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직간접적인 구독 비용 인상 추세가 국내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도 계정 공유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로 한 데 이어, 국내 토종 OTT들도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한 요금 인상과 광고 요금제 도입에 나섰다.
2일 넷플릭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오늘부터 가구 외 계정 공유에는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한국에 적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새 방침에 따라 가구 외 이용자에게 계정을 공유하려면 5000원을 내고 추가 회원 자리를 구매해야 한다.
가구 외 구성원, 즉 한집에 같이 살지 않는 이와 계정을 공유하는 이들에게는 이날부터 약관 내용을 안내하고 추가 회원 자리 구매를 유도하는 메일도 발송한다. 넷플릭스는 “넷플릭스 계정의 이용 대상은 한 가구의 구성원임을 알려드린다”면서 “같은 가구 내 거주하는 분들은 어디서든 넷플릭스를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지난 5월부터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전 세계 103개 국가에 이미 이같은 계정 공유 유료화 정책을 도입한 바 있다. 약관상으로는 가구 구성원 외 다른 사람에게는 계정을 공유하는 걸 금지했지만, 국내에서는 별도의 제지나 추가 요금 부과는 하지 않고 있었다.
앞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지난 6월 한국 방문 당시 계정 공유 유료화의 국내 적용 여부나 시기에 대한 질문에 “글로벌하게 지속할 방침”이라며 국내에도 예외 없이 적용할 방침임을 시사한 바 있다.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유료화 방침은 도입 전에는 구독자 이탈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구독자가 증가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계정 공유 금지 조치에 동참하는 후발주자도 등장했다. 디즈니 플러스는 이달 1일 캐나다를 시작으로 넷플릭스처럼 가구 외 계정 공유를 금지하는 방침을 점차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용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과 수익 구조 개선이 필요한 OTT들이 업계 선두인 넷플릭스의 행보를 그대로 뒤따르는 형국인 셈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직접적인 구독료 인상과 함께 광고 요금제 도입, 계정 공유 유료화 등의 정책을 도입하며 수익 구조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마찬가지로 수익 구조 개선이 시급한 토종 OTT들도 넷플릭스처럼 광고 요금제 도입과 요금 인상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티빙은 오는 12월부터 구독료를 인상하고, 내년 1분기에는 광고 요금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웹 결제 기준으로 베이직 월 7900원, 스탠다드 월 1만 900원, 프리미엄 월 1만 3900원인 가격이 각각 9500원, 1만 3500원 1만 7000원으로 오른다. 다만 기존 구독자들에게는 내년 3월부터 구독료를 올려 받기로 했다. 웨이브 또한 가격 인상과 광고 요금제 도입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독 요금 인상으로 프리미엄 요금제와 광고 요금제 가격 격차가 벌어질수록 저렴한 광고 요금제가 대다수 소비자들에게 보편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매체 더버지는 “광고가 결국 TV의 일부가 된 것처럼 이제는 OTT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서서히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아마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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