신희)와 라이프 위버(류승곤) 역을 맡으면서 게임업계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쌓은 두 성우는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에 더 게임 캐릭터에 감정이입할 수 있었다면서, '게임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너무 즐겁다'라고 입을 모았다.

"사실 애니메이션은 작업이 쉬워요. 대부분 일본에서 넘어오다 보니 원음 성우들이 연기한 사운드를 따라가면 되거든요. 반면에 게임은 대부분 한 문장씩 녹음하는 데다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배경 설정이나 캐릭터 설정 등을 세밀하게 살펴야 하죠."

박진희 성우는 게임 캐릭터 작업이 '창작'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애니처럼 정해진 부분에 맞춰 종속되는 느낌이 아니라, 개발사 분들과 캐릭터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 가깝다는 것. 많이 공부해야 하긴 하지만, 반대로 미리 개발사 쪽과 톤만 설정해서 잘 잡으면 온전히 하고 싶은 대로 할 수가 있는 것이 게임 캐릭터 연기의 장점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게임의 경우는 미리 성우의 목소리를 딴 후 나중에 영상을 맞추는 경우도 있다면서, 그래서 게임 캐릭터 연기에 애정이 더 생기는 것 같다고 박 성우는 설명했다.

"게임 캐릭터에 대한 섭외가 들어오면 일단 그 게임을 해봐요. 그러다가 그 게임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대표적인 게임이 '원신'이에요. 요이미야 역을 맡았는데, 공부하려고 아이패드에 게임을 깔았다가 너무 재밌어서 안착했죠. 풍경도 계속 바뀌고 파밍 할 것도 많고 너무 즐겁더라고요."

박신희 성우는 무수하게 많은 게임 연기를 했는데, 그러다 보니 수준급이 된 게임도 많다고 설명했다. 지금도 바쁜 와중에도 간단한 퍼즐 게임을 즐겨한다고 한다. 류승곤 성우에게도 좋아하는 게임을 물어봤더니, 깜짝 놀랄 만큼 고인물 게이머에 가까운 답변이 돌아왔다.

무대에 올라 있는 류승곤 성우와 박신희 성우
무대에 올라 있는 류승곤 성우와 박신희 성우

애플 2 시절 '가라데카'를 시작으로 슈퍼패미콤, 메가드라이브 등 대부분의 게임기를 섭렵해 왔으며 코나미 '몽대륙'부터 '철권' 시리즈, 최근의 소울류 게임까지 폭넓게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방대한 게임 지식에 동네 게임 마니아와 대화를 하는 건지, 유명한 성우분과 대화를 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특히 '철권 태그 토너먼트'의 경우 한솔엠닷컴 대회에도 나간 적이 있고, 8강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주 캐릭터는 화랑과 백두산이며, 다른 격투 게임으로는 '소울칼리버'도 제법 한다고 류 성우는 답했다.

"게임에 대해 잘 알고 좋아하다 보니 작업을 할 때 게임사에서도 좋아해 주세요. 일하기 편하다고 하시고요. 또 게임은 굉장히 다양한 캐릭터가 있어서 재밌어요. '스페이스 채널 5'나 '비바 피냐타' 같은 게임들은 진짜 독특하잖아요. 기억에 남아요."

업다운 업다운 츄츄츄! 박신희 성우는 드림캐스트용 '스페이스 채널 5'가 독특해서 기억에 남는다고 하면서도, '오버워치', '메이플 스토리', '밀리언아서' 등 수많은 게임 캐릭터 역을 맡는 동안 늘 최선을 다해왔기에 모든 캐릭터가 다 소중하다고 전했다.

이어 류승곤 성우는 '사이퍼즈'의 살인마 콘셉트의 캐릭터 잭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유는 최초로 오픈 행사에 나가서 팬분들과 마주했던 행사였기 때문이라고. 그때 처음으로 '이렇게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구나'라고 느꼈다고 한다.

"성우들이 대중적으로 얼굴이 알려지는 직업은 아니잖아요. 보통은 녹음실에서 혼자 녹음하고 연기에 대해 들을 일이 많지 않은데 좋아해 주시는 분들 뵈면 너무 큰 위안을 얻어요. 늘 그런 팬 분들과 소통하고 함께 하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인터뷰 전에 박신희 성우와 류승곤 성우는 경기국제웹툰페어에서 100명의 팬 사인회를 진행했다. 2시간 가까이 100명 모두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소통하는 시간을 보낸 두 성우였지만 피곤해하는 기색조차 없었다. 팬분들을 보며 그저 즐겁다고 했다.

서로 금슬 좋은 부부이면서 오랜 게임 친구이자 업계 동료이기도 한 두 사람. 수많은 게임 캐릭터와 함께 했고 앞으로도 함께 할 이 두 성우들이 향후에 어떤 게임의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러일으키게 될지, 그리고 또 어떤 팬들과 함께 호흡하게 될지 지켜봐야겠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학동 기자 igelau@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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