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해양 과학자들은 이처럼 광활한 바다의 80% 이상이 아직 조사되지 않았고, 해양생물 중 91%가 미분류됐다고 추정한다. 세계 해양생물 목록을 제공하는 WoRMS(world register of marine species)에 따르면 2023년 해양생물 24만 종이 등록됐다. 21세기 이후부터 해마다 2000여 종이 등록되는 추세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생물다양성을 이해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그간 꾸준히 연구해왔다. 그리고 그 활동의 중심에는 ‘표본 연구’가 있다.
생물 분류 연구의 핵심은 표본
우리 바다에는 몇 종의 해양생물이 서식 중일까? 2023년 6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주관으로 발간된 ‘2023 국가 해양수산생물종 목록집’에 따르면 우리나라 바다에는 총 1만 5198종의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생물을 분류한다는 것은 지구상의 다양한 생물종을 식별하고, 종이 어떤 그룹에 속하는지를 알아내는 작업이다. 즉 생물의 ‘족보’를 파악하는 것으로 이런 분류의 밑바탕에는 ‘표본’이 자리한다. 생물의 형태, 구조, 유전적 특성을 이해하려면 여러 개체의 표본을 수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요즘엔 자원관이나 박물관 등에 보관된 표본이 국제적인 주요 참고자료로서 인정받기도 한다.
무엇보다 표본은 연구 결과의 증거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새로운 종에 대한 모식표본이다. 분류학자는 새로운 종을 발견하면 이 종을 대표하는 개체를 모식표본으로 지정하고, 유사한 종들과 비교해 특징을 기술해야 한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현재 국내외에서 수집된 해양생물 1만여 종에 대한 약 56만 점의 표본을 보유 중이다. 특히 수장고라는 특수시설에 분류군과 자원 유형에 따라 구분해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모식표본수장고에는 스미소니언박물관, 미국해양대기청과의 공동 연구로 얻은 황제해산의 심해 산호, 국내 어류학자가 기증한 한국 고유종인 둥근바다뱀장어 등 약 200종의 모식표본이 있다.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표본 연구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기본에 충실한 기초연구를 통해 해양생물자원을 관리하고, 미래 해양생물자원의 잠재적 가치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해양수산생명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 국가생물다양성기관연합 등 국내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생물자원의 발굴 및 미래 과학자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2028년에 해양생물수장연구동을 개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양생물자원의 과학적 보존체계를 높이고, 표본을 디지털 콘텐츠로 변환해 접근성을 높이며, 개방형 수장고 등 대중 친화적인 공간으로 변모시켜 과학 분야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알릴 예정이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과거와 현재를 더 잘 이해하고 미래를 보호하고자 표본을 연구해왔다. 앞으로도 해양생물을 보존하고 소중한 자원을 지혜롭게 관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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