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x 울산시 x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울산대학교에 ‘울산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유망한 중소기업·스타트업의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돕는 곳입니다. IT동아는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지원사업’ 선정 기업을 소개하고 이들의 스케일업을 지원합니다.
울산의 옛 지명은 ‘우시산국’이었다고 한다. 울산에 뿌리를 내리고 활동 중인 소셜 업스케일링 기업 우시산의 변의현 대표도 회사의 이름을 여기에서 가져왔다. 울산에서 작은 규모로 시작했지만, 이루려는 꿈은 산처럼 큰 기업이라는 의미다.
우시산은 업사이클링, 지금까지 버리던 것을 활용해서 새로운 가치를 가진 상품으로 만드는 일을 한다. 주로 다루는 것은, 우리가 ‘페트병’이라고 부르는 PET 재질 플라스틱 병이다. 이것을 가공해 솜과 섬유로 만들고, 이 솜과 섬유로 인형과 수건과 장갑과 가방 등 잡화를 만든다.
우시산은 잡화를 업사이클링할 때 울산의 이야기와 매력을 함께 녹여낸다. 울산을 상징하는 캐릭터 고래의 귀여운 모습은 물론, 고래들이 환경오염과 해양 쓰레기 때문에 아파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메시지를 동화책과 캐릭터, 현수막과 체험 공간 등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수단으로 전달한다.
울산 장생포에 있는 고래박물관, 울산박물관에 오면 우시산을 만난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22곳과 서울 용산역 편의점에서도 우시산이 만든 고래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고래 보호를 시작으로 사람과 환경 전반을 지키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소셜 업스케일링 기업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이려 한다.
카페에서 문화공간, 업사이클링 기지로 차근차근 발전
변의현 대표가 세운 우시산은 원래 중장년층 어르신들이 일하는 카페였다. 하지만, 그는 소셜 기업과 카페의 연결 고리가 다소 약하다는 판단에, 우시산의 사업장에 문화 작품 전시 공간을 더하는 아이디어를 낸다. 이 때 그는 문화의 위력, 잘 만든 소품의 인기를 체감했다. 이에 우시산은 울산의 상징과 같은 고래 디자인을 띤 소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발전한다.
울산에 사는 중장년층 어르신과 함께 일하면서 지역 주민에게 문화 작품을 전하던 우시산은 지역 공동체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다. 업장을 울산 장생포로 확장 이전한 우시산은 고래 디자인을 띤 소품과 문화 작품을 활용, 관광 콘텐츠를 만드는 관광 벤처 기업이 된다. 그러다가 고래의 안타까운 현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해 먹고 폐사하는 문제를 깨닫는다.
변의현 대표는 울산의 상징이자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고래에게 닥친 비극을 알리고, 이를 해결하려 마음 먹는다. 기회도 만난다. 환경 보호에 열심인 대기업과 세계 기구, 정부 기관이 울산에 온 것. 이들은 해양 폐플라스틱을 수거, 가공해서 고래를 살리자는 업무 협약을 맺었다. 여기에 우시산도 참가한다.
우시산은 해양 폐플라스틱을 가공하는 임무를 맡았다. 변의현 대표는 먼저 해양 폐플라스틱 가운데 가장 많은 페트병을 가공, 솜과 실을 만드는 기술을 연구했다. 이 기술을 가진 기업을 찾으려 우리나라 전역을 누빈 끝에, 우시산은 페트병 업사이클링 기술과 기업 네트워크를 함께 가진다. 이를 이룩한 공로로 한국판 뉴딜 사업에도 선정된다.
이어 우시산은 페트병 업사이클링 기술을 고도화한다. 시제품을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공정이 복잡한 탓에 제품 단가를 싸게 하기 어려웠다. 변의현 대표의 전략은 대량 생산, 기업의 단체 주문을 받아 업사이클링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었다. 울산의 상징이자, 귀여운 모습을 한 고래 상품을 만든 점도 유효했다. 우시산의 고래 상품에 담긴 환경 보호 메시지와 캐릭터의 매력이 알려지면서 점차 많은 기업이 우시산을 찾았고, 매출도 순조롭게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소비자와 파트너 도움으로 극복
그러다가 우시산은 코로나19 팬데믹의 파고를 맞았다. 울산 장생포 관광지를 포함해 우시산 매장이 자리 잡은 곳이 모두 문을 닫았고, B2B 상품 주문과 온라인 쇼핑몰 매출도 끊겼다. 변의현 대표는 이 때 월 매출 0원을 기록한 적이 있다고 회고한다. 그 때 그는 만들어 둔 고래 상품을 묵혀두지 않고 대구 경북 소재 영유아 기관에 무상 기부한다. 모두가 어려운 때, 소외 받던 어린아이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줄 목적에서다.
