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창업보육센터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에 입주공간과 멘토링, 네트워킹, 사업화 지원을 제공하며 그들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스타트업in과기대'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보육센터를 보금자리로 삼아 도약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의 얘기를 전합니다.
오늘날의 IT 기술은 분야를 막론하고 상관관계를 지닌다. 예를 들어 통신 기술은 스마트폰과 인터넷, 클라우드 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전자상거래 시장은 금융이나 광고, 유통 시장과 연계돼 있다.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같은 포괄적인 개념은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그마케이를 이끌고 있는 박구만 대표 역시 이런 공식을 바탕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박구만 대표는 1999년부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스마트 ICT융합공학과 교수로 부임해 현재까지 교편을 잡고 있으며, 컴퓨터 비전과 실감 미디어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국방송미디어공학회 24년 차기 회장이기도 하며, 컴퓨터 비전이라는 전공을 중심으로 파생 분야에 대한 학술 및 네트워크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그런 그가 올해 4월부터는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서 박구만 대표를 만났다. “정부·민간 기업과 쌓은 노하우로 창업 결심”
박구만 대표가 창업을 시작한 이유는 그간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그는 “지난 20여 년 간 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한해도 빠지지 않고 산학협력을 해왔고, 정부 과제로도 다양한 미래 원천 기술 개발에 임해왔다. 분야만 하더라도 컴퓨터 비전 인식이라는 뿌리 기술을 토대로 영상 인식과 물리보안, 스마트팜 생육관리, 오류 검출, 그리고 실감 미디어 콘텐츠 기술까지 다양하게 섭렵해 왔다. 그러던 중 올해 4월 서울과기대 예비창업패키지를 통해 예비창업자 사업이 선정되어 8월 1일부로 창업을 했다”라며 창업의 이유를 밝혔다.
사명인 ‘시그마케이’의 뜻은 무엇일까? 박구만 대표는 “우리 회사는 컴퓨터 비전, 실감 미디어 기술, 이를 활용한 프레임워크 세 가지 기술에 대한 원천 기술과 개발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사내 이사를 포함해 총 여섯 명의 전일제 연구원들이 일하고 있다”라면서, “일단 어느 한 방향에 집중하기보다는 다방면으로 도전하는 것을 전략으로 삼고 세 가지 기술을 모두 주력하며 융합할 수 있는 사업을 만들고 있다. 시그마케이라는 이름은 이 세 가지 기술(K=3)을 융합(summation)하겠다는 의미로 그리스어 시그마(Σ)와 기술 종류 K를 합쳤다”라고 설명했다.
그런 그가 회사를 설립한 계기는 단순히 기술력 때문만은 아니다. 박구만 대표는 “컴퓨터 비전 연구실에서 25년 가까이 연구를 해오면서 짧아도 7~8년, 길면 20여 년 가까이 동고동락 해온 연구원들이 있다. 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우리의 기술과 뜻을 더 펼 수 있는 길을 모색했고, 새로운 방향을 개척하고자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또한 십수년간 서울과기대에서 뜻깊은 많은 결과들을 만들었고, 대학과 사회에 보답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인공지능과 실감 시각화 프레임워크 솔루션’이란?
