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워킹맘 A씨는 뺨을 쿡쿡 찌르는 통증에 단순 치통으로 생각해 상비약으로 구비해 둔 진통제로 일주일을 보냈다. 하지만 주말을 보낸 지난 16일, 통증이 심해져 인근 병원을 찾았다가 ‘삼차신경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찬바람만 스쳐도 통증이 심해진다”고 토로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치통인 줄 알았다가 병원을 찾고 나서야 삼차신경통 진단을 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삼차신경통은 뇌 안에서 갈라져 나올 때 주위의 혈관이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 발생한다. 삼차신경이란 얼굴의 감각신경을 말하며 이마, 뺨, 턱으로 향하는 세 가닥의 신경이 있다.
삼차신경통은 뇌종양이나 뇌혈관 기형 등 다른 요인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삼차신경통은 비교적 흔한 뇌신경통으로 연간 인구 10만 명당 4.5명꼴로 발생하며, 60대 이후 여성에서 흔하다.
삼차신경통은 날카로운 송곳이나 칼로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갑자기 나타나서 수초 내에, 길어도 2분내에 사라지며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참기 어려운 심한 통증이 오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얼굴을 움찔거리게 되는데 이를 유동성 틱이라고도 한다.
통증은 저절로 나타나기도 하고 말하거나 음식을 씹을 때 유발되기도 한다. 또 얼굴의 어느 부분을 건드리면 통증이 유발되기도 하는데 이를 유발점이라고 한다. 대개 입 주위, 잇몸, 코 주위에 나타나 세수하기 어렵기도 하고 심하면 입을 움직이기만 해도 심한 통증이 나타나 말을 할 수 없기도 한다.
이를 닦거나 식사 중, 대화할 때 극심한 통증이 순간적으로 발생하게 돼 충치로 인한 치통을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가 아픈 것과 구분하기 어려워 치아 신경 치료, 발치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증상은 사라지지 않는다. 순간적으로 턱과 치아에 에이는 통증이 발생하거나 뺨에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삼차신경통을 의심해야 한다.
삼차신경통은 전형적인 임상 양상, 유발부위, 신경학적 검사 상 국소장애가 없는 점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대개 증후성 원인을 찾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을 시행한다. 삼차신경통의 치료에는 항경련제가 효과적이며 70~80% 정도의 환자가 치료 효과를 보인다. 만약 약물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삼차신경통은 발작적인 통증이 순간적으로 나타나면서도 감각은 그대로 유지돼 감각마비 등 다른 신경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없다.
삼차신경통은 치통과도 다르다. 치통은 하루 종일 통증이 발생하고 통증 부위에 따라 얼굴 전체가 욱신거린다. 반면 삼차신경통은 간헐적으로 강한 통증이 길어도 2분 내에 사라지며 얼굴 한쪽에만 통증이 생긴다.
권경현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은 “삼차신경통 증상이 심각해지면 스치는 바람에도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말을 하거나 식사하기 어려워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치아 문제가 아닌데도 아래턱의 신경에 극심하고 갑작스러운 통증이 지속된다면 신경과를 방문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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