이것이 전화위복이 된다. 우시산은 모두가 힘들어하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사회적 가치를 지키는 어벤져스 기업으로 선정됐다. 마침 알맞은 사회공헌 활동을 찾던 대기업들이 우시산의 문을 두드린다. 성금을 낼 테니 더 많은 상품을 만들어 사회 각지에 기부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시기 진행한 크라우드펀딩, 고래의 도시 울산을 덮친 코로나19 팬데믹을 함께 이겨내자는 캠페인 펀딩도 성공했다. 이례적으로 앵콜 펀딩으로 이어질 정도였다.
이 기회는 우시산을 해외로 이끄는 길이 됐다. 한 아이돌 그룹이 해외에서 활동하며 우시산의 상품을 소개했다. 그러자 해외에서의 수요가 생겼다. 이를 눈여겨본 한국관광공사가 우시산을 도와 해외로의 상품 수출을 도왔다. 덕분에 변의현 대표는 매출을 회복했다고 말한다.
위기를 벗어난 우시산은 바로 소비자와 파트너 기업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기획한다. 그 중 하나가 청년층,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교육 사업이다. 우시산은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상품을 기획하고, 중장년층과 취약계층을 직원으로 고용해 상품을 만드는 구조를 운영 중이다. 이렇게 만든 수익은 꾸준히 기부한다. 이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장애인 복지기관과 함께, 최근에는 장애인 고용을 목적으로 부산과 대구에 우시산 공장을 세울 계획을 마련했다.
파트너 기업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으로는, 업사이클링 기술을 갈고 닦아 한층 다양한 자원을 여러 가지 상품으로 만들 방법을 고안했다. 그래야 더 많은 소비자에게 여러 가지 가치를 전달하고, 파트너 기업의 수요와 성격에 알맞게 대응한다는 논리에서다. 물론, 우시산의 고향인 울산을 위한 활동도 벌인다. 울산 장생포의 천연기념물 귀신고래를 살리고, 사람들 모두가 함께 살아가자는 이야기를 전파했다.
SK와 현대자동차, 안전보건공단과 한국철도공사 등 든든한 기업·기관 파트너 확보
사회공헌활동을 벌이자, 우시산을 살 찌울 든든한 파트너 기업과 기관이 속속 찾아왔다. 그 중 ESG 활동을 활발히 하는 SK그룹은 우시산의 가장 큰 파트너다. 제품 개발과 유통, 판매 등 사업 전반을 함께 한다. 스타벅스도 원두 팩 파우치같은 제품 개발을 우시산에 맡겼다. 우시산은 NGO인 세이브더칠드런, 굿네이버스, 환경재단과도 손을 잡았다. 지킬 대상을 바다(세이브 더 오션), 고래(세이브 더 웨일)에 이어 아이들로 넓히고 기후변화, 세계 아이들의 생존권 확보 운동을 함께 벌이기 위해서다.
정부 기관도 우시산과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다. 한국철도공사와 도로공사는 철도나 도로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병을 우시산과 업사이클링한다. 안전보건공단은 매년 50만 개씩 버려지는 안전모의 업사이클링 임무를 우시산과 함께 한다.
변의현 대표는 한국디자인진흥원 울산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를 최고의 파트너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이들의 도움을 받아 상품 디자인, 설계 역량을 키운 덕분에 더 다양한 업사이클링 소재를 더 예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들의 협업 결과물이 바로 폐품 수거함이다. 앞서 우시산이 만든 폐품 수거함은 그저 폐품을 담는 역할만 했다. 울산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는 이 제품의 외관, 구조를 다듬어서 사회적 미션은 물론 활용성까지 소비자에게 건넬 것을 주문했다. 우시산은 디자인 기업들과 꾸준히 논의하고 곧바로 주문을 반영했다. 폐품 수거함의 겉에 활용 영역과 사용 방법을 큼지막하게 넣고, 본체를 분리식으로 설계해 부피를 30% 줄였다. 덕분에 배송하기 쉽다.