시그마케이의 사업 분야는 ‘인공지능과 실감 시각화 프레임워크 솔루션’이다. 단어만 들으면 최근 유행하고 있는 다양한 기술들을 융합한 느낌인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박구만 대표에게 설명을 부탁했다. 그는 “컴퓨터 비전은 카메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계학습, 심화학습 등을 활용해 분석하는 과정이다. 또 실감미디어 기술은 지능형 첨단 기술을 사용하여 몰입감과 실감성이 높고 인터렉션이 가능한 콘텐츠를 만드는 기술을 뜻한다. 우리는 이 두 가지를 기술적으로 융합해 웹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서 “최근 진행하고 있는 사업 중 가장 이해를 도울만한 사례가 바로 스마트시티다. 해당 사업은 도시의 도로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데이터를 컴퓨터비전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고, 이를 삼차원 데이터로 만들어 관제시스템에 시각화한다. 덕분에 직관적으로 교통 흐름을 이해할 수 있고, 다각도로 원활한 교통흐름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시티 뿐만 아니라 스마트팜이나 드론 등 지능형 분석과 데이터 시각화가 유용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구만 대표는 “사업 대상은 기업이나 정부는 물론 개인 소비자까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농장주는 스마트팜 분석결과와 시각화된 그래프를 통해서 작물 관리 정보를 얻고, 유통기업이나 개인 소비자는 구매시기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거나, 드론 기반의 사업자가 보유한 데이터를 체계화하는 식으로도 응용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개인 소비자를 넘어 우리의 솔루션을 통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도 등장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비슷한 솔루션의 스타트업이 있을 법 하지만, 시그마케이는 연구조직에 가까운 성격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박구만 대표는 “시그마케이의 인원들이 최근 10년 내 등록한 영상 분석, 실감 미디어, 프레임워크 관련 특허만 해도 40편이 넘는다. 또한 세네 달에 한 건씩 꾸준히 특허를 등록하고 있다. 또한 최근 10년이내 국내외 학술지에 실린 논문만 해도 60여 편 정도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런 부분을 특별히 내세우지 않는다는 게 그의 원칙이다.
아울러 학술 대회에 나오는 기술의 ‘도구화’를 강조하며, 실감 미디어와 인공지능을 융합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박구만 대표는 “학계에 있다 보니 사업 방향을 향후 몇 년후에 상용화될 기술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최근엔 인공지능, 미디어 아트에 가능성을 보고 관련분야 예술가 30여 명을 초빙해 자체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학계에서 등장하는 기술을 도구로 만들고, 이것이 시장에 확산하는 과정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중장기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창업보육허브 덕분에 사업 내용에만 집중할 수 있어”
많은 교수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 있으니, 학술과 사업의 영역은 다르다는 부분이다. 박구만 대표 역시 이 부분에 상당히 공감했다. 그는 “교수 특성상 학술에 집중해야 하는데,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양쪽 다 신경쓰다 보면 시간적으로나 업무적으로 무리가 온다. 또한 교수가 주는 인상이 사업가와 다르다는 선입견도 교수 창업자의 어려운 점이다”라며 얘기를 시작했다.
그는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고 법인을 설립하는 과정까지 많은 절차들이 있지만, 서울과기대 창업보육허브가 사무국처럼 나서서 설립에 필요한 서류 절차부터 교육 프로그램까지 사무국처럼 진행해 줬다. 교육 역시 회계, 세금, 법률계약서, 노무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서 시의적절하게 제공했고, 또 기업과 투자자와의 네트워크를 소개해주는 자리 등을 제공해 사업의 초점을 맞춰줬다. 덕분에 사업 내용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더 빨리 성장하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투자받을 단계는 아니지만 벤처캐피털을 만나 어떻게 회사들을 설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도 제공받았고, 또 창업경진대회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받아 준비하고 있다. 창업보육허브는 이런 다양한 과정들을 제공해 기업의 모양을 다듬고, 본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관이다”라고 말했다. 시그마케이는 임직원들의 노력과 창업보육허브의 도움 덕분에 이미 올해 1억 4천 정도의 매출을 내고 있고, 올 연말에는 투자 심사를 위한 테크데이에도 도전해 볼 예정이다.
박구만 대표가 내년에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크게 재정적, 그리고 기술적 목표 두 가지다. 그는 “기업을 운영하는 차원이다 보니 재정적으로 향후 2년 정도를 유지할 수 있는 계약, 매출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또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솔루션을 잘 완성해 레퍼런스로 만들 예정이다. 20여 년간 쌓아온 기술력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접목될 수 있도록 진정성을 갖고 노력하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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