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분야 ‘게임체인저’ 합성생물학, 2030년까지 선도국 90% 수준으로 키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30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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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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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약품 생산의 ‘게임체인저’ 기술인 합성생물학 연구를 본격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합성생물학 기반의 바이오 신물질을 100개 개발하는 등 세계 최고 기술 수준 대비 9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합성생물학 핵심 기술개발 및 확산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국가 합성생물학 육성전략의 후속조치다. 정부는 의료분야 혁신, 오염물질 분해, 고부가 소재 생산 등에 합성생물학을 적용하는 9대 선도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합성생물학은 공학적인 ‘설계’에 따라 DNA, 단백질, 인공세포 등의 생명시스템을 제작하는 기술이다. 생명공학에 디지털이 접목된 학문으로 유전체를 읽어내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쓰는 수준까지 발전한 것이다. 2021년 미국 크레이그 벤터 연구소는 세포 분열이 가능한 단세포 ‘JCVI-syn3A’를 설계하고 합성하는 데 성공해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하기도 했다.

특정 목적에 맞게 설계되는 만큼 합성생물학은 의약품이나 바이오매스를 생산하는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줄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2021년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 연간보고서에는 “합성생물학이 언젠가는 거의 모든 물리적 재화를 생산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이 바이오 및 에너지, 화학 산업 등에 합성생물학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배경이다.

정부가 제시한 9대 선도프로젝트에는 최근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항체 의약품의 생산 플랫폼 개발, 유전자를 편집한 미생물을 활용해 온실가스를 고부가소재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 유전자 설계를 통해 광합성 효율을 기존 대비 50% 향상하는 등 고부가 소재 생산 기술 등이 포함된다. 항체 의약품의 경우 여러 기능을 수행하는 항체를 생산하는 동물 세포를 설계할 경우 항체 생산효율을 10배 향상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와 산업부는 합성생물학의 핵심 인프라인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을 추진 중이다. 현재 내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약 2978억 원을 투자하는 구축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며, 내년 1월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바이오파운드리는 합성생물학이 가능한 바이오제조 설비로, 자동화와 고속화가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이 대규모 바이오파운드리 시설을 마련한 상태다.

학계에서는 “연구를 위해서는 공공바이오파운드리의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의 한 합성생물학 전문가는 “바이오파운드리는 마치 의약품 위탁생산(CMO)처럼 일종의 플랫폼이기 때문에 좋은 품질의 설비로 시장이 먼저 진입하는 국가 및 기업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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