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창업보육센터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에 입주공간과 멘토링, 네트워킹, 사업화 지원을 제공하며 그들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스타트업in과기대'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보육센터를 보금자리로 삼아 도약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의 얘기를 전합니다.
지하철, 식당, 카페 등에서 실수로 소지품을 놓고 오는 경험은 누구나 살면서 적어도 한 번쯤은 겪는 일일 것이다. 지난 한 해 서울교통공사에 접수된 유실물만 해도 총 12만 7387건에 달할 정도라고 하니, 지하철에서만 매월 1만 건이 넘는 유실물이 나오는 셈이다. 이 유실물을 찾거나, 주인을 찾아주는 과정은 지난하기 마련이다.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명확히 떠올릴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에 가까워진다.
파인더는 이 유실물 문제를 플랫폼 앱 '웨어스(Wheres)'으로 풀어내려는 스타트업이다. 물건을 잃어버린 사람은 잃어버린 장소를 특정할 수 있게 하고, 습득자도 간단히 습득물을 등록할 수 있게 해 둘 사이 연결을 원활하게 해준다는 아이디어다.
추유림 파인더 대표를 비롯한 파인더의 구성원들은 모두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학생들이다.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팀원 한 명이 낸 아이디어가 창업의 시작이었다.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특정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기억을 더듬어 방문한 곳에 다 전화를 돌려도 물건을 되찾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래서 ‘유실물을 찾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떠올렸다.
에브리타임이나 당근과 같은 근거리, 지역사회 기반의 하이퍼로컬 커뮤니티에서 분실자와 습득자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일부 하고 있는데, 이를 좀 더 고도화하고 전문화겠다는 발상이다.
그렇게 지난해 창업을 한 파인더는 프로토타입까지 개발해 테스트도 마치고, 올여름 정식 버전 출시까지 눈앞에 뒀다. 하지만 아쉽게도 출시를 잠시 미뤄야 했다. 당시 흉기 난동 사건이 이어지면서 사회 분위기가 흉흉해진 탓에 낯선 사람을 연결하는 형태의 앱에는 위험 부담이 있을 거란 판단에서였다. 실제 중고거래 앱이나 중개 앱이 범죄 유인 창구로 활용되는 사례도 있는 만큼 더욱더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고심 끝에 파인더는 웨어스의 방향을 B2B(기업 간 거래)로 틀었다. 민간의 시설물 관리자들이 손쉽게 습득물을 등록할 수 있는 형태의 앱이다. 현재 경찰청이 운영하고 있는 유실물 종합관리시스템인 ‘로스트112’의 민간 버전인 셈이다. 추유림 대표는 “로스트112는 민간에서의 활용도는 다소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추유림 대표가 생각한 페인 포인트(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는 습득물 등록 절차에 있었다. 사진을 올리고, 습득물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을 좀 더 간소하게 만들면 민간 이용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봤다.
추유림 대표는 현재 “데이터바우처 지원 사업을 통해 AI 학습 데이터를 지원받았다”며 “이를 활용해 사진만 등록하면 AI가 내용을 인식해 정보를 자동으로 등록해 주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고객센터의 유실물 관련 문의 응대나 반환 요청 절차, 본인 확인 절차 등 유실물 관련한 전반적입 업무를 앱을 통해 간소화할 수 있다면 많은 민간의 시설 관리자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란 게 파인더의 생각이다.
파인더는 웨어스 앱의 개발을 이달 중으로 마치고 모교인 서울과기대와 인근 대학교를 중심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백화점, 유원지, 영화관 등 민간 상업시설로도 적용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추유림 대표를 비롯한 파인더 구성원들의 창업 도전이 가능했던 건 예비창업 패키지, 청년창업사관학교를 비롯한 정부와 민간의 지원 덕분이었다. 서울과기대의 창업보육센터도 그중 하나다. 아직 대표를 비롯한 구성원 모두가 학생 신분이고, 매출이 없는 초기 스타트업이지만 창업보육센터 덕분에 저렴한 비용으로 입주공간에 사무실을 마련할 수 있었다. 추유림 대표는 “재학생이라 일부 비용을 감면받고 있어 경제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추유림 대표는 “웨어스를 통해 유실물 반환율을 높이면서도 시설 관리자와 같은 습득자의 업무 부담도 줄여주는 게 목표”라며 “앱을 시범 운영하며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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