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편히 숨쉬는 노년을 위한 ‘만성폐쇄성폐질환’ 관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26일 03시 00분


박지은 경북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박지은 경북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건강하고 활기찬 ‘백세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 오랫동안 편안하게 숨을 쉬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 4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숨쉬기’라는 아주 당연하면서도 간단한 신체활동을 어렵게 만들어 우리의 일상생활을 제한하고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질병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라는 병명은 어렵게 들리지만, 말 그대로 풀어서 보면 장기간에 걸쳐 기도가 좁아지는 폐질환이라는 뜻이다. 즉, 담배나 유해한 공기로 인해 숨을 쉬는 기관지와 폐에 만성 염증이 발생해 다른 사람보다 폐가 더 빨리 늙어가는 질환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흡연이다. 20∼30%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실내외 대기오염이나 유해가스의 직업적 노출 또는 감염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세계 10대 사망 원인 중 심혈관질환과 뇌졸중에 이어 3위에 오를 정도로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야기하는 질병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오래 지속되는 기침, 계속되는 가래, 계단을 오르거나 걸을 때 심해지는 호흡곤란이다. 일부에서는 쌕쌕거리는 천명음이 동반될 수 있다. 감염이 동반된 경우 급격한 호흡곤란 악화를 경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침과 가래는 기관지천식, 폐렴, 기관지확장증 등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폐 기능이 50% 이상 소실되기 전까지는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병원을 일찍 찾는 경우가 많지 않다.

가능한 한 조기에 진단을 받고 치료와 관리를 서두를수록 삶의 질이 높아지고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흡연력이 있거나 숨이 차는 느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위한 폐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예방하고 진행을 막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금연이다. 흡연을 지속할 경우 폐 기능이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이미 파괴된 폐는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으므로 나이에 상관없이 반드시 담배를 끊어야 한다. 약물적 치료로는 기관지 확장제 계열의 흡입제를 사용한다. 흡입제는 이 병의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처방받은 약을 규칙적으로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 그 외에도 실내외 공기오염 피하기, 독감과 폐렴구균 예방접종 받기,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등의 생활 수칙을 지키는 것이 권유된다.

#백세시대#숨쉬기#만성폐쇄성폐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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