효과는 컸다. 근로복지공단과 에너지공단 등 정부 기관이 우시산의 폐품 수거함을 주문한 것. 성과를 딛고 우시산은 폐품 수거함의 종류를 페트병, 우유곽 등으로 늘린다.
우시산은 터전인 울산광역시와 함께 성장할 꿈도 그린다. 울산광역시는 자원 선순환 체계를 만들 자원회수시설 구축에 열심이다. 울산에서 태어난 우시산은 자원회수시설의 효용을 널리 알리는데 제격인 기술과 성과를 갖췄다. 변의현 대표는 우시산의 사업 역량과 인지도, 소셜 기업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여 울산광역시의 자원회수 역량을 앞장서 알리는 기업이 되려 한다.
업스케일링 저변 넓힐 기술 연구개발, 투자금 유치와 지속 가능 구조 구축이 도전 과제
착실하게 성장한 우시산과 변의현 대표는 장벽을 넘어 더 크게 도약하려 한다. 이들 앞에 놓인 장벽 중 하나는 ‘투자금 유치’다. 우시산은 지금까지 투자금을 거의 유치하지 않았다. 하지만, 업사이클링 기술과 상품 연구 개발을 하려면 투자금 유치는 필수다. 이를 토대로 매출을 안정화하고 소셜 업스케일링 기업으로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모든 소셜 기업의 과제 ‘지속 가능성 확보’도 우시산이 풀어야 할 과제다. 변의현 대표는 최근 제품군을 잡화에서 안전모, 장갑 등 공구류로 넓혔다. 이들 공구류는 꾸준히 쓰이고, 사람과 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소셜 가치를 가졌다. 덕분에 우시산의 영업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우시산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또 하나의 기술, 헌 옷에서 깨끗한 실을 뽑는 기술도 2024년 안에 상용화한다. 효성과 블랙야크, 형지 등 의류 기업과 함께다. 우시산은 헌 옷을 업스케일링해 만든 장갑과 양말을 먼저 선보이고, 기술 적용 범위를 의류 전반으로 넓힌다. 생산은 전량 장애인 직원을 채용해 만들 예정이어서 더욱 뜻깊다.
기술을 고도화하고 제품군을 늘려 매출, 영향력을 함께 높인 후에는 다음 도전 과제인 ‘기업 확장’에 임한다. 우시산은 울산광역시 내 여러 곳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인근 지역인 대구와 부산에 지사를 마련했다. 스케일업을 계기로, 우시산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과 서울에도 뿌리를 내려 우리나라 전역에서 활동하는 소셜 업스케일링 기업이 되려 한다.
고래와 환경 지키는 소셜 업사이클링 대표 기업으로 자리 잡고파
변의현 대표는 다양한 ESG 활동을 벌이지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역시 바다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지금은 해양 플라스틱 회수 기술을 연마하는데 집중한다. 해양수산자원부 해양환경공단과 함께 해양폐기물 업사이클링 사업도 함께 한다. 폐로프, 폐그물 등 바다에 버려진 것들을 모아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미 우시산은 폐로프의 플라스틱 성분을 가공해서 경량 작업모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같은 방식으로 장갑도 만든다. 바다에 버려진 폐플라스틱으로는 예쁜 우산을 만든다. 11월 말이면 이들 제품을 만난다.
우시산은 업사이클링이 아주 어려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이기에 늘 주력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갈고 닦은 기술과 거둔 성과를 토대로 업사이클링의 긍정 사례를 널리 알리고, 이를 전국으로 전파하려는 목표도 세웠다. 그렇게 바다와 고래, 나아가 사람과 환경을 살리는 기업이 되려 한다.
변의현 대표는 “우리나라 국민 누구나 아는 환경 기업으로 성장하겠다. 외국 소비자들도 우시산과 고래의 이름을 알도록 활발히 일하겠다. 환경을 다루는 기업이 닮고 싶어하는 기업, 소셜 업사이클링의 대표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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